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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사진은 지난 2008년 3월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 참석 당시 모습.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사진은 지난 2008년 3월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 참석 당시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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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 현장에 '김상조'가 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을 비롯한 소액주주들은 2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해 사외이사들을 상대로 'KB 사태 책임론'을 거론했다. 이날 회장 겸 국민은행장으로 취임하는 '윤종규호'의 순탄치 않은 출발을 알린 것이다.

김 소장 등 소액주주 10여 명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KB 사태를 두고 지주 이사회는 무책임했다"며 사외이사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소장은 "KB 사태를 일으킨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는 2년 전인 2012년부터 진행된 사업으로 KB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천억 원의 자금이 투입돼 이권 다툼의 소지가 다분한 주 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KB금융지주 이사회가 보고나 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지난 5월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 간 갈등이 심화될 때에도 사외이사들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두 수장들이 퇴임할 때까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이사회는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신임 회장을 어떻게 뽑았는지 과정을 얘기하고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소장의 이러한 질타에 사외이사들도 지지않고 맞섰다.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윤웅원 KB금융 회장 직무대행은 "주 전산기 교체는 국민은행의 경영 사항으로 지주사 이사회가 공식적으로 보고를 받지 않았고, 금융감독당국의 검사가 진행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김 소장은 "핵심 자회사인 국민은행에서 벌어진 일인데 지주사 이사회가 제대로 보고받지 않고 당국의 검사가 진행중이라 손 놓고 있었다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한만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는 이사회가 선정한 신임 회장 후보를 어떻게 주주들이 인정하겠느냐"라며 몰아붙였다.

그러자 김영진 사외이사는 "이사회가 더 잘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는 있다"면서도 "KB금융 이사들은 경험과 덕목 등 모든 면에서 대중으로부터 질타를 받을 분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최근 언론과 금융당국의 사외이사 퇴진 압박에 부담을 느낀 듯한 모습도 보였다. 김 이사는 "여러 매체에서 사외이사들을 한꺼번에 몰아서 이익만 챙기고, 책임은 지지 않고, 자기의 위치만 보전하려는 사람으로 보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며 "나 역시 KB에 수년 동안 머물며 굉장한 애정을 갖고 있으니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항변했다.

김 소장은 "사외이사들은 개인이 아니라 주주 대리인의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사외이사들은 끊임없이 자기 반성하고 외부와 소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주총회 단독 안건인 윤 내정자의 회장 승인건은 주총이 시작된 후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주주들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로써 윤 회장은 앞으로 3년 임기의 KB금융 회장직을 공식 승인 받게 됐다.


태그:#윤종규,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KB지주 사외이사, #김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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