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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2시 경상북도 구미시 형곡동에 있는 구미 시립중앙도서관 제3강의실에서는 사통발달연구소 유희석 소장의 <가족의 행복과 삶의 질> 강연이 열렸다. 유희석 소장은 사통팔달연구소를 운영하며 교육과 복지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 경력으로는 LG전자 TV연구실 선임연구원, 청·장년 성인 대상 교육 및 상담활동, 학생 상담 및 위센터 전문 상담위원을 역임했다.

유 소장은 지난 4월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대학 도서관 우수 이용자상'을 받은 것과 막내 아들이 아버지를 존경하고 생각하는 마음에 힘을 얻은 것이 계기가 되어, 본인이 가정적으로 성공한 사례를 지역 사회에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강연을 기획하게 됐다고 한다.

유대인의 자녀 교육 방식을 선호한다는 유 소장은 LG전자 선임 연구원 퇴임 후 사업에 몰두하다가 사회복지와 청소년 교육에 대해 뜻한 바가 있어 2008년부터 가족 심리치료사, 청소년 상담사,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상담 석사를 거쳐 현재는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을 한달 남겨 두고 있다.

유 소장에 의하면 유대인들의 자녀 교육법과 대화법에 대해 많이 보고 또 논문으로까지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학원 공부를 통해서였고, 본인의 대학원 생활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어떻게 잘 구조화시킬 수 있는가를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가족의 행복과 삶의 질에 대해 '가족은 누구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어떤 것인가', '삶의 질은 어느 수준까지'등 4가지의 주제로 나눠 알찬 강연이 진행됐다.

가족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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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란? .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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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누구인가'에 관해 유 소장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족 형태와 오늘날 변화하는 가족형태로 구분 지어 복지 분야에서는 전통적인 가족을 보통 3대로 본다고 했다. 이와는 다르게 변화하는 가족 형태로는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한부모 가족, 다문화, 동성애 가족 등이 있음을 설명했다. 동성애 가족의 경우, 천주교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예를 들며 사회적으로 수용하려는 분위기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유 소장은 자녀 출산에 대해 1명을 가지는 것은 자녀 출산 적자라며 셋 이상 낳기를 권했다. 본인은 다섯 명을 낳을 생각이었다고 말해 강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어서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은 얼마나 남았나'라는 내용의 동영상을 통해 본 53세인 한 여성의 사례에서 평균수명을 기준으로 남은 시간이 30년이라고 가정했을 때 일하는 시간 10년, 자는 시간 9년 11개월, TV 와 스마트폰에 할애하는 시간 4년 2개월, 그 외 혼자 보내는 시간 7년 2개월을 제했을 때 가족과 함께할 시간은 고작 9개월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심금을 울리게 했다. 이런 이유로 유 소장은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다시금 점검해 보기를 당부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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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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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유 소장은 "오늘날 행복은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평안하며 돈이 많아지고, 관계가 형통해 지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현재 우리는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인 것처럼 생각하는 물질만능주의 세상에 살고 있음을 얘기했다.

유 소장 본인은 대기업을 다녔고, 부인 또한 교사로 재직해 적지 않은 돈을 벌긴 했으나 삶의 만족도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말과 더불어 2014년 가계 금융복지조사 데이터를 통해 빚에 점점 더 갇혀 사는 중산층과 확대되는 한국의 빈곤층에 대한 현실을 말해줬다. 이는 돈만 좇았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자본주의의 폐단이라고 한다. 그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돈보다는 관계에 비중을 둬야한다"며 강의 핵심내용인 '행복의 요소'에 대해 강조했다.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두 개의 조직은 정부와 기업임을 이야기한 유 소장은 "정부에 기대해서는 안 된다. 실망만 한다. 지역 단위의 소그룹들이 자활적으로 많이 생겨나야만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가족은 톱니바퀴와 같이 맞물려 돌아가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자아정체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자기 멋대로 하려고 한다"고 말한 유 소장은 "부모의 역할은 자녀가 자기 멋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며 부모의 의지와 통제가 많이 반영되는 우리나라 자녀교육의 현실에 대해 꼬집었다.

유 소장은 현재 KAIST 석박사 과정에 있고, 국가 프로젝트를 연구 수행하고 있는 큰아들이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큰아들은 방목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판단하며 모든 일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유대 인식 토론 교육과 더불어 아내의 역할이 컸습니다"라며 자녀의 의지를 존중하는 태도와 함께 부모의 역할이 중요함을 진솔하게 전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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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의 인간관계로 얽혀진 다양한 삶을 보람되게 만드는 시간에 대하여 .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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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어떤 것인가?

유희석 소장은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정처 없이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펼쳐지는 삶은 크로노스 시간과 카이로스 시간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음을 얘기했다. 크로노스 시간이란 1일은 24시간이고 일주일은 7일로 정해진 물리적인 시간 속에서 부부, 부모 자녀, 가족, 이웃과 '함께하는 시간'을 의미한다고 한다. 나아가 카이로스 시간이란 영감, 느낌있는 내용의 시간을 의미하고 부부, 부모 자녀, 가족들이 함께 하는 '시간의 내용'이란다.

즉 다시 말해 카이로스 시간은 가족 간의 크로노스 시간을 뛰어넘는 공감, 신뢰의 시간이고, 이를 위해 짧은 시간에 감동을 줘야 하는데 양적인 것보다는 짧은 시간에 내용이 있는 감동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갓 결혼 한 부부는 부부 생활에서 서로에 대한 인지가 부족하며 자기 테두리에 안 맞으면 기분 나빠한다. 따라서 결혼 초기에는 자기 사고의 틀에 갇혀 어려움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결혼 초기에 정이 새록새록 싹트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이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한 것이다.

유 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남과 더불어 사는 능력이 36개국 중 35등, 부모가 자녀에게 남에 대한 관용을 가르치겠다는 의지는 62개국 중 꼴찌라며 세계 최고 교육 수준을 가졌지만, 안타까운 우리나라 청소년의 현실을 지적했다.

유대인 교육의 장점을 자주 언급한 유 소장은 전 세계에 걸친 유대인 인구가 1500만 명이지만 노벨상의 30퍼센트를 휩쓰는 유대인만의 독특한 교육 방법이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 청소년 지능지수가 유대인 청소년들보다 평균적으로 '1' 정도 더 높음에도 고등학교 이후의 생활에서는 뒤처지는 이유에 대해 설득력 있는 관점을 보였다.

가족사진을 잘 살펴보면 가족들의 역학관계가 은연중에 드러나 보인다고 한다.
▲ 유희석 소장의 가족들 사진속에 담겨진 삶의 모습 가족사진을 잘 살펴보면 가족들의 역학관계가 은연중에 드러나 보인다고 한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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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까지인 유대인 안식일에는 유대인 가족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3시간에서 5시간까지 오랜 시간 동안 만찬을 하며 가족들이 끊임없이 토론과 대화를 한다고 한다. 유대인들은 만 14세가 되면 성인이고, 그때부터는 자신의 확고한 장래를 위해 고도로 집중한다고 한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유대인 자녀가 14살이 될 때까지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유대인 특유의 질의응답식 토론 교육이 삶의 밑바탕에 깔렸기 때문이다.

유 소장은 본인 아들의 예를 들며 "초등학교 3학년 시절 국어 시간에 과학책만 읽어서 학습 부진아로 불렸던 아들이었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아이의 과학에 대한 욕구와 재능을 인정해 주셔서 과학 영재로 자라게 되었습니다"라는 사실을 말하며, 아이들의 재능을 발견할 때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꾸준히 조금씩 건드려 주는 것이 중요함을 알렸다.   

삶의 질은 어느 수준까지?

유희석 소장은 본인을 비롯해 배우자, 자녀, 부모, 형제 자매에게는 '카이로스 시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며 사진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유희석 소장은 부모님과 형제 그리고 자녀가 함께 한 본인의 대가족 사진 속에서 41년째 불치병을 앓아 온 큰 누나의 얘기와 함께 그동안 딸에 대해 마음이 아파온 아버지께서 큰 딸에 대해 느끼는 마음의 공허함을 유 소장의 딸에게 보내는 사연을 들려주며 사진 속을 살펴보면 가족 간에 얽혀있는 마음의 관계를 알 수가 있다고 한다.  

한편 마지막으로 보여준 '중년의 외로움을 어떻게 해소 할 것인가'에 대한 동영상을 통해 중년 여성이 외로운 이유와 바쁜 생활을 가진 남편, 늙어감에 대한 인식, 'Yes But' 대화법, 일관된 상대방과 일관된 감정을 공유하게 되면 옥시토신 샤워를 하게 돼 그만큼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는 사실 등이 사람들에게 가슴 깊게 와 닿은 분위기였다.

배려있는 대화를 통해 '나와 너'의 관계를 서로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으며 나아가 자녀들의 사고를 더욱 깊게 만들어 스스로의 의지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줄 수 있다.
▲ 가족간의 대화에도 서로를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기법이 필요하다. 배려있는 대화를 통해 '나와 너'의 관계를 서로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으며 나아가 자녀들의 사고를 더욱 깊게 만들어 스스로의 의지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줄 수 있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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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 소장은 사람들 간에 대화를 원활하게 만드는 '맞장구'를 칠 수 있는 생활 습관과 간단한 기법들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하며 자신이 개발한 대화 기술과 교육 기법의 함축어인 '구나넌' 기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사업 중에 최고의 사업은 자식 사업이다"라고 말하는 유 소장은 아들이 잠이 들기 전 학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에 대해 문답식 질문을 하며 스스로가 답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예를 통해 대화 기법의 한 예를 보여줬다. 유 소장은 이를 통해 인생을 살면서 중대한 기회인 사춘기 때에 공부에 취미를 들게 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강연 말미에 유희석 소장은 앞으로 '사람책 도서관'을 계기로 해 마을 공동체 조직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희망하며 나아가 마을 기업, 혹은 사회적 기업처럼은 아닐지라도 공동체를 통해 부모 대화 기법, 자녀 교육 기법 등에 관해 많은 사람과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장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의 카페와 블로그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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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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