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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11월 27일 경향신문 1면
 1975년 11월 27일 경향신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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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11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은 AFP통신 기자와 단독 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자신의 통일정책과 일본의 재무장, 한미일 3각군사동맹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먼저 정전협정(휴전협정)에 대해서는 효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전협정은 한국전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임시협정이며, 정전협정에도 고위급 정치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 명시되어 있다.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 전쟁상태를 완전히 끝내야 함에도 박 대통령은 정전협정 지속을 주장한 것이다.

또 박 대통령은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주장했다. 이는 국제사회에 남한과 북한을 별개의 나라로 명시하는 것으로 영구분단 의도도 있음을 보여준다.

또 일본의 재무장에 대해 "일본의 국내문제"라면서 "외국의 국내문제에 관하여 언급하는 것은 나로서는 적절하지 못한 일"이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일제 강점에서 해방된 지 30년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일본이 재무장을 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의 답변은 사실상 재무장을 용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최근 박근혜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 대해 "일본 내부 문제"라며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모습이다. 집단적 자위권이란 동맹국이 공격을 당하면 자국을 공격한 것과 동일하게 간주하고 반격한다는 것으로 일본이 한반도에 진출할 길을 열어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 평화유지 위하여 가장 중요한 역할 수행"

또한 박정희 대통령은 한미일 3각군사동맹에 대해 "한미일 3개국은 현재 아시아의 평화유지를 위하여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나라들"이라며 "현재 한미 그리고 미일간에 각각 체결되어 있는 쌍무적 안보조약하에서도 3개국이 아시아의 평화유지라는 동일한 목적과 신념을 지향하여 서로 긴밀한 협조만 계속한다면 삼각군사동맹 이상의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미일 3각군사동맹은 미국의 지휘 아래 한미일 3국이 군사동맹을 맺고 하나의 연합군을 형성하는 것으로 미국의 동북아 전략의 핵심 노선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에 심각한 전쟁위기를 부르고 군비경쟁을 부추기며, 한미일-북중러 신냉전 체제를 불러올 위험한 노선으로 비판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3각군사동맹에 찬성하지는 않았지만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한미일 3개국의 긴밀한 협조를 약속했다. 특히 일본을 "아시아의 평화유지를 위하여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평가하며 일본의 재무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미국은 한미일 3각군사동맹 완성을 위해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특히 3각군사동맹의 주창자인 마크 리퍼트 미 국방장관 비서를 신임 주한미대사로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유신정권과 과연 다른지 의문이다. 일본 눈치를 보면서 독도에 시설물 설치를 유보하고 해저지형 측량도 반대하는 것을 보면 과연 박근혜 정부가 어느 나라 정부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재무장을 용인한 유신정권과 박근혜 정부. 이제 일본은 사실상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가 됐다. 만약 일본 자위대가 이 땅을 다시 밟는다면 이들이 역사 앞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자명하다.

1975년 11월 27일자 경향신문 1면
박정희 대통령 AFP 기자 1문 1답 내용
"(전략) 이 기회에 나의 평화통일정책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평화통일을 이룩하려면 그 전제가 되는 평화를 정착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반도에서 전쟁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현존 휴전협정의 효력을 지속시키는 조치를 강구하면서 남북한간에 불가침협정을 체결할 것을 제의했던 것이다. (중략) 우리는 불가침협정체결과 남북한의 유엔가입을 제의하고 있는 것이다. (중략)

일본의 재무장은 일본의 국내문제이다. 외국의 국내문제에 관하여 언급하는 것은 나로서는 적절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후략)"



태그:#박정희, #유신독재, #일본, #일본재무장, #한미일삼각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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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번영을 여는 북한 전문 통신 [NK투데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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