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는 환경 오염과 식량난으로 위기에 빠진 미래 사회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 영화입니다. 과거 NASA의 파일럿이자 엔지니어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쿠퍼(매튜 매커너히 분)는 인류에게 새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구를 대체할 행성을 탐사하는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쿠퍼는 자신의 가족을 비롯한 인류의 생존과 희망을 위해 우주선에 오릅니다. 아직 아버지가 필요한 어린 아들과 딸을 지구에 남겨두고 말이죠.

우주로 떠나는 그에게는 두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인류를 위해 지구를 대체할 수 있는 행성을 찾는 것이며, 두 번째는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의 품으로 '늦지 않게'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떠난 우주여행에는 예상하지 못한 거대한 장애물과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인터스텔라>를 통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을 이야기합니다. 행성 간의 여행이 가능해질 정도로 과학과 기술이 발달한 미래 사회에서도 우리는 시간을 거꾸로 되돌릴 수 없고, 공간의 차원을 좌지우지할 수 없습니다.

물론 탐사대원 중 한 명인 아멜라(앤 해서웨이 분)가 말한 것처럼 자연은 악의를 품지 않습니다. 다만 시공간이라는 자연은 존재 자체로도 우리를 무기력하게 할 때가 있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시간과 공간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은 늙거나 병들고 죽어갑니다. 그 현실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쿠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터스텔라>는 우주의 시공간에 대한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우리에게 시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사랑이 존재한다고 강조합니다. 자신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연인에 대한 애정, 동료애, 인류애. 모든 종류의 사랑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동력이 됩니다. 그리고 그 힘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는 데 성공합니다.

영화에는 탐사대원들이 타는 우주선이 토성을 지나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는 스크린을 가득 채운 토성을 배경으로 한 점의 빛처럼 작은 우주선이 우주를 유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압도적인 볼거리 중 하나로 광활한 우주에 비하면 우리가 얼마나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우주의 먼지처럼 작고 무력한 우리에게는 시공간을 뛰어넘게 하는 사랑이 있습니다. 거대한 우주도 그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인터스텔라>는 우주의 진리(Universal Truth)를 보여주는 걸작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