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선두' 전북 현대의 연속 무실점 행진을 '8'에서 멈췄지만, 수원 삼성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9연승 달성에 성공했다.

전북은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37라운드 수원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3분 정대세에게 선제골을 헌납했지만, 후반 29분 이승현의 동점골에 이어 후반 44분 터진 정혁의 추가골에 힘입어 2-1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했다.

경기 전, 양팀의 맞대결에 대해 다소 김빠진 경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없지 않아 있었다. 전북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으며 본 경기에 걸려있는 특별한 타이틀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모든 건 기우에 불과했다. 양 팀은 맞대결은 상당히 치열하게 펼쳐졌다.

홈팀 수원은 4-2-3-1 포메이션을 기초로 라인업을 구축했다. 최전방에 정대세가 원톱으로 나선 것을 시작으로 이선에 염기훈과 산토스 그리고 서정진이 배치되어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은선과 권창훈이 더블 볼란치를 구성했고 홍철, 조성진, 민상기, 오범석이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그밖에 최후방 골문은 대표팀 일정을 소화한 정성룡을 대신해 노동건이 나섰다.

원정팀 전북 역시도 4-2-3-1 포메이션을 기초로 최정예 멤버를 모두 내세웠다. 최전방 투톱에 카이오와 이재성이 나선 것을 시작으로 좌우 날개에 레오나르도와 이승기가 배치됐고, 중원은 김남일과 신형민이 지켰다. 그밖에 수비라인은 이주용, 최보경, 김기희, 최철순이 구성했고 최후방 골문은 변함없이 '순태사르' 권순태가 장갑을 끼고 나와 지켰다.

초반 흐름은 홈팀 수원이 손에 쥐었다. 수원은 좌우 측면을 이용한 날카로운 공격 전개로 전북의 '전주성'을 허물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전반 3분 산토스가 첫 포문을 열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몸을 던지며 시도한 산토스의 첫 슈팅은 골문을 살짝 비켜 나갔다.

전북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6분 좌측면에서 레오나르도가 연결해준 전진 패스를 받아 이재성이 쇄도하며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봤지만 빗맞으며 공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이처럼 양 팀 모두 슈팅을 한 번씩 나눠 가지면서 경기는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전반 11분. 수원이 전북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하지만 골키퍼 차징이 선언되며 수원은 아쉬움을 삼켰다. 상황은 이랬다. 아크 정면에서 권창훈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한 볼을 권순태가 쳐냈고, 리바운드볼을 향해 정대세와 권순태가 충돌을 빚었다. 다시 튀어나온 볼을 뒤쪽에 대기하고 있던 산토스가 오른발 강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지만 무효로 선언됐다.

위기를 넘긴 전북이 전반 14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좌측 풀백 이주용이 전방을 향해 환상적인 로빙 패스를 연결해주자 이를 이재성이 몰고 가며 1대 1 기회로 연결시켰다. 하지만 최종 마무리가 아쉬웠다. 이재성의 최종 슈팅이 노동건 골키퍼의 가슴에 안기고 말았다.

나란히 장군멍군을 외친 양 팀의 경기는 계속해서 피튀기는 혈전으로 이어졌다. 전반 막판으로 갈수록 홈팀 수원의 파상공세가 계속됐다. 전반 34분에는 중앙 수비수인 민상기가 빌드업에 이은 오른발 강슛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을 살짝 비켜 나갔고, 이어 전반 38분 페널티박스 좌측 부근에서 정대세의 날카로운 슈팅 역시 권순태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결국 전반전은 득점 없이 0-0으로 비긴 채 마무리되었다. 이어진 후반전. 3분 만에 수원이 마침내 선제골을 뽑아냈다. '블루 불도저' 정대세가 주인공으로 나섰다. 정대세는 아크 좌측면에서 산토스가 연결해준 패스를 받아 침착한 슈팅으로 전북의 골네트를 강하게 흔들었다. 최근 8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던 전북의 끈끈한 방어막을 뚫어내는 시원한 슈팅이었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전북이 후반 7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카이오가 매서운 돌파로 수원 조성진의 방어막을 뚫어낸 뒤 연결해준 패스를 레오나르도가 받아 아크 좌측면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마무리해봤지만 야속하게도 공은 골문을 살짝 비켜나가고 말았다. 전북은 후반 8분 신형민을 빼고 이상협을 투입하며 동점골을 위한 발 빠른 결단을 내렸다.

양 팀의 맞대결 열기는 더더욱 뜨거워졌다. 전북과 수원이 연이어 한 차례씩 슈팅을 나눠 가지며 득점 사냥에 나섰다. 후반 12분 전북 카이오가 먼저 왼발 슈팅을 날리며 '장군'을 외치자, 이어 후반 13분 수원 정대세가 곧바로 슈팅을 시도하며 보란듯이 '멍군'을 외쳤다.

후반 중반 무렵 양 팀은 나란히 선수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전술 변화를 감행했다. 수원이 먼저 후반 25분 정대세를 빼고 이상호를 투입하자, 전북이 곧바로 후반 28분 김남일과 카이오를 빼고 정혁과 이승현을 투입했다. 그러자 수원이 또다시 권창훈을 빼고 김두현을 투입하며 중원의 무게감을 더했다. 연달은 교체 투입으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리고 전북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29분 이승현이 교체투입 직후에 동점골을 뽑아냈다. 수원의 아크 우측면에서 혼전이 빚어진 상황에서 이승기가 전방을 향해 재치 있는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이승현이 침착한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득점으로 연결했다. 

균형의 추가 맞춰지자 경기 박진감은 배가 되었다. 홈팀 수원의 서정원 감독이 후반 35분 서정진을 빼고 로저를 넣으며 공격 진영에 변화를 줬다.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고, 그대로 경기는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 44분, 전북이 기어코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도 교체 요원이 일을 냈다. 이승현과 함께 교체 투입된 정혁이 골을 뽑아냈다.

수원의 수문장 노동건의 불필요한 판단 미스가 말미암은 골이었다. 코너킥이 뒤로 흐르자 이선에 대기하고 있던 정혁이 지체하지 않고 자신의 전매특허인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골문 바로 앞에서 수원 조성진의 몸에 맞고 굴절되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결국, 이 골로 승부는 갈렸다. 원정팀 전북이 짜릿한 2-1 역전승으로 마무리하며 승리의 찬가를 빅버드에서 부르는 데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9연승 행진에 성공하며 24승 8무 5패(승점 80)의 기록으로 승점 80점을 기록, 파죽지세의 기세를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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