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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개방성은 1883년 개항 전인 고려시대 임진강 하구에 조성된 벽란도 국제항과 당시 통관 절차의 주 무대였던 강화 서검도와 조선시대 동검도의 역사까지 거슬러 오른다. 그리고 현재 항만과 공항,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국제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 송도국제도시 인천의 개방성은 1883년 개항 전인 고려시대 임진강 하구에 조성된 벽란도 국제항과 당시 통관 절차의 주 무대였던 강화 서검도와 조선시대 동검도의 역사까지 거슬러 오른다. 그리고 현재 항만과 공항,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국제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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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세 없는 도시 인천

인천의 인구 구성을 보면, 이북·충청·호남·영남·강원 등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외국인도 많이 늘었다. 토박이가 적고 여러 지역 출신이 두루 모여 살고 있다는 특성 탓에 '모래알 인천'이라는 말도 회자된다.

반면에 여러 지역에서 모이다 보니 특정 지역이나 학교 출신이 각 분야에서 이른바 주도권을 장악하지 않고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즉, 터줏대감이 적다 보니 텃세가 없다. 각 분야와 영역에서 팽팽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다 보니, 비밀이 없는 특성도 지니고 있다.

개항의 도시, 항만 도시가 대개 그렇듯 인천 또한 개방성과 역동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근대 개항 이전이 아니라, 고려시대 임진강 하구에 조성된 벽란도 국제항과 당시 통관 절차의 주 무대였던 강화 서검도와 조선시대 동검도의 역사까지 거슬러 오른다.

근대 이후 인천은 개항을 통해 서구 문물을 빨리 받아들였고, 이를 통해 당시 조선 8도에서 봉건체제와 전근대적 사고의 틀을 스스로 부순 개척자들이 타지로의 이전에 대한 두려움을 용기와 능력으로 누르고 몰려들었다.

이렇다 보니 인천은 다른 지역, 다른 국가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이는 또, 인천이 자연스럽게 개방성과 역동성을 지닌 도시가 되게 했다.

최근에도 타 지역에서 인천으로 와 정착한 사람이 많다. 국제항만과 국제공항, 경제자유구역 내 IT산업과 BT산업, 금융산업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온 '21세기 개척자'들도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온 사람도 많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이주한 사람이 늘면서, 이들을 위한 복지 정책과 예산이 인천시의 중요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서울의 비싼 주택가격과 전세 값을 피해 청라·영종·계양·부평 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직장인도 대폭 늘었다.

어디에 살 것인가를 택할 때 '교육과 의료'

인천은 누구나 와서 자신의 실력을 펼쳐 꿈을 이룰 수 있는 도시다. 그러나 반대로 때가 되면 더 나은 도시를 찾아 떠나는 도시이기도 하다.

오늘날 사람들이 거주지를 결정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은 교육과 의료라는 통계가 있다. 이와 더불어 문화·예술과 스포츠·레저 등 여가활동 향유가 주거 입지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부각했다.

김민배(인하대 로스쿨 교수) 전 인천발전연구원장은 "조사보고서를 보면 10년 전만 해도 인천을 떠나는 주된 이유는 교육과 문화의 부재였다. 그게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감소 추세에 있다. 오히려 외국학교나 외국대학이 인천에 개교하면서, 인천으로 오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또한 "300만 시대 인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가 있느냐 없느냐는 도시의 생명력이다. 일자리는 산업에서 나오기에, 산업 경쟁력은 곧 그 도시에 있는 기업과 대학의 연구개발(R&D) 경쟁력이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물론 서울에 비해 인프라와 수준이 낮은 게 사실이지만, 타 지역에 비하면 전보다 많이 개선됐다. 인천에 IT와 BT, 항공산업분야 기업이 들어서고 있다. 산학협력과 연구를 더욱 확대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 그 기초가 되는 교육 경쟁력과 대학 경쟁력 확보에 더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의 의료분야를 보면, 인하대병원·가천대 길병원·가톨릭대 국제성모병원·한림병원 등 대학병원이 여러 개 들어섰다. 또, 한진그룹은 송도에 국제병원을 짓기로 하고 현재 검토 중이다. 다만 인천의료원과 같이 서민을 위한 공공의료시설이 부족한 점은 시민 건강권 보장을 위해 개선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300만 도시의 다른 이름은 해양문화도시

인천은 바다의 도시다. 그래서 300만 도시의 다른 이름은 해양도시나 다름없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강화도와 동북아 관문 영종도를 비롯해, 멀리 서해 5도부터 코앞 팔미도와 덕적군도, 영흥도에 이르기까지 인천에는 160여 개에 달하는 섬이 있다.

하지만, 스포츠와 레저에 대한 여가활동 수요가 높은 데 비해 섬들을 연계한 육지·해양 공동 발전전략이 부재하다. 게다가 북과 접경지역인 서해에는 늘 긴장이 도사리고 있다.

또한 인천의 섬들은 화력발전소와 조력발전소, 쓰레기매립지, 군부대 등 혐오시설과 위험시설, 기피시설의 입지로 거론될 뿐이다. 그러는 사이 모래 채취로 해변과 어장이 파괴되고 중국어선 불법조업으로 어장이 붕괴되고 있는 실정이다.

허선규 서해아라뱃길정책추진단장은 "우선 연안여객 준공영제 도입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섬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게 급하다. 또한 아라뱃길 레저용 선박들이 연안 섬에 접근할 수 있게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이미 몇몇 섬은 기본 인프라가 있어 예산이 별로 안 든다. 이는 곧 도서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허 단장은 또, "영종도 왕산 마리나 시설 옆에 제2연안여객터미널 건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관광객이나 환승객을 여기서 섬으로 안내하면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된다. 또 수도권에서 섬 여행객이 늘어 공항철도 적자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한 뒤 "서해 5도는 독도나 다름없다. 서해에서 평화는 생존이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반짝하는 언론플레이 말고 지속적인 관광·수산·에너지·평화안보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9월 11일  민선6기 시정 목표로 ‘새로운 인천, 행복한 시민’을 발표했다. 주요 시정 방침으로 ▲풍요로운 시민의 삶 ▲역동적인 세계도시 ▲인천만의 가치 창조 ▲시민 중심 시정 실현을 선정했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면서 유 시장의 리더십이 비로소 검증대에 올랐다.
▲ 유정복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9월 11일 민선6기 시정 목표로 ‘새로운 인천, 행복한 시민’을 발표했다. 주요 시정 방침으로 ▲풍요로운 시민의 삶 ▲역동적인 세계도시 ▲인천만의 가치 창조 ▲시민 중심 시정 실현을 선정했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면서 유 시장의 리더십이 비로소 검증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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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시대, 인천의 리더십과 거버넌스

리더십에 따라 조직 또는 사회의 발전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지난 6·4 지방선거를 통해 인천은 새로운 시장을 맞았다. 시장은 시민의 삶을 보살피는 목민관이다. 즉, 정치보다는 행정을 우선 살펴야 한다. 그러나 시장은 중앙정부가 해야 할 일에 속하는 정책과 사업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또한 시민도 시장이 거대한 것을 유치하거나 치러내야 유능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방자치는 지역자치이자 주민자치다. 민선5기 때 인천시가 수차례 실시한 여론조사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인천시민들은 대형 프로젝트나 거대 담론보다 친절한 행정서비스, 안정적인 일자리, 아프면 쉽게 갈 수 있는 보건소와 의료원, 교육 여건 개선, 대중교통 개선 등을 더 원했다.

김민배 전 원장은 "광역시장은 이러한 것들을 말단 공무원이나 구의원이 해야 할 일로 치부하기 일쑤다. 그러나 지역의 리더라면, '주민들이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실천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을 달성했다고 홍보할 거리를 만들기보다 주민이 원하고 감동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렇다고 해서 주요 산업정책이나 경제정책, 개발정책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다만 거대 사업들은 많은 시간과 재정이 필요하고, 4년간 달성할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법적 절차가 그렇고, 대내외 경제 상황과도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천시의 현 재정상황으로는 그 무엇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큰 예산이 없어 못하는 사업은 많지만, 반대로 적은 돈으로 할 일도 많다. 총선과 대선에 휘둘리지 않으며 지역주민이 원하는 일을 순서대로 하는 것, 지금 인천에 필요한 리더십이다"라고 덧붙였다.

시장도 정치인인지라 정당의 입장을 외면할 수 없다. 그러나 인천시민을 위한 정책에는 여야를 넘어서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인천시는 아시안게임 개최 이후 엄청난 빚더미에 앉았다. 이는 시장이 누구인가와 상관없이 예정된 일이었다.

김민배 전 원장은 "인천엔 재정위기 외에도 굵직한 현안이 쌓여 있다. 시장 한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여야정협의체, 시정정책협의체, 원로회의, 시민단체 간담회, 각종 포럼을 적극적인 거버넌스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천은 300만 시대를 앞두고 큰 위기에 봉착했다. 이는 곧 인천시민의 위기다. 그래서 더욱 거버넌스를 통한 리더십이 절실하다. 그 거버넌스는 모든 사실을 공개하고, 공유하며, 시민들이 참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거버넌스는 인천이 지닌 도시의 특성, 즉 개방성·역동성·균형성·투명성 등에 가장 부합하는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 #인천광역시, #유정복, #거버넌스,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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