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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을 폭로한 배우 김부선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해 아파트 관리비 비리 문제를 5대악으로 규정하고 관련법을 입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국감 출석한 김부선 "아파트 비리 문제 관련법 입법해 달라" 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을 폭로한 배우 김부선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해 아파트 관리비 비리 문제를 5대악으로 규정하고 관련법을 입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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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해 죽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국회의원님, 난방 비리 관심 좀 가져주세요."

27일 오후 3시 30분께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장. 아파트 난방비 문제를 제기해 화제를 모았던 배우 김부선(53)씨는 할 말이 많아 보였다. 베이색 정장을 입고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자 수많은 취재진의 플래시가 터졌다.

김 씨는 한손에 아파트 난방비 관련 문서를 들어보이며, 밝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씨의 이날 국회 출석은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당초 지난 주 서울시 국감에 출석 요청을 받았지만, 촬영 일정 때문에 이날 참석했다.

황 의원이 '떨리지 않느냐'고 묻자 "기자들 때문에 많이 떨린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줄곧 의원들의 질의에 당당하게 대답해 나갔다.

"우리 돈 어떻게 쓰이는지 물어볼 수도 없다"

김부선씨는 "여배우로 그리고 미혼모로 살면서 30년 만에 내집을 마련했는데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첫 해 겨울 난방비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많이 나왔다"라면서 "그래서 알아보니 560여 가구 중 100가구 이상이 난방비 0원을 낸다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관리비가 수억이고, 수십억이고, 수천만 원이지만 그런다 해도 우리 돈이 어떻게 쓰여지는지 관리사무소에 물어볼 수 조차 없고 어떤 정보도 주지 않는다"라며 "교도소보다도 더 폐쇄적인 곳이 관리사무소"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2년 반 전에 관리소장이 '3분의 1이 난방비 제로'라는 이야기를 했는데도 관할구청이나 서울시는 주민자치의 문제이니 알아서 해결하라고 해 나는 전 재산을 털어 변호사를 선임하고 소송을 시작했다"라면서 "진실은 더디지만 반드시 드러나게 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고 난방비 문제는 더 이상 사적인 자치 영역으로 머물러서는 안된다"라면서 "관리비가 투명하게 집행되고 있는지 입주자가 확인할 수 있는 제도로 바뀌어야 한다"라고 동조했다.

같은 당 김성태 의원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소장, 성동구청 간의 유착 의혹이 있느냐고 묻자 김 씨는 "상당한 유착이 있다고 의심이 되지만 심증만 있다"라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이번 비리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라며  "아파트 난방비 관련 분쟁조정위원회 설립 등에 대한 대안 마련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연예계·조국 떠날 생각까지... 새누리당 민생 강조하지 않았나"

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을 폭로한 배우 김부선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한 뒤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 이런 자리에 오고 싶지 않다"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날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4대악이라 하셨는데 아파트 관리비는 의식주와 관련된다. 5대악으로 규정해 발 빠르게 관련 법을 입법해주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 국감 출석한 김부선 "난방비 열사 아닌 좋은 연기자 되고 싶다" 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을 폭로한 배우 김부선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한 뒤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 이런 자리에 오고 싶지 않다"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날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4대악이라 하셨는데 아파트 관리비는 의식주와 관련된다. 5대악으로 규정해 발 빠르게 관련 법을 입법해주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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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김부선씨는 "우리나라가 OECD가입국, 선진국 그리고 세계 경제대국이라고 한다"라며 "그런데 지난 11년간 관리비 비리에 혼자 뛰어들다보니 연예계뿐 아니라 조국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가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또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사무소 등은 칼만 안 들었지 살벌하다"라며 "지금도 아파트 비리 문제로 고소·고발뿐 아니라 자살도 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주민자치 일이라고 손을 놓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지난 6월 반바지 입고 민생 외치며 싹쓸이 하지 않았나"라며 "대통령께서 4대악(학교폭력·가정폭력·성폭력·불량식품) 척결을 말씀하셨는데 의·식·주인 주거문제도 5대악으로 정해 입법해주면 행복할 것 같다, 관리비를 쓴 만큼만 내도록 투명한 사회를 위해 머리를 맞대서 심각하게 고민해달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씨는 지난 달 14일 자신이 살고 있는 성동구의 한 아파트 반상회에서 난방비 문제로 주민과 다투다 서로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 과정에서 김 씨가 난방비 비리에 대해 폭로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태그:#김부선, #난방비리, #국정감사, #황영철,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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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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