한국야구위원회(KBO)가 19일 자유계약선수(FA) 승인 선수를 공시했다. 2014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21명이었다. 하지만 이 중 박진만(SK)과 이원석(두산)을 제외한 19명이 대거 FA 신청을 하면서 지난 2012년 말에 기록한 17명을 돌파해 역대 최다 FA 신청자가 몰렸다.

타구단 소속 FA를 영입할 경우 계약을 원하는 구단은 해당 선수 전년도 연봉의 200%와 구단이 정한 20명의 보호선수 외 1명으로 보상선수로 내줘야 한다. 하지만 보상선수를 원하지 않는다면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300%를 지불하는 것으로 FA를 영입할 수 있다.

FA 시장에 나온 대어들 중, 필자가 감독이라면 반드시 데려오고 싶은 선수 셋을 꼽아봤다.

 각 팀별 FA 현황, 굵은 표시는 필자가 뽑은 FA '빅3' 대어다.

각 팀별 FA 현황, 굵은 표시는 필자가 뽑은 FA '빅3' 대어다. ⓒ 강윤기


'힙합' 안지만, '용암택' 박용택 그리고 '번트 마스터' 조동화

안지만의 경우 만 31세의 나이로 삼성의 철벽 마운드 한 축을 담당했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셋업맨으로 꼽힌다. 배짱 있는 투구로 삼성의 통합 4연패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프로통산 496경기에서 54승·27패·10세이브·135홀드라는 탁월한 성적을 거뒀다. 2014 시즌은 55경기·62와 ⅓이닝·27홀드·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FA 투수는 성공 사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배짱투구와 한국시리즈에서의 활약은 내가 팀의 감독이라면 반드시 뼈대가 되어줄 투수로 생각할 것이다.

특유의 모자 때문에 '힙지만'(힙합+안지만)이라는 별명이 생긴 그다. 안지만의 투구는 9회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확실히 잡아줄 매력적인 카드이다.

박용택 1타점 안타 28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히어로즈 대 LG트윈스의 경기 9회초 1사 주자 3루 상황 LG 박용택이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 박용택 1타점 안타 지난 10월 28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 히어로즈 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1사 주자 3루 상황 LG 박용택이 1타점 안타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용택의 경우 만 35세로 2014년 124경기 타율 0.343·159안타·9홈런·73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고 올 시즌 박용택은 데뷔 후 최다인 75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리그 전체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볼넷 삼진 비율도 1.15로 전체 6위. 많은 볼넷을 바탕으로 4할 3푼의 출루율을 기록한 박용택은 이 부문에서도 리그 6위에 올랐다.

박용택의 가치는 늘어난 볼넷에만 있지 않다. 올 시즌 박용택은 득점권 타율 역시 3할 9푼 8리로 리그 2위에 올랐다. 참고로 1위는 용병인 삼성의 나바로(0.407)이다.

박용택은 2년 전 2012년에도 4할 1푼 6리의 득점권 타율로 이 부문 1위에 오른 바 있다. 한때 찬스 때마다 방망이가 침묵하는 바람에,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다고 '찬물택'이라는 수치스러운 별명을 지녔던 그다. 그러나 더 이상 당시의 부진은 찾아볼 수 없다. 이제 '찬물'은 박용택과 어울리지 않는다. 활활 타오르는 용암과 같은 타격을 보여준다며 팬들은 '용암택'(용암+박용택)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였다.

뜨거운 남자 용암택은 데뷔 이후 LG 한 팀에서만 뛰었다. 혹자는 그 때문에 '충성택'이라는 별명마저 지어줬다. 한 팀밖에 모르는 바보 같은 선수를 아끼지 않을 감독이 누가 있을까? 나이가 좀 부담스럽지만 매력이 있는 카드임에 분명하다.

조동화의 경우 만 33세로 타순 어느 곳에 배치되더라도 자기 몫을 해줄 수 있는 남자이다. 통산 12시즌 동안 994경기 출장해 타율 2할 5푼·7홈런·201타점·167도루를 기록 중이다. '번트 아티스트', '번트 마스터'라는 별명에 걸맞게 희생번트를 비롯한 작전수행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한 빠른 발과 정확한 위치선정을 통한 외야수비는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통산 실책이 11개에 불과하다. 외야 세 자리를 모두 커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여기에 가을만 되면 살아나는 '가을동화' 본능 또한 외야에 경험치를 더할 수 있다. 2014 시즌은 125경기 출전 타율 2할 6푼 2리·116안타·2홈런을 기록 중이다.

감독이 되었을 때 어느 자리에 배치해도 활용할 수 있는 선수, 이러한 선수가 많을수록 팀 승리를 위해 작전을 펼칠 때 소중한 카드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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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U, 스포츠 야구 전문기자 , 강윤기의 야구 터치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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