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6회까지만 리드하면 믿고 볼 수 있다는 것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캔자스시티는 월드 시리즈 3차전에서도 이런 필승 공식을 2경기 연속으로 보여주었다.

10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 구장 AT&T 파크에서 열린 경기는 초반부터 선발투수 제레미 거스리와 팀 허드슨의 팽팽한 선발 맞대결로 시작되었다. 월드 시리즈 처음 2경기에서는 자이언츠가 리드를 안고 시작했지만, 3차전에서는 캔자스시티가 먼저 선취점을 뽑았다. 1번타자 알시데스 에스코바가 1회 초 2루타로 출루한 뒤 이어진 땅볼 2개로 선취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1-0).

자이언츠도 2회 말에 공격을 시도했다. 1사 후 헌터 펜스의 내야 안타가 나왔다. 펜스는 과감하게 2루 도루를 시도했다. 그러나 캔자스시티 포수 마틴 페레즈의 정확한 송구로 인하여 펜스의 도루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어서 브랜든 벨트가 다시 출루했지만, 트래비스 이시카와의 타구가 로렌조 케인에게 잡히면서 더 이상 추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팽팽한 선발 맞대결은 6회에 균열이 생겼다. 6회 초 에스코바가 1사 후 안타로 출루했다. 그리고 알렉스 고든이 월드 시리즈 첫 안타를 기록하며 1점을 추가했다(2-0). 로렌조 케인의 3루 땅볼로 2사 3루가 된 상황에서 팀 허드슨은 하비에르 로페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로페스는 에릭 호스머와 11구 승부 끝에 적시타를 허용하며 허드슨의 실점을 늘렸다(3-0). 이날이 생일이었던 호스머는 승리에 쐐기를 박는 이 적시타로 자신의 생일을 자축했다.

정규 시즌에서 214승을 따내고 만 39세 102일에 월드 시리즈 첫 선발 등판을 이뤄낸 허드슨은 5.2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의 아쉬운 패전을 당했다(76구). 커리어의 대부분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보낸 허드슨은 포스트 시즌 통산 13경기 1승 4패 평균 자책점 3.53을 기록하고 있다.

자이언츠도 6회 말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브랜든 크로포드의 안타로 포문을 연 자이언츠는 대타 마이클 모스의 2루타로 추격을 시작했다(3-1). 그러자 캔자스시티는 호투하고 있던 거스리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필승 불펜 3인방 중 첫 번째 주자인 켈빈 에레라를 호출했다. 에레라가 첫 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땅볼 2개로 모스를 불러들이면서 거스리의 투구 성적은 5이닝 4피안타 0볼넷 0삼진 2실점이 되었고, 월드 시리즈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었다(77구).

에레라는 이후 파블로 산도발을 1루 땅볼로 잡고 6회를 마무리했다. 산도발은 포스트 시즌 연속 출루 기록을 25경기에서 멈추게 되었다(4타수 무안타). 지명타자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내셔널리그 규정에 따라 에레라는 계속 던지기 위해 7회 투수 타석에 나와서 삼진을 당했다. 7회 말에 또 마운드에 오른 에레라는 1볼넷 1삼진을 기록한 뒤 브랜든 피네건과 교체되었다. 피네건은 삼진 1개를 곁들여 7회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자이언츠는 세르지오 로모와 제레미 아펠트 그리고 산티아고 카시야가 7회부터 9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이 경기를 포기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러나 끈끈한 자이언츠 타선도 캔자스시티의 필승 불펜을 막지는 못했다. 캔자스시티는 8회 말에 필승 3인방의 두 번째 주자인 웨이드 데이비스가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자이언츠 타선을 얼어 붙게 만들었고, 9회말에는 마리아노 리베라 상을 수상한 그렉 홀랜드가 등판하여 간단히 삼자범퇴로 경기를 끝냈다. 홀랜드는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만 7세이브로 단일 포스트 시즌 최다 세이브 역대 타이 기록을 세웠다.

구원투수가 4이닝 노 히터로 경기를 마무리한 캔자스시티는 월드 시리즈에서 1패 뒤 2연승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처음 8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1패를 당한 뒤 다시 2연승이다. AT&T 파크 3연전에서 최소 1경기를 승리했기 때문에 설사 남은 2경기에서 패하더라도 홈 구장 카우프만 스타디움으로 돌아가 홈 관중들 앞에서 시리즈를 끝낼 기회가 있다.

반면 홈 경기에서 패하고 열세에 몰린 자이언츠는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의 3일 휴식 후 4차전 등판설이 제기되고 있다. 만일의 경우 3일 휴식 후 4차전에 등판한 뒤 다시 3일을 쉬고 7차전에 등판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범가너는 3일 휴식 시나리오에 대비하여 선발 등판 사이에 실시하는 불펜 피칭을 생략하는 류현진의 패턴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더군다나 포스트 시즌 원정 경기에서 5전 전승을 기록한 범가너이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으로 7차전에 대비할 가능성은 더 높다.

일단 26일에 예정된 4차전에서 캔자스시티는 제이슨 바르가스를, 자이언츠는 라이언 보겔송을 선발로 예고하고 있다. 자이언츠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모든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지금은 보겔송이 등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4차전 선발 매치업은 26일 경기 시작 직전에 바뀔 가능성도 있다.

한편, 월드 시리즈 3차전이 열리기 전에 매년 거행되는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 시상식이 2014년에도 어김 없이 개최되었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도 2012년에 수상했던 이 상은 니카라과에 직접 구호 물품을 전달하러 비행기를 타고 가다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로베르토 클레멘테를 기리기 위하여 제정된 상으로, 매년 자선 활동에 모범을 보인 선수에게 시상하고 있다.

통산 3000안타를 기록하고 사망한 클레멘테는 은퇴 후 5년의 유예 기간 없이 명예의 전당에 직행한 유일한 선수이다. 2014년에는 지미 롤린스(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폴 코너코(시카고 화이트 삭스)가 공동으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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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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