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에서 생활력 강한 슈퍼맘 지수 역의 배우 문정희가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에서 생활력 강한 슈퍼맘 지수 역의 배우 문정희가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영화 <숨바꼭질>, MBC 드라마 <마마> 그리고 최근 상영 중인 <카트>에 이르기까지 문정희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일 개봉한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도 포함시켜야겠다. 비정규직 노동자로, 그리고 다른 한편에선 백수 남편을 뒷바라지하며 아이까지 키우는 슈퍼맘으로 문정희는 관객과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소통 중이었다.

"서로 다른 색깔로 제 모습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죠. 흥행을 떠나서 여러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를 하면서는 이 나라 남성들이 참 짠하다고 생각했어요. 결혼하고 보니 이성으로 보기보다는 아빠로 바라보게 되잖아요. <카트>를 하다 보니 씁쓸한 감정이 이어지긴 했지만 이 어려운 대한민국 현실에서 영화로 잠깐이나마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단순한 웃음은 아니고 돌아보면 의미도 있고 따뜻한 작품이거든요."

흥행보단 교감의 문제 "갑과 을로 나뉘는 세상이 슬프다"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에서 생활력 강한 슈퍼맘 지수 역의 배우 문정희가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자연스럽게 두 작품 이야기를 함께 하게 됐다. 문정희는 "그러고 보니 영화에서 생활 연기를 보인 적이 없다"며 "아내 지수(문정희 분)가 백수 남편 태만(김상경 분)을 구박하지만 절대 기죽이지 않는 모습을 보면 진짜 좋은 아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극 중 지수는 동네 미용실을 운영하는 미용사다. 역할을 위해 동네 미용실을 다니며 사람들을 관찰했던 문정희는 "동네 아줌마들의 미적 기준이 바로 그 미용실의 미용사더라"며 "'언니처럼 머리 해줘!'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덕분에 영화 속에서 마땅히 예쁜 모습으로 나올 수 있어서 기쁜 경험이었다"고 속생각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카트>에 대해 문정희는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 "흥행을 떠나 많은 분들이 교감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문정희는 "지금도 연일 계속 이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보면서 한쪽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쌍용자동차 문제로 오랜 기간 싸워 오신 아버님들의 모습을 뵐 때마다 울컥하더라고요. 영화에서 전 여성으로서 감정 노동을 하는 마트 직원이었지만, 자동차 생산 쪽에는 대부분 남성 분들이잖아요. 어느 순간 사람들이 갑과 을로 나뉜다는 게 슬픈 일 같아요."

"몸이 지칠 때 있어도 작품 자체가 주는 힘이 커"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에서 생활력 강한 슈퍼맘 지수 역의 배우 문정희가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연가시>로 문득 주연의 위치에 올랐던 문정희는 그 이후 한 달 이상 쉰 적이 없었다. 몸은 힘들어도 늘 감사의 나날이었다. 출연작마다 그녀가 소화했던 캐릭터도 제각각이었다. 그만큼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었다. "특별히 변신을 노린 것도 아니지만 고민의 과정을 거쳐 결정했다면 푹 빠져서 쭉 가보자는 주의"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문정희가 얼마나 작품을 소중히 대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몸은 힘들어도 작품이 주는 에너지가 더 커요. 돌이켜 볼수록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참 행복한 현장이었고, <카트>와 <마마> 땐 몸과 마음이 힘들었지만 이런 작품을 만난 게 제겐 복이었죠. 여배우에게 기회가 많이 없다고 말할 입장도 아니기에 기회를 얻는 자체가 감사한 요즘입니다."

"어머, 이거 홍보사 분들에게 미안해서 어쪄죠?" 순간 문정희가 되묻는다.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로 만난 건데 <카트>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었다는 것에 미안함을 표했다. 하지만 이게 솔직한 현재 문정희의 마음이었다. 어쩌면 이런 진솔함과 솔직함이 문정희 스스로를 건강하게 버티게 하는 힘이 아닐까. 

"사실 제 바람이죠. 건강하게 오래 연기할 수만 있다면 바랄 게 없습니다. 여전히 전 계속 앞으로 나가야할 입장이라고 봐요. 기회가 늘 있는 건 아니기에 왔을 때 감사하면서 성실하게 해야죠. 또 한편으로 언제까지 제가 배우를 할 수 있을까요. 배우 아닌 사람 문정희의 삶도 중요하거든요. 한 가정의 아내로서, 한 인간으로서.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인데 잘 살아가야죠!"

스스로 정직해지기, 어렵지만 치열하게 해나가고 있어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에서 생활력 강한 슈퍼맘 지수 역의 배우 문정희가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셀카봉-문정희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에서 생활력 강한 슈퍼맘 지수 역의 배우 문정희가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셀카봉을 이용해 셀카를 찍고 있다.

▲ 스타의 셀카봉-문정희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에서 생활력 강한 슈퍼맘 지수 역의 배우 문정희가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셀카봉을 이용해 셀카를 찍고 있다. ⓒ 문정희


인터뷰 중 문정희는 1998년 뮤지컬로 데뷔했던 때를 떠올렸다. 연기로 주목받던 그가 2007년 TV 드라마로 대중 앞에 선 이후 몇 년간 기회가 오지 않았던 과거였다.

"참 외로웠죠. 많은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으니 작은 것부터 기회가 오는 대로 해나간 거예요. 그게 제 기반이 되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전히 지금도 주어지는 걸 해내고 있어요. 어떻게 버티냐고요? 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으려 하는 게 비법일 수 있으려나요.

직업이 이렇다보니 관계가 많이 생기고 끊임없이 사람들의 평가를 받게 되잖아요. 당연히 이미지로 기억되기 쉬운데 거기에 흔들리지 않으려 해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온전히 나로 딱 서있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항상 앞으로만 가진 않아요, 뒤로 갈지언정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중요한 거 같아요."

종종 혼자 뛰고, 등산 또한 혼자 다닌다. "숨이 차고 심장이 뛰는 날 볼 때 쓸데없는 것에 매달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문정희는 말했다. "스스로 정직하려 하는데 그게 참 쉬운 일이 아니더라"며 나지막이 그녀가 되뇌었다. 우연히 남산의 어느 길에서 홀로 뛰는 그녀를 발견하면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응원해주시라. 

문정희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카트 연가시 김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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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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