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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근혜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것을 놓고, 군사주권 포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전작권을 둘러싼 한반도 안보 문제가 주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군사전문가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의 '군사주권을 빼앗긴 나라의 비극' 연재 글을 게재합니다. 이 연재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실렸습니다. [편집자말]
지난 8월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28사단 폭행 사망 희생자 윤일병과 군 사망 희생자 추모제에서 희생자 영정을 든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참가하고 있다.
 지난 8월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28사단 폭행 사망 희생자 윤일병과 군 사망 희생자 추모제에서 희생자 영정을 든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참가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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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은 정전협정 서명에 참여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반도 위기 관리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60년 넘게 작전지휘권도 없는 불구자입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고 말할 분들이 많으실 줄 압니다. 휴전선은 이상이 없고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으니까요. 미군이 우리를 지켜주는데 고마워할 줄 알아야지 뭔 자존심이냐고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보릿고개 넘던 시절, 오직 생존에 급급했던 시대에 갇힌 의식으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배가 고프면 자존감이고 뭐고 다 잊어 버리고 그저 비굴해집니다. 그러나 지금은 생존을 넘어 우리가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면서 행복과 번영을 추구해야 할 21세기입니다. 거친 국제정세를 격랑을 헤치고 다음 세대를 위한 위대한 항해를 시작해야 합니다.

한반도 안보의 당사자 위치를 박탈 당한 대한민국은 한반도 통일을 주도할 수 있는 자격도 박탈 당한 것입니다. 군사주권을 외면하고 주변국의 협력을 도모해 평화와 통일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절대 불가능'입니다.

안보도 불안합니다. 지난 20년간 남북한 사이의 국지적인 위기는 전시와 평시가 이원화된 불안한 작전지휘체제로 인해 성공적으로 관리되지 못했습니다. 전쟁과 위기에 대한 기초개념조차 없어 우리 내부로부터 불안을 키우고 잉태되는 걸 방치해서는 미래를 설계할 수 없습니다. 국민소득 2만 불에 세계 6위권의 군사비를 지출하는 나라가 이런 치욕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국가의 미래는 암담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나라에 살고 싶으십니까? 국가 개조의 핵심은 군대 개혁입니다.

원래 작전지휘권 문제는 진보가 아닌 보수의 담론입니다. 적어도 군인이라면 "내 군대는 내가 지휘하겠다"고 나서는 게 정상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군인이 한국 말고 또 있었던가요?

그래서 원래 보수는 민족주의자인 동시에 국가주의자인데 어쩐 일인지 한국군에서는 이 정신이 해체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지휘권을 포기하고도 지휘관의 권위는 무척 중시합니다. 그래서 막강한 권위로 여군을 성추행하고 병사들을 착취합니다.

그런 건 잘하면서 전략을 연구하고 작전술을 발전 시키는 일은 안합니다. 우리나라 전현직 장군 3000명 중에 국민에게 귀감이 될 전략가가 단 한 명이라도 배출된 적이 있었습니까? 국민들이 떠올릴 기억나는 전략론이나 저서가 있습니까?

우리나라 군인이 제 역할을 못하고, 보수가 보수의 언어로 말하지 못하니 국민이 나서야 할 판입니다. 앞으로 시작되는 연재에서 저는 이런 한국 군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려고 합니다. 틈나는 대로 다음 내용을 올리겠습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1. 한국 대통령의 국군통수권
2. 이상한 동맹
3. 한미연합사령부 바로 알기
4. 강대국 정치와 패권의 압력
5. 합동참모본부의 실체
6. 우리도 모르고 지나간 전쟁위기
7. 정전체제와 작전지휘권
8. 미사일방어(MD)
9. 제4세대 전쟁론의 실체
10. 한반도 통일과 군대
11. 한국군 전력체계와 무기도입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다음 번에 계속, 이 글은 김종대 편집장의 페이스북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전작권, #김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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