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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가 지속적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혼자 사는 싱글들에게 싱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발언해 커다란 논란을 초래하였다. 기록적인 대한민국의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젊은 세대의 환경을 개선하는 대신 오히려 결혼하지 않았거나 자녀가 없는 이들에게 세금을 더 물리겠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해 젊은 세대의 아픈 속을 대못으로 찔러버린 것이다. 돈이 없어, 살기 힘들어 결혼은커녕 연애조차 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 이러한 발언은 정말 '말도 안 되는'발언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는 더 깊숙하고 본질적인 곳에 있다. 바로 정부가 국민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세상 어느 천지에 자국민의 출산율이 낮다고 세금을 더 부과하겠다는 정부가 있단 말인가? 국민을 섬겨야 할 대상으로 보고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정상적인 정부라면 결코 이런 발언을 할 수 없다. 출산율이 떨어진다면 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지, 어쩔 수 없이 그런 처지에 내몰린 이들에게 세금을 더 물리겠다는 주장은 국민을 섬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전체주의적 정권에서나 가능한 논리다.

전체주의 국가에서 중요한 것은 국가 전체이지, 그 안의 구성원인 시민의 권리나 인권은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민을 존중받아야하는 개인이 아니라 통제해야 할 부속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증세라는 처벌로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말도 안되는 말이 나올 수 있다.

시민은 가축이 아니다

시민은 가축이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은 국가의 본질적인 주인이며, 국가는 시민들의 합의에 불과하다. 그런데 국가의 존속을 위해 시민들의 권리와 선택을 제한하고 불이익을 준다니... 이것은 결국 시민의 권리와 존엄성을 무시한다는 말과 동일하다. 결혼해 출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준다는 것은 결국 시민을 섬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통제해야 할 가축이자 부속품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며, 나아가 국가 유지를위해 시민의 기본권이나 개인 존엄성 따위는 얼마든지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로 축약할 수 있다. 이른바 국가주의, 전체주의의 망령이자, 시민들을 통제해야 할 가축으로 바라보는 시대착오적인 시선이다.

더구나 사회 환경상 젊은 세대가 결혼을 하기 싫어서 하지 않고, 출산을 하고 싶지 않아 안 하는가? 본질적인 저출산 문제의 원인은 젊은 세대의 선택보다는 왜곡된 사회구조에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낮은 급여와 미칠듯이 상승하는 생활 물가, 신뢰를 상실한 공교육 시스템 때문에 발생한 사교육 광풍으로 아이를 출산하면 자연히 급격하게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교육비용, 여기에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배경인 안정된 직장은커녕 언제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 천만 시대에 이들에게 결혼을 강요하고, 아이를 출산하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폭거에 가깝다.

생활이 안정되고 복지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간다면 왜 연애도 결혼도 마다하겠는가? 마음에 드는 이성과의 교제와 자손 번식에 대한 욕구는 인류의 근본적인 욕구이자 본능이다. 이런 본능마저 억누르게 하는 게 왜곡된 사회 구조고, 거기에서 파생된 경제적 부담이다. 수천 만의 학자금 대출, 미칠듯이 치솟는 집값에 언제 잘릴지 모르는 직장까지... 이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바쁜 이들이 오늘날의 '삼포세대'라 불리는 절망에 찬 이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본질적으로 저출산을 해결하고 싶다면 싱글세로 젊은 세대를 윽박지르기보다는 복지 제도부터 뜯어고치고, 국민이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왜곡된 사회구조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애초부터 국민을 섬기기보다 통제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현 정권6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 자체도 난센스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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