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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맨 오른쪽)과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오른쪽에서 네번째) 등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증인선서하는 임영록-이건호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맨 오른쪽)과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오른쪽에서 네번째) 등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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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사태는 사람을 바꾼다고 해서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직원들의 경영 참여를 허용해야 합니다."

KB금융지주 사태를 두고 학계가 한목소리를 냈다. 현행 감사인과 준법감시인에 의한 내부통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부터 직원들의 동의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철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17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와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금융경제연구소 주최로 열린 '금융지주사 지배 체제 대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박병석, 이상직 의원 등도 참석했다.

유 교수는 "금융당국은 사외이사를 사퇴시키면서 KB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사람만 바뀐다고 능사는 아니다"라며 "지주회사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와 제도 개편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벌로부터 독립하고 감독 당국과 특정 정권과도 유착고리가 없는 지배구조 개혁을 위해서는 직원의 내부 견제와 감시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단계별 접근 방식을 제시하며 첫 번째 단계로 CEO 선임 과정에서 직원의 동의절차를 실질화해 직원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내부 감사에 직원 대표를 참여시키고, 마지막 세 번째 단계에서는 직원의 경영참가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주사, 자회사 경영 관여에 연대 책임 조항 만들어야"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회사 경영에 관여하는 금융지주에 대한 연대 책임 조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KB 사태는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은행 이사회가 해결할 일이었는데 이를 두고 지주 회장과 IT 담당자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그러나 지주회사법상 지주사에게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융지주회사는 현재 경영관리업무 수행 가능으로만 규정되어 있어 책임 부담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실제 행위는 자회사가 수행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자회사만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형태다.

전 교수는 "경영관리 권한 행사에 대한 책임을 명기하고 금융지주회사 뿐만 아니라 관련 임직원도 연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는 "KB 사태를 보면 이런 막장 드라마가 없다"며 "지금 일어나는 금융지주사 폐해들이 우리나라 고유한 결함인지, 지주사 제도 자체의 문제인지 엄격하게 구분해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교수는 "앞서 제기된 직원들의 경영 참여뿐 아니라 사외이사 추천 과정에도 직원 대표를 파견하면 좋을 것"이라며 "다만 직원 경영 참여에 대한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불신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수강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직원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가는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 연구위원은 "사외이사들이 회사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하다"며 "어쩌다 한 번씩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는 의사 결정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들이 자기의 활동을 본업 외의 과외로 여기는 경향이 생기고, 결국 사외이사 제도가 제대로 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 OECD는 이러한 현상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 원인으로 뽑기도 했다.

임 연구위원은 "만약 내부 직원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간다면 사외이사들이 경영 상황에 대한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이사들의 의사 결정에 도움도 주고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도 더 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그:#KB금융지주사, #김기식, #KB국민은행, #김기준, #정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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