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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홍준표 지사)가 경남도교육청(박종훈 교육감) 관할인 일선학교에 대해 무상급식 관련 감사를 하겠다고 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교육청이 30일 감사원에 '자체감사활동 지원'을 요청했다.

경남도교육청은 감사원법 규정에 의거해 자체감사활동 지원을 요청했다며 경남도에 학교급식비 관련 특정감사 실시 계획 철회를 요청했다.

교육청은 요청서에서 "최근 외부감사의 권한이 없는 경남도청이 급식경비 집행과 관련해 사전 협의 없이 우리 교육청 소속기관(학교)에 대한 특정감사 계획을 언론에 제공한데 대해 심히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청은 "경남도청의 '경상남도 학교급식 지원조례' 제15조(지도·감독) 제1항을 근거로 우리교육청 소속기관(학교)의 무상급식 전반에 대해 실시키로 한 특정감사 계획은 권한을 벗어난 것으로 철회를 정중히 요청하며, 특정감사를 위한 자료제출과 수감에 응할 수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또 교육청은 "경남도청은 교육청 자체감사의 한계를 거론하는 등 적절치 못한 표현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이나 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하여 외부감사의 권한이 있는 감사원에 감사지원을 요청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청은 "향후 경남도청에서 지원한 급식경비와 관련해 목적외 사용 여부 확인을 위한 협조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조례에 규정한 바에 따라 협조할 것"고 덧붙였다.

그리고 교육청은 일선학교에 경남도의 특정감사 수감 관련 결정사항을 통지했다. 교육청은 "경남도가 각급 학교의 식재료 계약의 적정성, 특정업체 몰아주기식 특혜의혹, 식재료 납품에 따른 금품수수 등 비리행위, 우수 식재료 위법사용 여부 등 급식업무 전반에 대해 특정감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은 교육청의 권능을 무시하는 것으로 지방교육자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육청은 "조례에 따라 적법하게 실시하는 경남도와 시·군의 무상급식비 목적외 사용 여부에 대한 확인 업무에는 적극 협조하되, 경남도의 감사 일체에 대해 수감에 응할 수 없음을 알려드리며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종훈 "학교급식과 교육자치 지켜야"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27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의 무상급식 특정감사 계획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27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의 무상급식 특정감사 계획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경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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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 감사 계획과 관련해, 박종훈 교육감은 홍준표 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경남의 학교 무상급식 예산은 김두관 전 지사와 고영진 전 교육감이 배분에 합의해, 경남도와 경남도교육청, 18개 시·군청이 관련 예산을 나누어 충당해 오고 있다.

홍 지사가 하루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상급식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 박 교육감은 3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사실상 무상급식 지원금을 주지 않겠다는 본인 의도가 다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박 교육감은 "이런 상황에서 한 푼 더 받아내려고 자존심을 굽히면서까지 교육자치를 훼손할 순 없다"며 "정치적 입신을 위한 정치 한탕주의로부터 학교급식과 교육자치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홍 지사에 대해 말 바꾸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박 교육감은 "2012년 12월 경남지사 보궐선거 때 분명히 무상급식하겠다고 공약해놓고 당선되자마자 자신의 공약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며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말 바꾸기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홍 지사는 무상급식 지원은 전임 도지사가 약속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전임자 약속이더라도 기관으로서 했던 약속은 후임자가 지켜야 된다"며 "사람이 바뀌었다고 기관입장이 바뀌면 제도에 의한 통치가 아닌 옛 전제군주 시대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다"라고 덧붙였다.

또 박 교육감은 "시·군에서 지원되던 예산이 그대로 지원되면 전체적인 무상급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시장·군수들이 홍 지사 눈치를 안 볼 수는 없겠지만 자신들도 선출직인 상황에서 무상급식 문제가 가진 득표력 등을 고려하면 홍 지사와 생각이 같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8개반 20여 명의 감사반을 꾸려 11월 3일부터 창원, 진주 등 9개 시·군에 있는 초등학교 40개, 중학교 30개, 고등학교 20개에 대해 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태그:#무상급식, #박종훈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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