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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 울산역을 짓기 전의 주변 조감도. 삼각형 왼쪽 중앙이 역 개발지, 삼각형 오른쪽 부분이 KCC울산공장이다. 울산도시공사는 주변 땅을 매입하면서 공장부지 매입은 미뤄 땅값이 뛰었다.
 KTX 울산역을 짓기 전의 주변 조감도. 삼각형 왼쪽 중앙이 역 개발지, 삼각형 오른쪽 부분이 KCC울산공장이다. 울산도시공사는 주변 땅을 매입하면서 공장부지 매입은 미뤄 땅값이 뛰었다.
ⓒ 부동산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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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설립한 울산도시공사가 지난 2010년, KTX 울산역세권 개발을 하며 3.3㎡당(아래 평당) 60~70만 원에 매입하지 않은 KCC 언양공장 부지 땅값이 1000만 원대로 올라 특혜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관련기사: 울산도시공사, 대기업 부지 매입 왜 미뤘을까).

지난 30일 울산시는 시의회 시정질문에 답하면서 "KCC 측이 이전 보상비로 평당 약 1500만 원을 요구한다"며 "이에 2013년 울산도시공사와 KCC가 해당 부지를 공동개발 하기로 협의해 현재 사업비조달방안 등 타당성조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KCC는 2010년 당시 이전 보상비용이 너무 커서 부지 보상비를 받는 대신 개발·분양하는 사업자가 되는 방안이 거론되어 특혜 의혹을 받았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실제로 KCC가 공동개발 사업자가 되어 재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KTX 울산역세권 개발 특혜 의혹 쟁점은?

KTX 울산역세권 개발 특혜 의혹은 몇 가지 쟁점으로 정리된다. 우선, 그 추진 방향이나 주체가 타 시도와 달랐다. KTX역 추가 지정 당시, KTX 천안아산역, 김천구미역, 오송역, 신경주역, 광명역 등이 정부측 주택공사나 토지공사가 주체가 돼 개발사업을 진행한 반면, 울산시는 정부에 요구해 지자체가 개발 주체가 되는 것을 관철했다. 

또한 울산도시공사가 KTX 울산역 일대 28만여평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고시했지만 해당 KCC언양공장 땅 2만 평을 포함한 3만여 평은 매입하지 않고 2차 부지로 남겨뒀다. 그런데 매입하지 않은 KCC언양공장 땅 인접 지역을 모두 상업용지로 지정해 KCC 땅 값이 동반 상승했다.

울산시는 "KTX울산역세권 분양율 제고를 위한 울산시의 대책이 무엇이냐?"는 윤시철 시의원의 물음에 30일 "KCC언양공장 땅을 평당 약 1500만 원에 보상해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해 와 이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KCC와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한 결과, 2013년 도시공사와 KCC간 공동개발 하기로 협의했다"며 "올해 4월부터 도시공사에서 사업방식 및 사업비조달방안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타당성조사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이를 기정사실화 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KCC 측은 문제의 언양공장을 오는 2016년 상반기까지 김천일반산업단지로 이전하기 위해 지난 4월 생산설비를 발주하는 등 이전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평당 50만~70만 원과 설비이전 보상비를 지불하고 매입했어야 할 KCC언양공장 부지는 당초 매입가보다 20배 가량 치솟아 지방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특히 현재 지역언론들이 "울산의 관문인 KTX 울산역 정면에 위치한 KCC 언양공장에서 내뿜는 매연으로 울산의 첫인상은 '공해도시'로 각인되고 있다"는 지적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울산시가 빨리 땅을 매입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특혜 의혹 논란이 일 당시 추진 주체인 울산도시공사가 KTX 울산역세권 개발 특혜를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울산시는 국토부와 KTX 울산역세권 개발 추진 주체를 논의할 당시인 2004년, 울산도시공사 설립 추진을 시작했다. 이후 2007년 자본금 700억 원으로 울산도시공사가 설립됐다. 이어 2008년 울산역세권 개발사업 시행자가 됐다.

2008년 울산도시공사는 KTX 울산역이 들어서는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및 교동리 일대 28만여 평을 지난 2008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고시하고 부지를 평당 50만~70만 원으로 계산해 총 2000여억 원을 들여 매입했다. 하지만 KCC언양공장 땅 2만 평을 포함한 3만여 평은 매입하지 않고 2차 부지로 남겨둬 막대한 시세차익을 보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30일 답변에서 "KTX울산역세권 개발수립 시 KCC 언양공장을 포함한 전체를 일괄 개발코자 했으나 대규모 산업시설로 이전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평당 약 1500만 원이라는 무리한 보상 요구로 이행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2010년 취재 당시 울산도시공사는 "사실 울산시와 함께 KCC언양공장을 역세권 부지에 넣을까 말까 고민했지만 역 부근에 공장이 있는 것은 미관상 좋지 않다는 결론이 나 2차부지로 지정한 것"이라며 "KCC가 부지개발 사업권을 가진다는 것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었다.

당시와 지금의 답변이 다소 차이가 나지만, KTX울산역세권 개발은 국가기관사업에 해당해 강제매입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둘 다 설득력이 떨어진다.

4년 만에 다시 불거진 1000억대 특혜 의혹

이와 관련 당시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후보들 간 공방도 이어졌다. 야당 후보도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2002년 시장 당선 후 2010년 선거에서 3선을 노리던 박맹우 전 시장을 겨냥한 것이었다.

당시 박맹우 울산시장은 이를 정치공세로 규정했다. 박 시장 측 대변인인 박순환 당시 울산시의원은 반박자료를 내고 이러한 의혹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다"라며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당초 개발계획시 관련 법률에 따른 토지 세목조서에 KCC부지를 포함시켜 고시했다"며 "이후 보상가격은 2008년 2월 당시 기준으로 보상비를 산정하고 물가상승분만 감안하도록 해 특혜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KCC 땅의 상업용지 전환에 대해 "상업용지 전환 협의는 공장의 조속한 이전을 위해 도시공사가 검토한 여러 방안의 하나"라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현재 KCC가 평당 약 1500만 원의 보상을 요구하고, 이에 울산도시공사가 KCC와 해당 부지를 공동개발 하기로 한 것이 밝혀지면서 특혜의혹은 다시 증폭될 전망이다.


태그:#울산도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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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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