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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교육위원회, 새정치)경기도의원
 김성태(교육위원회, 새정치)경기도의원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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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학교 급식을 추진하는 경기도교육청 소속 초·중·고 대부분이 화학약품인 락스(차아염소산나트륨 NaClO) 희석제로 채소·과일 등을 소독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성태 (교육위원회·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의원은 지난 21일, 경기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사실을 지적하며 학교급식 살균·소독 실태 개선을 촉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에 있는 대부분의 학교가 락스를 희석해 소독제로 사용하고 있다. 김 의원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급식실 살균소독제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시중에서 파는 다양한 종류의 락스를 희석해 사용하는 학교가 조사학교 1967개교 중 1883개교로 9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한 "락스 희석 농도(염소 유효 농도)가 기준치 100ppm을 3배 이상 초과하는 320ppm이 나온 학교가 있다"며 "이는(320ppm) 신발 깔판 등을 소독하는 농도지 과일을 씻는 농도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같은 수치가 나온 원인을 측정 장비가 부정확하고 관리감독이 허술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락스 희석 농도, 기준치 3배 이상 초과하는 학교도..."

교육과학기술부 지침에 따르면 염소계 살균소독제의 경우 유효염소 농도 100ppm 또는 이와 동등한 살균효과가 있는 소독제(식품첨가물표시제품)에 5분간 담가 적신 후 냄새가 나지 않을 때까지 먹는 물로 헹궈야 한다. 담그기 전에 테스터페이퍼의 색변화나 농도 측정기 등으로 확인해야 한다.

염소 농도 측정을 위해 김 의원은 측정 장비를 가지고 학교 3곳을 방문했다. 그중 2곳은 영양사 거부로 측정을 못했고, 한 곳을 조리사 도움으로 어렵게 측정한 결과 기준치 3배를 초과하는 320ppm이 나왔다. 김 의원이 방문한 학교들은 락스를 물에 푼 다음 테스트페이퍼 색 변화 정도로 농도를 확인한 후 채소 등을 소독하고 있었다. 이들 학교는 측정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김 의원이 경기도교육청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경기도 학교 급식실 대부분이 측정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김 의원은 "'살균소독 후 발암성 소독 부산물이 생길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락스 사용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며 "지난 2007년 이러한 우려를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이 수용해 '식품첨가물 기준 및 규격'을 개정, 오존수, 차아염소산수, 이산화염소산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도 이에 맞춰 '학교급식 위생관리지침'에서 식약청이 고시한 식품첨가물을 모두 소독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난 2010년 개정했지만, 학교 급식실에서는 익숙한 락스 희석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 "아이들 건강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

경기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
 경기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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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의 지적에 선계훈 경기도교육청 지원국장은 "실태를 파악해 종합대책을 마련, 기준에 맞도록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담당 부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락스) 사용은 규정에 어긋나지 않고, 지금 하는 방법(테스트페이퍼)이 비교적 정확하다"고 말해, 선계훈 국장과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생으로 먹는 과일 등을 락스 희석제로 소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와 친환경제품 생산업체 대표는 큰 우려를 나타냈다.

(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경기지부 이정심 임원은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유해하다는 게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락스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임원은 "안전성이 100%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사용하는 것은 아이들의 건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사)희망먹거리네트워크 관계자는 "(락스)는 안 된다. 청소하는 데 쓰는 것이지,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잔여물이 아이들 몸에 들어갈 수 있는데, 당장은 문제가 없겠지만 지속적으로 먹으면 분명 문제가 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학부모 배외숙(안양)씨는 "규정에 어긋나지 않으니까 그랬을 텐데, 그래도 락스를 쓰면 절대로 안 된다, (계속 사용하면) 반대 운동이라도 벌이겠다"고 반발했다.

최아무개 친환경 제품 생산업체 대표는 "락스는 좋은 세균 나쁜 세균 가리지 않고 다 죽이기 때문에, (락스로 소독하면) 친환경 급식을 하는 의미가 없다"며 "친환경 인증된 과일·채소 소독제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K교사는 "규정을 떠나서 사회적 관념상 유해할 것 같은 락스를 사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친환경 세제로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태그:#김성태 경기도의원, #락스사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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