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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페이스북에 접속한다. 유난히 알림도 없고 딱히 할 것도 없는 날, 습관처럼 뉴스피드를 보며 친구들이 올린 글을 구경한다. 사실 이 중에 내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친구 반, 모르는 사람 반….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자랑이 실컷 올라와 있는 뉴스피드를 본다. 이 사람들은 모두 예쁜 얼굴, 고급 레스토랑, 맛있는 음식 등 좋은 것들만 가지고 누리며 살아가는 것 같다. 문득 나 자신이 초라해진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학생 중, 한 번쯤이라도 이런 느낌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유난히 10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페이스북, 어느새 페이스북은 우리 사이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각자의 추억들을 올리고, 좋은 정보들을 공유하며, 친구들과 소통도 할 수 있는 인간관계의 장으로 해야 할 역할을 하는 페이스북. 하지만 최근 이런 페이스북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으니, 그건 바로 페이스북을 오래 하면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외국의 한 대학에서 SNS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에 참여한 네티즌 300명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만 SNS를 이용하게 하고 나머지 그룹은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SNS를 이용한 그룹의 참가자들만이 '시간 낭비를 했으며 기분이 우울하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지만, 일부 사람들은 SNS를 S:시간 N:낭비 S:서비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하고 나면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남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시간을 무의미하게 썼다는 허탈감 때문에 우울해지는 걸까? 비단 이것뿐만은 아니다. 페이스북의 특성상 우리는 글 속에서 상대방의 표정이나 생각 등을 잘 파악할 수 없으므로 보이는 글과 사진들로만 그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신은 페이스북 통해 보는 다른 사람들의 삶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보통 페이스북 상에서는 각자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주기 때문에, 대개 이런 '판단'들은 나의 삶에 비해 상대방의 삶의 질이 높아 보이게끔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즉, 다른 이들과 나를 비교했을 때 내가 상대적으로 더 초라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해여고의 김아무개(17)양은 이런 페이스북 우울증에 대해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처음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 때에는 단지 친구들과 소통을 하고, 내 글을 올리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친구신청이 오고, 거절하기가 미안해 일일이 받아주다 보니 친구 중 대부분은 모르는 사람들이 되어 버렸다. 또한, 친구를 포함한 친구 목록에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아도 다 보게 되었고, 그로 인해 내가 초라해지는 기분을 느끼는 것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페이스북이 상대에게 박탈감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뿐이다. 그렇다면 이런 페이스북 속에서 초라함이나 우울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친구들이 올린 많은 글의 파도 속에 함께 휩쓸려 나를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나 자신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아야 한다. 그들은 그들의 인생, 나는 나의 인생이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될 수 있으면 과도한 페이스북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시간을 허비했다는 허탈함과 나에 대해 초라함도 커지는 법이다. 작은 창의 페이스북에서 나와 가까이 있는 친구들의 손을 잡고 함께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일들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덧붙이는 글 | 경남 진주 청소년신문 필통의 기사입니다.
글쓴이는 경해여자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태그:#필통,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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