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가 7전 4선승제의 마지막 경기까지 가서 결과가 결정되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29년 만에 월드 챔피언에 도전했으나, 짝수 해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더 강했다.

30일(아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 시리즈 7차전에서 두 팀은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최후의 결전을 펼쳤다. 선발투수로는 베테랑 투수 팀 허드슨과 제레미 거스리가 등판했다.

두 팀은 2회에 각각 점수를 냈다. 2회초 자이언츠의 선두타자 파블로 산도발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헌터 펜스와 브랜든 벨트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맞이한 자이언츠는 마이클 모스와 브랜든 크로포드의 연속 희생 플라이로 2명의 주자를 불러들였다(2-0).

캔자스시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선두타자 빌리 버틀러와 알렉스 고든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만회했고(2-1), 마이크 무스타커스와 오마르 인판테의 연속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2-2).

하지만 캔자스시티의 득점은 여기까지였다. 자이언츠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여기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선발투수 허드슨을 2회도 끝나기 전에 마운드에서 내리고 제레미 아펠트로 교체 시켰다. 허드슨은 생애 첫 월드 시리즈에서 2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승리투수가 되는 데에는 실패했다.

자이언츠는 4회초 선두타자 산도발과 펜스의 연속 안타와 벨트의 좌익수 뜬공으로 다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에 캔자스시티의 네드 요스트 감독 역시 선발투수 거스리를 과감하게 내리고 필승 3인방의 첫 번째 주자인 켈빈 에레라를 올렸다. 그러나 모스의 적시타로 인하여 거스리의 책임 주자 산도발이 홈을 밟았고, 이에 거스리는 3.1이닝 4피안타 0볼넷 3탈삼진 3실점 패전투수가 되었다(49구).

캔자스시티는 에레라와 웨이드 데이비스 그리고 그렉 홀랜드를 투입하며 무조건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캔자스시티 타선은 자이언츠의 투수들에게 철저하게 막혔다. 자이언츠는 5회부터 1차전과 5차전에서 모두 승리를 기록했던 선발투수 매디슨 범가너를 마운드에 올렸다. 범가너로서는 5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뒤 이틀 휴식 후 구원 등판이었다.

범가너는 5회부터 5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세이브를 기록했다(68구). 이번 월드 시리즈에서만 3번을 등판하여 선발승 2승과 세이브를 기록하며 자이언츠의 월드 챔피언에 가장 큰 공을 세웠다. 9회말 2아웃에 알렉스 고든의 2루타가 나왔는데, 중견수 실책으로 고든이 3루까지 진루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이했으나 다음 타자인 페레즈를 잡아내며 경기를 스스로 끝냈다.

자이언츠는 2010년과 2012년 그리고 2014년까지 최근 3번의 짝수 해에서 모두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또한 와일드 카드 시리즈가 생긴 이래 최초의 와일드 카드 월드 챔피언이 되면서, 포스트 시즌에서 12승을 거두고 월드 챔피언에 오른 최초의 팀이 되었다. 원정 팀이 6차전에서 패하고 7차전에서 월드 챔피언이 된 기록은 39년 만에 있는 일이다.

반면 캔자스시티는 1985년 홈에서 7차전 접전 끝에 월드 챔피언에 다시 오를 기회를 잡았으나, 7차전 투수교체 타이밍에서 결국 한 템포 밀리고 말았다. 하지만 한때 100패까지 기록했던 만년 하위권에 머물다 2013년에 드디어 5할 승률을 넘기고, 이듬해에 월드 챔피언에 오르며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의 미래를 밝게 했다.

자이언츠는 창단 이래 8번째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월드 시리즈 MVP에는 2경기에 선발 등판하고 7차전에 구원 등판하여 도합 21이닝 1실점으로 2승 1세이브 모두 승리를 거둔 매디슨 범가너가 선정되었다. 정규 시즌에서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성적에 약간 밀렸지만, 포스트 시즌에서만큼은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최고의 활약이었다.

자이언츠에 있어 이번 포스트 시즌은 와일드 카드 시리즈에서 완봉승을 거둔 범가너로 시작하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의 첫 경기와 끝 경기, 월드 시리즈에서도 첫 경기와 끝 경기를 책임진 범가너로 끝난 시리즈였다. 비록 2년 연속 사이영 상 수상자인 팀 린스컴이 부진하고 맷 케인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가너는 혼자서 팀을 책임지는 위력을 선보인 것이다.

이렇게 2014년 메이저리그가 마무리되었다. 최후의 승자가 결정되었고, 다른 팀들은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이제 30개 구단은 겨울을 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된다. 다음 시즌에는 또 어떠한 명승부가 나올지 수많은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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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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