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무용수들이 '한글'이라고 적힌 글자를 만들어 휘날레를 장식하고 있는 광경
▲ 이숙재 교수의 작품 무용수들이 '한글'이라고 적힌 글자를 만들어 휘날레를 장식하고 있는 광경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지난 29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는 현대무용의 초석을 놓은 중년의 무용가 김복희·이숙재 안무자의 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대구시립무용단(예술감독 박현옥) 제68회 정기공연의 일환이다. 지난 1970년대 중반 최초의 전문 현대 무용단을 설립한 김복희 무용가와 한글춤 공연 100회 이상의 남다른 열정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이숙재 무용가가 대구시립무용단의 초청으로 무대에 섰다.

대구시립무용단은 전국 유일무이한 현대무용단으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녔다. 김기전 초대 예술감독을 비롯해 최두혁, 안은미, 박현옥 등의 예술 감독들이 대구시립무용단을 이끌어 왔다.

김복희 안무자(한양대학교 예술쳉듁대학 명예교수)는 '다시 새를 날리는 이유'란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마치 선로 위를 달리는 한 열차 속에 있는 것처럼 모든 인간이 겪는 고통과 차별과 아픔이 그들의 것이기도 하고 바로 우리 한국인의 아픔이고 경험이다"고 말했다.

이숙재 교수의 한글 춤을 몸 동작으로 표현해 내고 있는 광경
▲ 한글춤의 동작 표현 모습 이숙재 교수의 한글 춤을 몸 동작으로 표현해 내고 있는 광경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김복희 교수는 "대구시립무용단을 데리고 공연을 펼친다는 것이 부담이 많이 되었는데 단원들이 잘 따라주고 열정적으로 참여해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좀 더 기초적인 테크닉과 에너지가 넘치면 더 훌륭한 전국 유일의 현대무용단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제언도 남겼다.

김 교수의 작품에서는 인간의 내면을 '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익살스럽고도 때론 심오한 춤 사위로 표현했다. 우리 것의 소중함, 우리 춤에 대한 애정을 남성들의 군무와 여성들의 섬세함과 그 자태 속에서 인간의 다양한 색채를 표현해 냈다.

한글의 우수성을 '뿌리 깊은 나무 - 움직이는 한글'으로 표현해 낸 이숙재 안무자(한양대 생활무용예술학과 명예교수)도 "시립무용단의 수준이 많이 향상된 것이 놀랍다"고 칭찬했다. 이 교수는 "아직까지 한글을 많이 쓰고 있지만 한글의 중요성, 아름다움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고, 세종대왕의 업적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글에 대한 느낌과 감성이 달라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복희 교수의 작품 광경
▲ 탈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표현해 내고 있는 모습 김복희 교수의 작품 광경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김복희 교수의 작품 '다시 새를 날리는 이유'의 작품 중에서.
▲ 김복희 교수의 작품 중에서. 김복희 교수의 작품 '다시 새를 날리는 이유'의 작품 중에서.
ⓒ 김용한

관련사진보기


이 교수의 작품은 한글 홀소리와 닿소리를 철재의 구조화된 도구를 통해 역동적으로 춤사위를 표현해 냈다. 특히 무용수들의 아크로바틱하면서도 짜임새있는 몸 동작으로 한글의 글자들를 써내려간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공연에는 수석 정진우, 박종수, 이광진 단원 등 30여 명의 단원들이 참여했다. '다시 새를 날리는 이유'에는 박은성 무용수가 조안무를 맡았고, '뿌리 깊은 나무-움직이는 한글'에는 이해준 무용수가 조안무를 맡았다.

이번 공연은 오는 30일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한차례 공연을 더 가진다.


태그:#대구시립무용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사람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얻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곳의 권력이며 주인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