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월화특별기획 <야경꾼 일지>에서 도하 역의 배우 고성희가 3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MBC월화특별기획 <야경꾼 일지>에서 도하 역의 배우 고성희가 3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영화 <롤러코스터>의 일본인 승무원으로 맛깔난 연기를 보여준 배우 고성희는 이후 급성장세를 맞고 있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야경꾼일지>에서 주인공 도하 역을 맡은 것이다.

MBC <미스코리아>로 드라마에 첫발을 내딛은 후 미니시리즈 주연을 꿰찼다. 신인 여배우로서 분명 큰 기회이자, 도약의 발판을 얻은 셈. 고성희는 "처음 주연 제안을 받았을 때 벅찼고, 입으로 뱉으면 사라질 것만 같아 내겐 큰일이었다"고 회상했다.

"막상 촬영을 시작했을 때는 그저 장면마다 최선을 다하는 수밖엔 없었어요. 많이 부족하지만 여주인공이기도 했고, 현장에서도 제가 그만큼 좋은 분위기를 줘야 하잖아요. 기술적으로 제가 모르는 부분이 많았는데 정일우 선배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어요."

퓨전 사극 첫 경험 "함께여서 해낼 수 있었다"


평소 사극을 좋아했지만 SF 장르는 즐기지 않았던 고성희에겐 퓨전 사극을 표방한 <야경꾼일지>는 낯선 작품이었다. 고성희는 "촬영하면서 점점 이런 장르에 관심이 갔는데 마치고 나니 SF를 더 재밌게 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귀신을 쫓는 야경꾼들의 이야기라는 설정과 우직하고 정의감 넘치는 도하라는 인물은 고성희에게 도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한계를 인식하는 계기기도 했다. 시청률 면에서는 꾸준히 10%대를 유지하며 호응이 있었지만 연기 면에서 비판 의견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도하라는 인물이 저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해서 애착이 컸어요. 이번 작품에서 기존에 없던 인물로 표현하려고 의욕도 부렸는데 여러 면에서 시청자 분들이 낯설게 보신 거 같아요. 그래서 질타와 응원이 동시에 있었겠죠. 개인적으로는 도하와 이린(정일우 분)의 사랑이야기가 좀 줄어들어서 아쉬웠고, 그 때문에 시청자 분들이 좀 덜 공감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제게 그랬듯 정일우, 유노윤호, 김성오 선배와 심지어 PD님과 카메라 감독님에게도 이 작품이 나름의 의미가 컸던 것 같아요. 밤샘 촬영에 밥도 못 먹기 일쑤였는데 같은 마음이었기에 함께 힘을 낼 수 있었죠. 그래서 결과도 잘 나올 수 있었다고 봐요."

친구 권리세의 죽음 "꿈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돼"


드라마 촬영 도중 고성희는 자신과 절친한 친구였던 레이디스 코드의 권리세를 잃었다. 과거 같은 소속사에서 데뷔를 준비하며 친분을 쌓은 두 사람은 각각 배우와 가수로 다른 길을 갔지만, 힘들 때 의지하며 꿈을 나눴던 소중한 인연이었다. 고성희는 "여전히 슬프고 친구의 죽음을 여전히 실감 못하고 있다"며 "모든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고 가장 먼저 그 친구에게 인사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떠나보내지도 못한 상황에서 감히 그 친구의 이름을 언급하는 게 사실 미안해요. 제가 지칠 때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한 걸음씩 가게 해준 친구예요. 우리가 함께 꿈꾸고 나눴던 이야기와 약속들이 있어요. 사실 활동하면서 조금은 잊고 살았는데 다시금 절 채찍질 하면서 1분, 1초를 소중하게 생각할 겁니다.

어떤 분들이 말하듯 제가 운이 좋게도 빠르게 성장한 점도 있는데 그래서 아쉬움도 커요. 좀 더 작품을 통해 준비되고 완성된 배우로 자라고 싶습니다. 저 역시 무명 시절이 있었고, 특히 드라마 오디션에서 많이 떨어지곤 했는데 그래서 지금의 제 모습을 이해해 달라고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할 일은 악착같이 스스로를 증명해가는 거죠. 큰 숙제입니다."

그래서 고성희는 모든 배우들이 꿈꾸다 시피 하는 인생의 대표작을 빨리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직 대표작을 만나기엔 이르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충분히 작품을 잘 해내고 인물을 표현할 수 있을 때 만나길 원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큰 그림부터 고민해야할 것 같아요. 지금도 얼른 대중 분들에게 제 매력을 보일 수 있는 작품을 해야 하는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내공을 다지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다만 스스로를 채우며 감성을 키워나가다 보면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충전의 시간도 필요해요. 작년부터 쉼 없이 달려서 제 감성이나 감정이 단조로워지는 것 같거든요.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서점에도 놀러가면서 절 채워야겠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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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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