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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과 함께 '지역정치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원탁토론회를 준비했다. 이번 달부터 12월까지 총 세 차례 열리는 토론회에선 ▲ 광주 지역 정치 현실 진단 ▲ 광주 시정·의정 점검 ▲ 정치·사회발전을 위한 과제와 방안 모색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22일 '시민시장 100일, 시민주권시대의 길을 찾았나'를 주제로 열린 첫 토론회에는 광주시의 인사, 정체성, 정책방향, 시장의 정치·정무 능력 등을 평가했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토론회는 물론, 앞으로 두 차례 더 있을 토론회 내용을 정리해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자말]
<오마이뉴스>가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과 함께 '지역정치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달부터 12월까지 총 세 차례 열리는 토론회에선 ▲ 광주 지역 정치 현실 진단 ▲ 광주 시정·의정 점검 ▲ 정치·사회발전을 위한 과제와 방안 모색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22일 첫 토론회에 참석한 김재철 광주시 참여혁신단장, 채정희 <광주드림> 편집국장, 정영일 전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임태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 임택 광주시의원. 오미덕 참여자치21 사무처장.
 <오마이뉴스>가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과 함께 '지역정치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달부터 12월까지 총 세 차례 열리는 토론회에선 ▲ 광주 지역 정치 현실 진단 ▲ 광주 시정·의정 점검 ▲ 정치·사회발전을 위한 과제와 방안 모색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22일 첫 토론회에 참석한 김재철 광주시 참여혁신단장, 채정희 <광주드림> 편집국장, 정영일 전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임태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 임택 광주시의원. 오미덕 참여자치21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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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 철학은 좋지만, 정책 구체성이 떨어진다."

임택 광주시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취임 100일을 갓 넘긴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의 상황을 "가슴은 시민시장인데 이를 수행할 손발이 없다"고 비유했다.

22일 오후 2시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민선 6기 윤 시장의 100일' 평가 토론회에 참여한 임 의원은 "선거 참모그룹을 제외하고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윤 시장이 터놓고 논의할 만한 그룹이 있어야 한다"며 "이게 없다보니 시민사회, 시의회와의 관계도 분명치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임 의원은 "정책의 구체성을 살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 시장이 비전을 제시하고 구체적 그림을 그리기 이전에 이전 시장의 굵직한 사업을 재검토한다고 해 문제가 커졌다"며 윤 시장의 '도시철도 2호선 재검토' 결정이 다소 섣불렀다고 평가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재철 광주시 참여혁신단장도 "인수위 시절, 윤 시장의 '도시철도 2호선 재검토' 선언 때문에 다른 현안이 묻혀 버렸다"며 임 의원의 의견에 일정 부분 동의했다.

다만 김 단장은 "지금까지 광주시장의 대부분은 중앙정부 권력 속에 있었거나 관료정치를 했던 사람들"이라며 "이전 시장들과 다르게 윤 시장의 조직 기반이 넓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시장은 시민사회에서 주로 활동했고 행정이나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며 "(윤 시장이) 시장 자리에 올랐다 하더라도 일정 시간 동안 권력 이동의 과정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권도시, 윤장현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데..."

'민선 6기 윤장현호'의 첫 시정질문이 14일 제23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진행됐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임택 광주시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민선 6기 윤장현호'의 첫 시정질문이 14일 제23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진행됐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임택 광주시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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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에 나선 채정희 <광주드림> 편집국장 역시, 윤 시장의 정체성에는 좋은 점수를 줬지만 정책 방향에는 물음표를 던졌다. 그는 "윤 시장의 강점은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라면서도 "지금은 무엇을 핵심적으로 지향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헷갈린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인권에 방점을 두고 광주를 전국에서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이 가장 잘 보장된 도시로 만든다면, 윤 시장은 명확한 정체성 확립은 물론 5·18 정신까지 구현할 수 있다. 그런데 윤 시장은 다 잘하려고 한다. 기아차 사장이 광주공항에 왔을 때 직접 영접하면서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강조한다. 또 독일 슈투트가르트 모델을 빌려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 이런 활동도 좋지만, 예를 들어 사내하청, 비정규직 등 소외된 일자리를 극복하는 것도 인권의 측면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한편 임 의원은 정책의 구체성과 함께 윤 시장의 손발이 돼 줄 공무원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광주시 국장들이 자신이 맡은 분야의 전문가·시민단체를 꾸준히 만나고 의견을 구해야 한다"며 "책상에 앉아 결재하는 국장은 살아남지 못하도록 윤 시장이 그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마이뉴스>와 참여자치21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김재철 광주시 참여혁신단장, 임택 광주시의원, 임태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 오미덕 참여자치21 사무처장, 채정희 <광주드림> 편집국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진행은 정영일 전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암대표가 맡았다. 11월 19일 2차, 12월 10일 3차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아래는 토론 참가자들의 발언을 요약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 정무적 역할 '0'"

<오마이뉴스>가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과 함께 '지역정치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달부터 12월까지 총 세 차례 열리는 토론회에선 ▲ 광주 지역 정치 현실 진단 ▲ 광주 시정·의정 점검 ▲ 정치·사회발전을 위한 과제와 방안 모색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22일 첫 토론회에 방청객으로 참석한 최이성 광주사회적경제지원네트워크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과 함께 '지역정치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달부터 12월까지 총 세 차례 열리는 토론회에선 ▲ 광주 지역 정치 현실 진단 ▲ 광주 시정·의정 점검 ▲ 정치·사회발전을 위한 과제와 방안 모색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22일 첫 토론회에 방청객으로 참석한 최이성 광주사회적경제지원네트워크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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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택 : 윤 시장이 가치와 철학은 잘 잡은 것 같다. 다만 가슴은 시민시장인데 이를 수행할 손발이 없다. 핵심은 협치이다. 협치의 관점에서 보면 인수위 시절이나 취임 후 100일의 과정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을 것 같다. 산하기관장 인사는 시민시장으로서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인사의 기반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협치의 관점에서 생각했다면 시민사회와 함께 준비했어야 했다.

또 윤 시장을 중심으로 놓고 생각해보면 협치를 하기 위해선 권한을 나눠야 하는데, 구체성이나 시스템이 결여돼 있다. 선거 참모그룹을 제외하고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윤 시장이 터놓고 논의할 만한 그룹이 있어야 한다. 이게 안 되다보니 시민사회, 시의회와의 관계도 분명치 않았다.

이전 시장과 비교해 윤 시장이 좀 다른 면은 있다고 본다. 윤 시장은 시의회의 제안을 흡수하려는 의지가 두드러진다. 다만 의회와 좀 더 활발히 토론해야 한다. 조직개편을 두고 갈등이 있었을 때(관련기사 : '새정치' 절대다수인 광주시의회, 조직개편 반대... 왜?) 광주시는 의회를 설득하려고만 했지 토론을 하지 않았다. 덧붙이면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 역시, 전혀 정무적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재철 : 지금까지 광주시장의 대부분은 중앙정부 권력 속에 있었거나, 관료정치를 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역 사회에 있었다. 이런 요구 속에서 탄생한 윤 시장이다. 윤 시장은 시민사회에서 주로 활동했고, 행정이나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때문에 시장 자리에 올랐다 하더라도 일정 시간 동안 권력 이동의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윤 시장이 내세운 정체성의 방향과 시정 철학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 같다. 다만 구체적인 각론에서 문제제기를 받고 있다. 인사 문제의 경우, 공고하게 구축된 기존의 질서 속에서 자신과 같은 철학과 방향을 지닌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내정설이) 두드러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 기존 시장들은 나름의 정치적 기반을 갖고 시장이 됐지만 윤 시장은 조직 기반이 넓지 않다.

"민주·인권·평화 도시? 기아차 100만대 생산만 강조"

윤장현 광주시장이 9월 17일 광주 남구에서 열린 '장현C의 현장토크'에서 한 테이블에 앉아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9월 17일 광주 남구에서 열린 '장현C의 현장토크'에서 한 테이블에 앉아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 광주광역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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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희 : 윤 시장은 조직개편을 통해 참여혁신단과 사회통합추진단을 신설했다. 이 부서에선 소통, 인권, 사회적약자 배려 등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윤 시장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특화된 장점은 인권 감수성이다. 시장 후보로 거론되기 전부터 윤 시장은 광주가 5·18민중항쟁이란 역사적 유산을 갖고 있다고 말했었다. 그러면서 다른 도시와 경쟁할 수 있는 그러한 특장을 전 세계적으로 내보여야 하고, 이를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게 인권이라고 했었다.

예를 들어 인권에 방점을 두고, 광주를 전국에서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이 가장 잘 보장된 도시로 만든다면, 윤 시장은 명확한 정체성 확립은 물론, 5·18 정신을 구현할 수 있다. 그런데 윤 시장은 다 잘하려고 한다. 기아차 사장이 광주공항에 왔을 때 직접 영접을 나가며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말했다. 또 독일 슈투트가르트 모델을 빌려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 이런 활동도 좋지만, 예를 들어 사내하청, 비정규직 등 소외된 일자리를 극복하는 것도 인권의 측면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윤 시장이 무엇을 핵심적으로 지향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헷갈린다.

최이성 광주사회적경제지원네트워크 대표(방청객) : 요즘 광주시를 보면 '기아차 100만대 생산'에 올인하는 것 같다. 윤 시장의 철학이 담긴 정책 중 가장 중요한 게 기아차 100만대 생산인가. 더군다나 실현 가능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막연한 기대감을 안기는 것 같아 걱정이다.

임택 : 윤 시장이 비전을 제시하고 구체적 그림을 그리기 이전에, 먼저 이전 시장의 굵직한 사업을 재검토한다고 하니 문제다. 예를 들어, 자살률 최하 도시를 만들겠다든지, 장애인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든다든지 등의 브랜드를 만들고 나서 도시철도 2호선 재검토를 이야기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지금은 시민시장이라는 정체성이 너무 형식적이다. 정책적 부분에서 구체적으로 살릴 수 있었으면 상승효과가 났을 텐데 아쉽다. 그렇다보니 지금은 기존의 시장들도 내세웠던 일자리 문제만 부각되고 있다.

김재철 : 그동안 광주가 정말 민주·인권·평화의 도시였는지 성찰해보면 긍정적으로 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임 의원이 강조했듯, 윤 시장의 철학이나 정책 방향은 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그런데 100일 동안 윤 시장과 관련해 나온 이야기는 '자동차 100만대 생산', '도시철도 2호선' 등이 대부분이다. 다른 것이 묻혀버렸다. 100일 동안 미흡했지만 앞으로 윤 시장의 철학이 어떻게 현장으로 이동할 지 중점을 두고 활동하겠다. 큰 이벤트나, 대규모 프로젝트보다 시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게 미래를 생각하면 맞다.

"공무원도 '정치' 해야"

윤장현 광주시장이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첫 대중을 만나는 일정으로 6월 13일 광주 북구 전남대를 찾아 '대학생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첫 대중을 만나는 일정으로 6월 13일 광주 북구 전남대를 찾아 '대학생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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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택 : 사실 공무원조직이 잘 안 움직이는 건 있다. 개인적으로 국장급까지는 많이 움직이면서 이른바 '정치'를 해야한다고 본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서의 정치가 아니라 정무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거다.

광주시 국장들이 자신이 맡은 분야의 전문가·시민단체를 꾸준히 만나고 의견을 구해야 한다. 책상에 앉아 결재하는 국장이어선 안 된다. 그리고 윤 시장은 그렇게 공무원 조직이 돌아가도록 이끌어야 한다.

김재철 : 윤 시장이 굉장히 강조하는 부분이다. 국장들도 현장으로 나가 시민들과 소통한 뒤 정책을 만들라고 한다. 물론 아직 그 문화에 익숙하진 않다. 행정문화, 관료문화가 새 시장이 와 말로 한다고 해서 쉽게 바뀌진 않는다. 변화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강하게 해서라도 빨리 변화가 올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합니다.

정영일 : 광주시에 정무특보가 있다. 개인적으로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데 정무특보로부터 도시철도 2호선 재검토나, 인사 문제와 관련해 소통을 해본 적이 없다. 정체성과 철학이 있음에도 정무적 기능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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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정치 어디로 ①] "윤장현 광주시장, '공무원 장악' 실패했다"


태그:#윤장현, #광주시장, #100일, #평가,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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