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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근혜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것을 놓고, 군사주권 포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전작권을 둘러싼 한반도 안보 문제가 주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군사전문가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의 '군사주권을 빼앗긴 나라의 비극' 연재 글을 게재합니다. 이 연재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실렸습니다. [편집자말]
외교·안보는 장기적 안목에서 국가 생존의 방향을 설정하고 원대한 비전, 다양하고 유연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국가의 창의적 역량이다. 국제정치의 양상이 시대와 역사에 따라 변화무쌍하다면 당연히 국가 생존의 방책도 여러 선택 조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동맹 역시 마찬가지이다. 양자 간의 동맹도 있지만, 다자동맹·복합동맹 등 국가의 안보상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되고 응용될 수 있는 정책이다.

한미동맹 역시 한반도 안보 상황에 따라 현재와 같은 대북 방위동맹일 수도 있고 미래에는 동북아 지역안정 동맹, 한반도 평화유지 동맹 등으로 그 성격을 달리할 수 있다. 동맹이란 시대 상황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

레이건 대통령 당시의 약속을 아직도 믿는 '보수' 세력

항모 조지워싱턴호 갑판에 첨단비행기 11일 해군 부산기지에 입항한 미 해군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9만7천t) 갑판에 전폭기인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 조기경보기인 E-2C(호크아이 2000), 전자전투기(EA-6B), 대잠수함 초계헬기 시호크(SH-60F) 등이 줄지어 서 있다. 이 항모에는 70여대의 항공기가 탑재돼 있다. 조지워싱턴호는 16일부터 21일까지는 남서해 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고, 21일부터 이틀간 한국과 미국, 일본의 해상 전력이 참여하는 수색·구조 훈련에도 참여한다.
▲ 항모 조지워싱턴호 갑판에 첨단비행기 많은 보수 세력은 전쟁이 터지면 약속된 숫자의 미군이 증원에 나설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 약속의 신뢰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 사진은 지난 7월 11일, 해군 부산기지에 입항한 미 해군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9만7천t) 갑판에 전투기가 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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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핵심은 "어떤 생존전략이 우리가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는 데 유리한 여건을 보장해주느냐", "우리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국가 자율성의 기반이 조성되었느냐"이다. 그렇지 않고 당장 북한 위협에 대한 공포에 질린 나머지 우리가 무엇을 주도하지 못한 채 주변 상황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그것은 외교·안보 정책이 아니다. 그러므로 외교·안보는 상상력의 예술이다.

연합사에서 근무한 한국군 영관급 장교들과 대화하다가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었느냐"고 질문하면 "회의 중에 미군 부서장이 지금부터 외국군 장교들은 다 나가라고 할 때 굴욕감을 느끼게 된 것"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미군이 자기들끼리만 핵심 정보와 전략을 공유하고 한국군에게는 일체 비밀로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이야기다.

이 중 우리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바로 전시 미 증원군 지원에 관한 사항이다. 전시에 미 증원군의 한반도 전개계획을 시차별부대전개목록(TPFDL : Time-Phased Force Deployment List)이라고 한다. 그런데 미군은 이 목록의 상세 내용을 우리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전시에 미군이 얼마나 지원되는지 까맣게 모른다. 그저 69만 증원병력과 5개의 항모전단, 3000대의 전투기가 지원할 것이라고 아직도 믿고 있다. 레이건 대통령 당시에 만든,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미군을 말이다. 레이건 당시에 미군이 240만 명이었다면 지금은 140만 명 수준이다. 그런데도 미군이 이 정도 수준의 증원을 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아직도 우리 보수 세력들은 성경처럼 암송한다.

여기에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병력감축 계획은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상군 병력이 주된 대상이다. 그렇다면 전시에 미군이 압도적으로 지원된다는 믿음은 근거가 없다. 또한, 각종 물자 및 탄약도 미군이 지원한다고 하지만 환상이다. 미국은 한국에서 전쟁비축탄(WRSA)을 폐지한 지 오래다. 탄약부족분은 한국이 구매하라고 하고 있다. 미국의 전쟁 물자지원은 개전 초에 600억 달러로 예상되는데 이건 고스란히 한국정부가 채무로 적립되어 나중에 갚아야 한다. 이 세상에 공짜란 없다.

우리에게 정보 제공하지 않는 미국... 믿고 맡길 수 있나

주한미군 기갑전투여단, 순환배치로 전환 내년 6월 동두천에 주둔한 주한미군 2사단 예하 제1기갑전투여단이 해체되고 미국 텍사스에 주둔한 미 1기갑사단 제2기갑전투여단으로 대체된다.

새로운 기갑전투여단이 2사단 예하로 동두천에 배치된 이후 장비는 그대로 두고 병력이 9개월마다 바뀌는 순환배치가 시작된다.

사진은 2011년 9월 1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열린 한미연합 화력시범에서 미2사단의 M1A2 전차가 불꽃을 내뿜고 있는 모습
▲ 주한미군 기갑전투여단, 순환배치로 전환 지난 2011년 9월 1일, 한미연합 화력시범에서 미2사단의 M1A2 전차가 불꽃을 내뿜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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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인가? 과거에는 미 증원군을 전개하는 절차가 미 합참이 각 군의 협조를 받아 파견하는 형식이었다면 2004년에 부시 대통령의 비밀 훈령에 따라 미 합동전력사령부(JFCOM)가 합동부대를 편성하여 한국에 보내는 것으로 절차를 변경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합동전력사가 또 해체되기 때문에 증원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미국은 한국군 장교들에게 있어 거대한 미스터리이자 비밀 덩어리다. 미국은 그들의 국가이익이 있기 때문에 절대 우리에게 모든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전쟁이 나면 우리는 압도적으로 많은 인력(현역 63만, 예비역 300만)과 물자, 장비, 자금 등 태반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면 부담이 많고 기여도가 높은 당사자가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이 순리이다. 미국의 부담은 줄어들고 우리는 늘어난다면 당연히 권한도 우리가 더 많이 행사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지 않은가? 피와 땀을 더 많이 제공하는 쪽이 작전권을 행사하고 지원하는 쪽은 보조적인 역할만 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지원(support)-피지원(supported) 관계로서 미국은 지원하는 당사자이지 주도하는 당사자가 아니다.

우리가 무엇을 주도한다고 할 때, 그것은 곧 책임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만일 한미연합사령부가 그처럼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면 이제부터 사령관을 한국 쪽이 맡든지, 그렇지 않다면 한미가 번갈아가며 맡으면 된다. 그걸 안 하고 연합사령부라고 하고, 미군의 핵심 전략과 계획을 몰라 쩔쩔매는 연합사가 어떻게 연합사인가? 이제는 시대 상황에 맞게 동맹도 조정할 때가 되었다.

(다음 번에 계속,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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