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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블링크>, <티핑포인트> 등 이름만 들어도 책의 무게와 위대함에 저절로 숙연하게 만드는 작가 말콤 글래드웰. 그는 뉴욕의 저널리스트이자 위대한 강연자이고, 뛰어난 저술가인 그의 글은 해박함을 넘어 재치와 위트로 가득 차 있다. 말콤 책의 위대함은 누구나 쉽게 알고 있던 내용을 그만의 관점에서 풀어 쓰는 재주가 뛰어난다는 데 있다.

그의 책은 결코 어렵거나 난해하지 않다. 스토리가 있고, 에피소드가 있으며, 세상이 다 아는 일상적인 삶이 있다. 그런 평범한 삶이 어떻게 그토록 위대한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말콤 글래드웰의 최신작 <다윗과 골리앗>.
 말콤 글래드웰의 최신작 <다윗과 골리앗>.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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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 책 속의 성공요소

우선 그의 글 속에는 뛰어난 에피소드가 있다. 누구나 알고 있거나 들어 봄직한 이야기로부터 그의 글은 시작된다. 그리고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아내듯이 의미 있는 주제를 뽑아내기 시작한다.

선택된 주제는 다시 다양한 사례와 증거를 바탕으로 교묘한 원칙과 룰을 만들어 낸다.

혹은 남이 이미 만들어 논 논제를 더욱더 견고하게, 혹은 그만의 독특한 해석으로 새로운 가설을 만들어 낸다. 그의 첫 번째 위대함이 여기에 있다.

두 번째는 그의 책에는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3이란 숫자를 좋아한다. 그가 말하려하는 원칙과 룰을 설명할 때, 3가지 원칙은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3은 너무 적지도 너무 많지도 않은 매우 적절한 숫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티핑포인트>에서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는 임계치 즉 티핑포인트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3가지의 필수조건을 말한다. 메신저 역할을 하는 커넥터, 세일즈맨 등 소수의 법칙이 하나고, 사람들의 뇌와 가슴에 강렬하게 자리하는 고착성이 둘이며, 그러한 현상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의 힘이 마지막 세 번째이다. 이런 듯 그의 책 속엔 3가지 원칙을 들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그만의 독특한 관점의 차이다. 그동안 전해 내려오거나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것들을 그는 색다른 시각으로 뒤집어 놓는다. <아웃라이어>에서는 일반적으로 천재라 일컫던 모차르트와 비틀즈를 엄청난 노력의 산물로 바라봤고, <블링크>에서는 미국 최악의 대통령으로 알려진 워렌 하딩이 단순히 그의 뛰어난 겉모습에 속은 유권자의 실수에서 비롯되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은 관점의 승리다

그러나 내가 그의 책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것은 최근에 나온 '다윗과 골리앗'에서 바라본 그만의 독특한 관점의 차이다.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다윗의 위대한 업적과 강력한 대담, 용감무쌍함이 사실은 그보다는 골리앗의 시각적인 장애에 따른 약점을 적절히 이용하였다는 점을 지적하는 대목에서 그의 기발함에 혀를 내둘렀다.

사실 이런 관점을 해석하는 근거를 남긴 자료는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하여 왔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던 것들이었다. 주는 대로 받아들이는 무매한 사람들만 빼고, 어쩌면 그 속에 나도 포함된다. 성경이 전하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가 전부이고, 그와 다른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지함이 감히 말콤과 같은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기회조차 만들지 못하게 한다.

글쓰기를 하는 사람들이 항상 염두해 둬야 할 것은 이처럼 이미 정해지고, 기정사실화된 것들을 다시 해석하고 되짚어 볼 수 있는 혜안을 갖는 것이다. 그런 혜안은 당연 꾸준한 책읽기에 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진리다.

따라서 창조적인 글쓰기의 기본은 책읽기가 우선이며, 다독보다는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으며 생각하고 또 생각할 것을 권한다. 결국, 생각 속에서 관점의 차이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다윗과 골리앗 -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 21세기북스(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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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말콤 글래드웰, #다윗과 골리앗, #성경, #관점의 차이, #티핑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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