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 입단하며 외로이 싸우고 있는 유병수가 축구팬들 사이에서 잊혀져 가고 있다. 그동안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국내 감독들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의리 축구'의 희생양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그다.

유병수는 2009년 K리그에 데뷔하자마자 쟁쟁한 경쟁자였던 김영후를 제치고 신인왕에 선정됐고, 2010년에는 20골을 기록하며 K리그 최연소 한국인 득점왕을 기록했다. K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2011년 사우디 아라비아 명문 알힐랄에 입단해서 63경기 29골 16도움(리그 44경기 16골 10도움)으로 맹활약하기도 했다.

이에 유병수의 활약을 지켜본 러시아 프로축구팀 FK 로스토프에서 그를 영입하기에 이르렀고, 시즌 5라운드 만에 교체로 출전하고도 데뷔골을 성공 시키며 홈팬들을 열광케 했다. 러시아로 활동 무대를 옮긴 지난 시즌에는 2골(19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K리그와 사우디 리그에서 보여주었던 득점 기계의 면모를 다시금 되새기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그가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그치지 않고 2선에서도 뛸 수 있는 재능을 갖췄다는 점이다.

FK 로스토프의 알렉산드르 시쿠노프 부회장은 "유병수는 괜찮은 득점력과 대단한 시야를 지닌 좋은 공격수다. 과거 한국의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는 다득점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도움도 많았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알다시피 슈틸리케호에 승선한 이동국은 중앙 스트라이커로 밖에 활용이 되지 않는다. 현대 축구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를 주문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동국은 부실한 체력과 한정된 활동 공간이 치명적인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시절, 이동국을 발탁하지 않은 이유도 잘 움직이지 않는 그의 플레이 떄문이라는 말이 전해진다. 당시 K리그 최고의 용병이었던 샤샤의 귀화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으나 히딩크 감독이 이를 거절한 바 있다. 샤샤 역시 이동국처럼 게으른 천재였기 때문이다.

사실 유병수도 여기에 포함된다. 탁월한 골 감각과 넒은 시야를 이용한 패싱력이 뛰어나지만 빈약한 체력이 발목을 잡고 있다. 유병수가 러시아 프로리그에 뛰면서 성공하려면 자신의 단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에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를 오가면서 선수들을 살펴보고 있으며,석현준이나 유병수같이 해외에서 나홀로 뛰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선 영상으로 직접 시청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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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http://blog.naver.com/eucalyptus72
월드컵 프리미어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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