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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달걀 세례 경상남도가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발표한 29일 오전 서울 계동 보건복지부 현판이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회원들이 던진 달걀로 훼손돼 있다.
이들은 경상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강행을 방조한 박근혜 대통령과 보건복지부를 규탄하고, 폐업을 즉각 중단시킬 것을 촉구했다.
▲ 보건복지부 달걀 세례 '싱글세' 해프닝을 일으킨 보건복지부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싱글세'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1인 가구에 세금 페널티 부여에 대해 말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5월 29일 오전, 보건복지부 현판이 달걀로 훼손됐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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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까지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 후 아이가 없는 부부 등에게 세금이 부과되는 이른바 싱글세 논란이 일었다. 지난 11일 <매일경제>는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가 "몇 년 후에는 '싱글세'를 매겨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고위 관계자의 말은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됐다.

지난 12일 보건복지부는 "'싱글세' 등과 같이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농담이 와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혼가구나 다자녀가구에 비해 1인 가구에게 세금면에서 페널티가 부과될 수도 있다는 말은 한 것 같다"고 시인했다.

SNS는 분노로 들끓었다. 비만세 도입 추진, 부가세 인상 등을 시작으로 한 증세 움직임에 대한 국민적 조세저항이다. 정부의 태도에 대한 분노표출이기도 하다.

'저출산' 문제 심각하다고 개인에게 책임 전가하나

분명히 저출산은 한국에게 치명적인 문제다. 저출산은 생산력과 구매력의 저하로 이어지고,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187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저출산은 미래 한국사회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렇다고 사회가 만든 문제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건 더 큰 문제다. 한국의 저출산은 열악한 사회구조 탓이다. 결혼을 하고 싶어도 취업이 되지 않아 못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높은 양육비 때문에 아이를 키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죽을 둥 살 둥 허리를 졸라 아이를 낳아도 가난이 대물림 될까봐 겁이 나는 현실이다. 돈이 없어 결혼을 못 하고, 돈이 부족해 아이를 낳지 않는 상황을 배제한 채 아이를 낳지 않는 가구에 '페널티' 개념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청년들의 분노와 허탈감만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노동환경 탓에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상사의 눈치를 봐야만 하고 임신부에게 퇴사를 종용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여태껏 취업과 결혼 그리고 양육에 정부가 책임지지도 않은 채 저출산 문제를 개인에게 돌리다니. 조만간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업자들에게 '실업세'까지 걷을 기세다.

설령 징벌적 세금이 생긴다 하더라도, 저출산 문제가 마술처럼 해결될 리 없다. 신설된 세금 납부를 위해 개인은 그만큼 지출을 줄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결혼을 늦추고 출산을 늦출 개연성이 높다. 단순히 페널티를 피하기 위해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할 정도로 국민은, 국민을 둘러싼 환경은 단순하지 않다. 국민은 가축이 아니다. 국가를 위해 재생산에 나서는, 국가의 부속품도 아니다. 

 세금
 지난 2013년 비만세 도입 추진에 이어 부가세 인상 검토, 그리고 싱글세까지... 이 기세라면 조만간 실업자들에게 실업세를 걷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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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차별 싱글세... 서민 쥐어짜기 그만두라

심지어 이런 싱글세 방안은 '출산'이라는 선택적 문제로 개인을 차별하는 전근대적 발상이다. 출산은 근본적으로 개인의 선택 문제다. 개인의 신념에 따라 독신으로 살 수도, 아이를 낳지 않을 수도 있다. 개인의 신념을 무시한 채 일괄적으로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은 또 하나의 차별이다.

성소수자들과 종교인들 그리고 불임부부들은 어떻게 대할지 궁금하다. 개인의 환경과 신념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국가 개조에 강제로 동원하는 건 옳지 않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가, 국민이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가. 근본적인 물음에 답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싱글세'와 관련된 여론의 분노는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결과만 바라는 정부의 구태의연한 의식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여태껏 문제가 생기면 구조를 개선할 생각은 없고, 모든 부담을 피지배자와 사건의 주체들에게만 전가시켰다.

'윤창중 인턴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자 청와대는 여성 인턴을 줄였다. '마우나 리조트 사고'가 나자 안정행정부는 학생회 단독 오리엔테이션을 금지시켰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자 관피아의 꼬리를 자르고 유병언 일가에게만 책임을 돌린다. 정면돌파보다는 꼼수만을 선택한 정부의 행태가 저출산 문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필요성에 대한 논의 없이 모든 비용과 동기부여를 징벌적 세금으로 떼우려는 형국이다.

리더는 시스템의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성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협조를 구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세금이 부족하면, 국민들에게 세금 필요성을 설득하면 된다. 설득이 어렵다고 징벌적 세금을 손쉽게 매기면, 시스템의 개선은 영영 멀어질 뿐이다. 정부가 언급한 방안은 모두 못 가진 '서민'을 더욱 쥐어짜는 잔혹한 방식이다. 국가가, 정치가 못 가진 이들을 보호하진 못할망정 잔혹해지기만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태그:#싱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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