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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자원외교'라는 명목으로 해외자원개발에 쏟아 부은 돈은 총 41조 원. 이 중 5조 원만이 회수됐다. '깨진 독에 물 붓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향후 5년 동안 31조 원 가량의 투자비를 추가로 납입해야 한다. <오마이뉴스>는 이명박 정부가 임기 5년 동안 벌인 자원외교 사업의 실체를 재조명하고, 과도한 채무 및 이자, 무대포식 사업 추진, 비자금 의혹 등 그 민낯을 샅샅이 파헤친다. [편집자말]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 등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10월 2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실패를 파악하기 위해 당시 지식경제부장관으로 재직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새정치연합 "최경환, '해외자원개발게이트' 증인 출석해야"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 등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10월 2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실패를 파악하기 위해 당시 지식경제부장관으로 재직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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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약 1조 원, 한국석유공사 약 4천억 원, 한국광물자원공사 약 1천억 원.

이명박 정부에서 해외자원투자에 나선 자원3사라 불리는 이들 공기업이 2017년까지 매년 지출해야 하는 부채 이자액수다. 이들이 지난 2008년부터 낸 이자까지 합치면 총 12조 4600억 원에 이른다. 2014년 기준 가스공사는 30조 6808억 원, 석유공사는 12조 1802억 원, 광물자원공사는 3조 2000억 원의 부채가 있다. 말 그대로 빚더미에 앉은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MB해외자원개발 국부유출 진상조사위원회' 소속 홍영표 의원은 이러한 자원3사의 부실상태와 관련해 "MB정부의 자원외교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007년 자원3사의 전체 부채는 14조 원밖에 안됐다"라며 "이명박 정부 5년 만에 56조 원으로 늘어났다"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지난 20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로 이 같이 순식간에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자원3사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해외자원개발로 자원 3사의 부채 이자 규모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의원은 자원3사가 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광물자원공사가 최근 스위스 은행에 2억 달러 조달하려고 했는데 1억 달러만 성공했다"라며 "공기업은 국민의 세금으로 보증을 서기 때문에 웬만하면 돈을 내주지만, 부실이 심각해지니까 자금 조달도 어려워지고, 조달하더라도 나쁜 조건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 가스공사는 매해 3천억~4천억 원 가량의 순이익이 나던 우량회사였지만, 지금은 국제신용평가회사에서 투자부적격 회사로 분류된다"라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이어 "결국 구조적인 부실의 문제에 빠질 수밖에 없고, 부도위기에 빠진다"라며 "그걸 막기 위해서 자산을 매각해야 하고,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공기업들이 경제성이 없는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를 한 것과 관련해 "완벽하게 사기를 당했거나, 이 거래를 둘러싼 검은 거래의 의혹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다음은 홍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MB자원외교는 정치적 결정에 의한 사업"

홍영표 의원(자료사진)
 홍영표 의원(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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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 자원외교, 한마디로 규정하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해외자원개발이 필요한 사업이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다만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사업은 전혀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문성도 없이 추진했다. 거기다 관련 법규정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정치적 결정에 의한 사업이었기 때문에 엄청난 부실과 의혹만을 남기고 끝날 수밖에 없었다."

- 현재까지 41조 원이 투자됐고, 앞으로 추가 비용까지 31조 원이 투입될 거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자원3사) 등 자원공사들의 부채와 이자도 심각하다고 들었다.
"MB정부의 자원외교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007년 자원3사의 전체 부채는 14조 원밖에 안됐다. 이게 이명박 정부 5년 만에 56조 원으로 늘어났다. 단순한 부채규모의 증가만 보더라도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 구체적으로 이자를 얼마나 내야 하는 건가?
"앞으로 내야 할 이자만 가스공사가 4조 2천억 원, 석유공사가 3조 5천억 원, 광물공사가 6천600억 원이다. 지난 2008년부터 오는 2017년까지 이자비용을 합하면 12조 4600억 원이다. 원금은 하나도 갚지 못하고 순전히 이자만이다. 이자를 다 갚아도 수익이 나야 원금을 상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구조적인 부실의 문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부도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공사를 부도낼 수 있나? 그걸 막기 위해서 자산을 매각해야 하고,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야 한다. 광물자원공사는 내년 정부 예산에 1850억 원을 출연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법정자본금을 2조 원에서 1조 원 늘려 3조 원으로 해달라고 했다. 그러려면 공사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이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부결됐다."

- 그렇다면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정말 공사가 파산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는가?
"그렇다. 법안심사를 할 때 공사 측에서 얼마나 재정상태가 심각한지 설명했는데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스위스 은행에 2억 달러 조달하려고 했는데 1억 달러만 성공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공기업에서 자금조달에 실패한 유일한 사례일 것이다. 공기업은 대부분 우량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보증을 서주기 때문에 금융기관은 웬만하면 돈을 내준다. 하지만 지금 부실이 심각해지니까 자금 조달도 어려워지고, 조달할 수 있다 하더라도 높은 금리로 나쁜 조건에 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치 수자원공사가 7조 원의 부채를 떠안고 무리하게 4대강 사업을 추진한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
"맞다. 민간 기업 같으면 자기 자본금과 영업 상황을 고려해 사업의 수익구조를 감안하면서 투자를 한다. 그러나 공기업은 전혀 그런 고려를 하지 않고 100% 차입을 하거나 국민 혈세를 자본금으로 출연해 사업에 들어갔다. 그 결과 이자와 같은 금융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간다.

가스공사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에 뛰어들기까지는 매해 3천억~4천억 원 가량 순이익이 나던 우량회사였다. 지금은 국제신용평가회사에서 투자부적격 회사로 분류된다. 수자원공사가 부실을 메우려고 수도세 인상을 검토하는 것처럼 가스공사도 가스비를 인상할 수도 있다. 결국 피해를 입는 건 국민이다."

"누가 판단하고 지시했는지 밝혀야 한다"

-MB자원외교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사례는 무엇인가?
"2조 원을 투자해 인수했다가 최근에 200억 원에 매각한 미국 '하베스트 날(NARL)'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그렇게 사업성이 없고 황당한 투자로 결국 누가 이익을 본 건지 궁금하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 국제자원개발 시장에서 여러가지 경쟁이 있었다고 한다. 자원외교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하나는 탐사개발이고 하나는 생산개발이다. 탐사개발은 비용이 적게 든다. 매장량이 얼마인지, 경제성은 있는지 파악하는 작업이라 성공률은 5~20%로 낮다.

이명박 정부는 생산개발에 투자를 많이 했다. 대표적인 게 앞서 언급한 하베스트 정유공장이다. 2조 원에 정유공장을 인수해 200억 원에 팔았다. 멕시코의 볼레오 동광산도 생산개발이다. 이런 생산개발 투자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런 생산개발은 실패해서는 안 된다. 경제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완벽하게 사기를 당했거나, 이 거래를 둘러싼 검은 거래 의혹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 그런 부실한 자원투자를 한 배경에 부당한 이익을 챙긴 브로커가 있을 것으로 보는 건가?
"지금에 와서 아무도 책임을 지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게 큰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두지휘 했고, 이상득 전 의원과 박영준 전 산업부 차관,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 적극 나섰다. 윤상직 현 산업자원부 장관 역시 당시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과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냈다. 자원3사가 독자적으로 판단해 투자에 나섰다고 하지만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이 국정감사에서 최경환 장관에게 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추진지시를 받은 거다. 누가 투자를 판단하고 지시를 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이 문제를 '권력형 비리'로 지적했다. 앞서 '검은 거래 의혹'이라고 했는데, 대규모 부실투자의 내막에 정치권의 이익이 걸려있다고 보는 건가? 가령 비자금 조성과 같은 의혹이 있다고 보나?
"납득할 수 없는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은 분명하다. 해외자원투자사업의 부실 문제를 들여다보면 둘 중 하나로 압축된다. 엄청난 권력형 비리가 있거나, 완전히 국제적인 호구가 돼서 국부유출 사기를 당했거나. 하지만 지금은 이걸 단순한 사기사건으로만 봐서는 안 될 것 같다."

"최경환 장관, 도의적·법적 책임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얼굴을 매만지며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얼굴을 매만지며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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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장관의 자원외교 개입도 논란이 되고 있다. 분명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보나?
"최 장관은 적어도 '하베스트 날' 인수과정에 책임이 있다.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이 직접 장관실을 찾아가 보고하고 최 장관이 동의했다고 증언했다. 우선 주무장관으로 자원3사 관리감독에 책임이 있다. 이렇게 중요한 투자를 몰랐다고 하면 직무유기거나 자신이 무능하다고 자백하는 꼴이다. 그런 점에서 도의적 책임이 있다.

또 강 전 사장이 장관에게 보고를 한 이유는 석유공사는 탐사개발을 하는 곳이지 정유공장을 소유하고 운영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법을 위반하는 것인데 그래도 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지 장관에게 물어본 것이다. 여기에 법적인 책임이 있다."

- 여러 문제가 드러났지만 박근혜 정부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근혜 정권이 진상을 밝히지 않고 근본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내년에 또 문제가 되고 계속 거론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광물자원공사의 자본금을 1조 원 늘린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이 상태로 계속 가면 정말 수습이 불가능하다. 사실 국정조사에 여당 의원들도 상당수 동의한다.

하지만 최경환 장관 등 현 정권 인사들이 연루돼 있다는 게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지금 최 장관은 공기업 정상화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이다. 과거 정권에서 공기업의 엄청난 부실 사업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계속 그 역할을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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