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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자영화 <자가당착>포스터 정치풍자영화 <자가당착>포스터
▲ 정치풍자영화 <자가당착>포스터 정치풍자영화 <자가당착>포스터
ⓒ 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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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자영화 <자가당착 : 시대정신과 현실참여>(아래 '자가당착')가 법원의 판결로 제한상영가등급 판정에서 벗어나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잘못된 등급판정을 내린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는 판결이 확정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다.

<자가당착>은 몸이 불편한 포돌이 마네킹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현실과 정치를 비꼬는 풍자영화다.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진 촛불집회, 용산참사, 4대강 사업 등을 풍자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마네킹이 등장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영등위가 2011년 6월과 2012년 9월 2차례 영화 <자가당착>에 대해 제한상영가등급판정을 내림으로써 국내상영이 좌절됐다. 그 사이 2013년 6월 일본에서 먼저 개봉됐다.

영등위는 "<자가당착>에 잔혹한 장면이 다수 등장하고 영상의 표현 수위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현저하게 훼손하고, 국민의 정서를 손상할 우려가 높다"며 제한상영가로 분류했다. 특히 영등위는 '박근혜 대통령 마네킹'에서 피가 솟는 장면과, 여자 경찰이 지퍼를 내리자 불이 붙은 남자의 성기가 묘사된 장면이 나오는 것 등을 문제 삼아 폭력성, 선정성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작자인 김선 감독은 2012년 11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정치적 판단을 한 영등위의 판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등급분류결정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는 김선 감독의 완승이었다.

법원 "관객의 비판에 맡겨야"... 제한상영가 등급 취소 판결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2013년 6월 제한상영가등급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 제한상영가 영화는 사실상 국내개봉이 불가능한 점 ▲ <자가당착>이 다수의 영상 표현기법과 여러 장르를 혼합한 실험적 작품이고 베를린영화제 등에서 공식 상영된 점 ▲ 영화진흥위원회가 예술영화로 인정한 점을 볼 때 영등위의 등급판정이 부당하다고 보았다. 

1심 법원은 "성인으로 하여금 관람하게 하고, 영화의 정치적·미학적 입장에 관하여 자유로운 비판에 맡겨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내렸다.

영등위의 항소로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올라갔지만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고법도 지난 2월 13일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영등위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지난 7월 10일 피고(영등위)의 상고를 기각,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자가당착>에 대한 제한상영가등급판정은 부당하다"는 법적인 판단은 확정되었다. 하지만 판결이 확정된 지 3개월이 넘도록 영등위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김선 감독도 이같은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김선 감독 "석 달 넘도록 후속조치 않는 영등위 직무유기"

 영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의 한 장면
 영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의 한 장면
ⓒ 곡사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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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31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1, 2, 3심 판결 모두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어처구니없는 등급결정을 내린 영등위가 재판 과정에서 대법원에 상고까지 하며 소송을 2년 넘게 끄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정권의 눈치를 보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꼬집었다.

김 감독은 "7월 대법원 판결로 마침내 <자가당착>의 제한상영가등급결정은 취소되었는데도 영등위가 석 달 넘도록 영등위가 아무런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명백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영등위 직원과 통화한 결과 다시 등급분류 신청을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것은 법원 판결을 무시하겠다는 처사"라면서 "<자가당착>에 등급분류를 잘못 매긴 영등위가 스스로 타당한 등급을 다시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영화가 제작된 지 5년, 등급심사를 신청한 지 4년이 넘도록 영화가 관객과 만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여 영등위가 조속히 등급을 내려달라"고 촉구한 뒤 "만일 영등위가 계속 수수방관한다면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자가당착>이 18세 관람가 등급이 나올 것으로 보고,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현행 등급분류제도에 따르면 영화는 전체 관람가, 12세, 15세, 18세 관람가 등급, 제한상영가 등급으로 분류된다. 이 중 제한상영가 등급영화는 광고나 상영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으며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이 가능하다. 국내에 제한상영관이 한 곳도 없기 때문에 제한상영가등급 판정은 사실상 상영금지 조치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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