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충북교육청이 만든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학교기업 점검 결과 보고서'.
 충북교육청이 만든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학교기업 점검 결과 보고서'.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충북의 한 고교가 최근 2년 동안 미성년자인 학생들을 동원해 쥐 3256마리를 사육해 죽인 뒤, 이를 포장 판매해 1000만 원대의 수익을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쥐 사육 등에 참여한 한 여학생이 자살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충북교육청 "학생들이 직접 쥐를 죽였다"

지난 10월 31일 충북교육청 관계자들과 이 교육청이 만든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학교기업(씨크릿가든) 점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 해부터 학생 10명에게 쥐를 사육토록 한 뒤 이를 죽여서 판매하는 사업 등을 벌였다.

이 학교는 쥐를 동물원 등지에 포유류 먹이 용도로 내다 팔았다. 지난해와 올해 판매한 쥐는 죽은 쥐 3256마리(2013년 1264, 2014년 1992)를 비롯해 모두 7485마리였다. 이 학교는 이산화탄소 질식기를 교내에 설치한 뒤 이 기기를 이용해 쥐를 죽인 뒤 냉동 포장하는 방식을 썼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직접 쥐를 죽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교가 이런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모두 1107만9500원이었다. 수익금은 학교통장에 입금하도록 했다.

이런 '무서운 사업'에 학생들을 동원하고서도 이 학교는 해당 학생들과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월급 등의 정액 급료도 지급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해 이 학생들의 대표와 부대표 2명을 뽑아 태국 등지를 여행 시켰다. 이 과정에서 537만 원을 사용했다는 게 이 학교의 설명이다. 다만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연말에 작업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나눠줬다고 한다"고 전했다.

해당 학교기업 '씨크릿가든'은 상도 받았다. 올해 9월 경기도교육청과 한국농업교육협회가 주최한 전국FFK(Future Farmers of Korea) 전진대회에서 동상을 받은 것.

상도 받은 학교기업, 동원된 학생은 왜 자살했을까?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전교조 등은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물 살처분 강요'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전교조 등은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물 살처분 강요'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이 학교의 사업에 참여한 고교 1학년 김수영 학생(가명)이 지난 6월 5일 자살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이 학생의 아버지에 따르면 '해당학생은 쥐를 사육한 뒤 죽여서 파는 일에 대해 평소 괴로워했다'고 한다. 이 학생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애완용 쥐를 키워 왔다.

서국화(법무법인 한국) 변호사는 "미성년자들에게 쥐를 죽이도록 한 뒤 판매하는 사업은 산업교육진흥법상 '학교기업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사업종목'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충북교육청도 "사육동물을 질식사 시켜 판매하는 학교기업에 대해서는 앞으로 선정 단계부터 제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학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쥐 죽이기 동원
댓글2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