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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 간첩혐의 '무죄' '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25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간첩 혐의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유우성 간첩혐의 '무죄' '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25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간첩 혐의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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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중국 공문서를 조작해 간첩 누명을 씌우려 했던 유우성씨 사건. 그 사건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유씨가 간첩'이라고 결정적 증언을 했던 탈북자 여성 A씨가 국정원의 돈을 받고 거짓 증언을 했다는 전 남편 B씨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에 제출된 증거가 조작된 사실은 중국 현지 문서들 외에 다른 탈북자의 진술서에서도 확인된 상태이지만, 재판에 출석한 증인의 증언까지 조작됐다는 유력한 정황이 제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법정 증언뿐 아니라 A씨가 한 보수신문과 한 인터뷰 역시 국정원의 종용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이 과정에서도 돈이 오갔다고 B씨는 주장했다.

국정원의 증거조작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난 2월 24일 <동아일보>는 A씨가 "유우성의 아버지가 '아들이 (남한에서) 회령시 보위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A씨가 2010년 2~6월 북한에서 유씨 아버지와 동거했던 사실 때문에 증거조작과 별개로 유씨가 간첩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됐다.(관련기사 : '유우성 간첩 맞다'는 탈북자 A씨의 초능력)

B씨에 따르면, A씨가 법정 증언과 언론 인터뷰 대가로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돈은 총 2000만 원이다.

<오마이뉴스>는 14일 밤 B씨와 두 시간 넘게 전화 인터뷰를 했다. B씨는 "양심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며 뒤늦게 털어놓는 이유를 밝혔다. B씨도 지난 2011년 탈북해 남한으로 들어온 탈북자로서, 같은 해 7월 A씨와 결혼했지만 각종 수급권 문제로 이혼하고 최근까지 동거하면서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왔다.

유우성씨는 A씨를 국가보안법상 무고죄로 고발할 계획이다.

"한국에 복수할 놈 있단 얘기 여러 번"... 복수심과 포상금에 눈 멀었나

B씨에 따르면, '유우성은 간첩'이라는 A씨의 거짓 증언은 A씨의 욕심에 B씨의 아이디어가 더해지고, 국정원의 추동과 금품과 논의를 거쳐 이루어진 합작품이었다. B씨는 "A가 같이 살면서 '한국에 복수할 놈이 하나 있다'는 얘길 몇 번 했다, 그게 유우성씨였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2012년 말에서 2013년 초 사이 국정원 직원 3~4명이 충북 충주시로 A씨를 만나러 와 2시간여 대화를 나누고 조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얼마 안 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이 언론에 보도됐다(2013년 1월 21일자 <동아일보> 1면). B씨는 "A가 그 기사를 보고 정말 좋아했다"고 했다.

그때부터 A씨는 자신이 유우성이 간첩이라고 신고한 최초 신고자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이 탈북해 처음 국정원 조사를 받았던 2011년 초 '화교인 유우성이 탈북자로 신분을 속여 한국에서 살고 있다, 그 아버지와 여동생도 입국할 계획'이라고 신고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간첩 체포 유공자이고 신고포상금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초 신고자 인정은 쉽지 않았다. A씨의 신고 내용은 화교 신분을 속였다는 내용이었지, 간첩이란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2013년 1월 유우성씨 체포 소식 이후 국정원 직원이 찾아오는 일이 잦아졌다고 한다. B씨에 따르면, 어느 날 국정원 직원이 "안보강연회도 나가게 해주고 직업도 구해주고 다 해주겠다", "국가를 위해 도와달라"고 했고, A씨는 "그렇게 하면 나를 최초 신고자로 인정하는 각서를 써주겠느냐"고 했다.

결정적 증언이 만들어진 순간

 2월 24일 <동아일보>의 A씨 인터뷰 기사
 2월 24일 <동아일보>의 A씨 인터뷰 기사
ⓒ 동아일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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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의 아버지가 '아들이 (남한에서) 회령시 보위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A씨의 증언이 만들어진 순간에 대해 B씨는 이렇게 말했다.

"하루는 A가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북한에서 유우성씨 가족과 동거했던 일, 유우성씨의 여동생(유가려)과 싸워서 집에서 쫓겨났다는 걸 얘기했고, 난 그걸 그때 처음 알았다. A가 나한테 '(유우성이) 간첩질을 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유우성이 간첩이란 증거를 갖고 있지 않으니까, 대신 유씨 아버지가 술을 먹고 자기 아들이 간첩이란 걸 실수로 털어놓은 것처럼 하는 게 좋겠다'고 했더니, 손뼉을 치고 좋아하면서 나보고 천재라고 했다."

A씨의 '결정적 증언'은 이렇게 만들어졌지만, 신고포상금까지는 쉽지 않았다. 국정원은 검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으라고 했고, '최초 신고자 인정' 요구를 내세우며 버티다 결국 조사를 받았다. 또 국정원은 이번에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버텼다고 한다. B씨는 "(버티는 즈음인) 6월에 그 여자(A씨)의 통장으로 800만 원이 입금됐다"고 밝혔다.

유우성씨 변호인들에 따르면, 1심 당시 검사는 A씨를 증인으로 신청, 거듭 출석요구를 했지만 두 차례 나오지 않다가 6월 21일 공판에 출석했다. B씨는 "공판에 출석하기 직전에 돈이 입금된 것 같다"며 "출석하기 전날에도 국정원이 찾아왔고, 국정원에서 보내준 SM5 차를 타고 법원으로 갔다, 올 때도 돈을 40만 원인가 50만 원인가 받아왔다"고 밝혔다.

6월 800 입금 → 6월 21일 증인 출석 → 7월 초 현금 1000 → 인터뷰 뒤 또 200

800만 원이 다가 아니었다. B씨는 "7월 초로 기억하는데, 국정원 직원들이 집 근처로 와서 하얀 서류봉투에 5만 원권 100장짜리 두 다발, 총 1000만 원을 줬고, A가 나한테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의 진술은 재판부로부터 신빙성을 인정받지 못했고, 8월 22일 1심 간첩혐의 무죄가 선고됐다.

2014년 2월 2심 공판 도중 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B씨는 국정원에서 A씨에게 인터뷰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당시 충북 증평에 있었던 A씨와 B씨는 함께 서울로 가서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인터뷰를 했고, 바로 다음 날 국정원 직원 2명이 방문해 같이 밥을 먹으면서 현금 200만 원을 건넸다고 한다.

A씨는 유우성씨가 간첩이라는 다른 증거도 수집하려고 했다고 B씨는 말했다. 북한 회령시에 유우성씨와 이웃해 살았던 ○○ 엄마에 전화해 '유우성이 모친 장례 뒤에도 북한을 드나든 적이 있다'는 진술을 받아내려고 한 것. A씨가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100만 원을 중국을 거쳐 ○○ 엄마에게 송금하는 과정은 B씨가 맡았다고 한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얻을 수는 없었다. B씨는 "A가 녹음을 하면서 ○○ 엄마한테 '그때 (유우성씨가) 안 들어왔나?', '한 번도 안 들어왔겠나?'라면서 자꾸 유도하면서 물었지만, ○○ 엄마는 '없어, 없어'라는 말만 했다. ○○네 삼촌(회령의 또 다른 이웃)하고도 통화를 했지만 다 실패했다"고 밝혔다.

B씨, 유우성씨 만나 사죄... "유가려 인터뷰 마음 아파"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
 유우성씨.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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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현재 A씨와 불화를 겪고 별거 중이다. A씨가 이전에 사용하던 전화는 착신정지 상태다. 어린 아들은 A씨가 데리고 있다. B씨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양심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고 했다.

"간첩이라고 조작을 하는 과정을 제가 다 봤잖아요.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잖아요.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었는데…. 양심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유가려씨가 인터뷰하는 내용을 보면서도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B씨는 지난 10월 말 유우성씨에게 전화했고, 만나서 사죄했다. A씨의 거짓 증언 전말을 알게 된 유씨는 국가보안법상 무고죄로 고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유씨는 15일 "나를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증언을 날조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순 없다, 꼭 처벌받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스타파>에 따르면, 국정원은 A씨에게 지급된 돈에 대해 '간첩제보자에 대한 상금으로 지급된 신고 포상금'이라며, 법정 증언이나 언론 인터뷰 대가로 지급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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