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또 다시 폭발했다.

손흥민은 한국시간으로 30일 오전, 독일 마그데부르크의 MDCC 아레나에서 열린 FC 마그데부르크와의 2014~15 DFB 포칼컵 32강전에서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후반 33분, 상대 선수를 고의적으로 걷어차면서 퇴장을 당했다.

상대팀 선수가 공을 받으려는 손흥민을 잡아 끈 것이 화근이었다. 화가 폭발한 손흥민은 곧바로 '보복성' 파울을 범했다. 바로 눈앞에 심판이 있었던 탓에 즉각 레드카드를 받았다.

손흥민의 '욱'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손흥민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강하게 항의했지만 번복은 없었다. 1대1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던 상황이기에 레버쿠젠으로서는 뼈아픈 타격이었다.

다행히 승부차기 끝에 진땀승을 거두었지만 손흥민의 '욱'하는 성질이 슈미트 감독의 눈에 각인되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문제는 손흥민의 이 같은 돌발적인 행동이 한 두 번이 아니라는 점이다. 함부르크 시절인 지난 2012년 7월, 팀 동료 라이코비치와 훈련 도중 몸싸움을 벌인 적도 있었다. 손흥민이 득점 기회를 놓치자 라이코비치가 "골대를 향해 공을 차라"는 등 빈정거렸다. 결국 말다툼 끝에 주먹다짐을 했다.

손흥민의 절친한 친구인 아슬란이 급히 달려와 싸움을 말리던 중 얼굴을 가격당해 가벼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싸움의 원인을 제공했던 라이코비치는 팀 전력에서 제외됐다. 팀 차원에서 중징계를 내리고 4개월간 2군에서 뛰게 했다. 손흥민도 같이 징계를 받긴 했지만 함부르크의 주전이였기에 2군행만은 피할 수 있었다.

지난 7월, 마르세유와의 평가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오스트리아의 노이마르크트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레버쿠젠과 마르세유(프랑스) 친선경기에서 멱살잡이가 시작됐다.

후반 42분 오른쪽 측면에서 스로인 패스를 손흥민이 받는 순간 마르세유 수비수 베누아 셰이루(33)의 거친 태클이 들어왔다. 스터드(축구화 신발창에 박는 징)가 보일 정도로 높고 깊은 태클이었다.

태클을 피하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스터드가 셰이루 허벅지 쪽에 닿았고, 셰이루는 손흥민의 왼발을 손으로 잡아챈 뒤 중심을 잡은 손흥민에게 신경질적인 태클을 다시 한 번 했다.

결국 화가 난 두 선수는 멱살잡이를 하기 시작했고, 양 팀 선수 및 구단 관계자들, 슈미트 감독까지 싸움에 끼어들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깊어지는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

손흥민은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골잡이이다. 박지성 이후 세계적인 축구 스타로 부상할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닌 선수다. 아시안컵이 이제 3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손흥민의 '욱'하는 성격이 대한민국 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새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한국팀 정보를 수집하는 상대 국가들이 손흥민의 이러한 단점까지 파악하면서 집요하게 그를 괴롭힐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손흥민을 상대하는 선수들은 거친 플레이를 하며 파울 유도를 통해 승기를 잡으려 할 공산이 크다. 손흥민은 연습할 때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선수로 유명했다. 현지 언론에서조차 시종일관 웃는 모습을 언급할 만큼 '스마일 보이'였다. 그러나 최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거친 모습에 실망을 표하는 팬들도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조광희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eucalyptus72)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축구 아시안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