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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중구 수동 곽병원 별관에 노숙인과 쪽방주민 등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희망진료소가 18일 개원했다.
 대구시 중구 수동 곽병원 별관에 노숙인과 쪽방주민 등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희망진료소가 18일 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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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 주민과 노숙인 등 의료취약계층이 다양하고 체계적인 의료지원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희망진료소'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에 들어섰다.

'(사)자원봉사능력개발원 대구쪽방상담소'와 '대구종합노숙인지원센터'는 18일 오후 대구시 중구 수동 곽병원 2층에 희망진료소를 열고 본격적인 의료지원에 들어갔다. 이날 문을 연 대구희망진료소는 의료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전국 최초 모델로 공중보건의 1명과 간호사 2명이 상근한다.

희망진료소는 지난 2002년 6월 쪽방상담소와 노숙기관에서 거리진료의 필요성을 느껴 지역의료봉사자들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료인들이 주축이 되어 동대구역 거리에서 노숙인들을 처음 진료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쪽방무료진료소가 2004년 5월 대구적십자병원에서 문을 열었지만 서로 나뉘어 진료를 해왔다.

그동안 두 진료소가 무료 진료를 하면서 공중보건의사가 배치됐지만, 적십자병원이 폐쇄되면서 시내에서 거리가 먼 곳으로 이전했다. 또한 인력도 축소되면서 노숙인 진료소의 보건의가 배치되지 않아 쪽방무료진료소에서 노숙인 진료를 병행해 많은 불편을 겪어왔다.

하지만 운경재단 곽병원의 곽동협 원장이 장소를 제공하면서 대구역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통합 진료를 하게 된 것뿐 아니라 1차 진료에 이은 2차 진료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게 됐다.

대구시 중구 수동 곽병원 별관에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무료진료소인 희망진료소가 18일 현판식을 갖고 본격 진료에 들어갔다.
 대구시 중구 수동 곽병원 별관에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무료진료소인 희망진료소가 18일 현판식을 갖고 본격 진료에 들어갔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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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진료소는 앞으로 단순한 치료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관리를 하고 알코올과 금연, 심리상담 등을 통해 사회복귀 및 자활의지를 갖도록 도울 예정이다. 여기에 대구시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오는 2015년부터는 사회복지사를 추가로 배치해 노숙인들과 쪽방 주민들을 위한 지원을 펼친다.

희망진료소가 문을 열면서 노숙인과 족방 주민들은 1차 진료를 받고 2차 진료를 받기 위해 대구의료원이나 연계병원으로 옮겨야 했던 불편함을 덜게 됐다. 곽병원에서 바로 2차 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곽동협 원장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분들을 위한 진료소를 병원 내에 열게 돼 참으로 기쁘다"라면서 "사회적으로 소외된 분들이 건강해져 정상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김동욱 대구노숙인시설연합회장은 "민간의료병원에 희망진료소가 생겨 감사하다"라면서 "앞으로 쪽방 주민들과 노숙인들이 아프더라도 걱정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18일 오후 개원한 희망진료소에서 쪽방 주민 김아무개(73)씨가 진료를 받고 있다.
 18일 오후 개원한 희망진료소에서 쪽방 주민 김아무개(73)씨가 진료를 받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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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첫 진료를 받은 김아무개(73)씨는 "10여 년 전부터 노숙인지원센터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라면서 "앞으로 시설이 좋은 곳에서 치료를 받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쪽방진료소에서 7년째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 박남건(39)씨는 "그동안 노숙인들이나 쪽방 주민들이 버스요금이나 교통비가 없어 걸어다니는 불편을 겪었다"라며 "통합진료소가 생겨 거리상으로나 위치적으로도 가까워 체계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쪽방상담소에 따르면 월세 10만~20만 원으로 여관이나 여인숙 등 1평 남짓한 쪽방에서 생활하는 대구지역 쪽방주민과 노숙인 등은 모두 1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태그:#희망진료소, #의료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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