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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광장 옆 먹거리골목의 중앙게장 백반 식당
▲ 중앙게장 백반 식당 이순신 광장 옆 먹거리골목의 중앙게장 백반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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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실거리는 하얀 파도, 한가로이 나는 갈매기 떼, 군데군데 부표처럼 자리한 크고 작은 섬, 통통거리며 가는 배, 그 배를 따르는 하얀 물보라가 시원스럽다. 수평선 위로 그려지는 바다 그림이다.

이런 바다의 그림을 떠올리면 단연 여수 바다가 떠오른다.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병풍 같은 백야도, 올레길로 명성이 자자한 금호비렁길, 간장게장, 갓김치 등 볼거리, 즐길 거리가 풍부한 여수는 해양 엑스포를 개최한 지역으로 그 어느 곳보다 바다의 면모를 보여주는 곳이다.

여수는 풍부한 수산물과 알싸하게 코끝을 자극하는 돌산 갓까지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까지 찾는 이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이 중 간장에 담아 먹는 간장게장은 밥도둑으로 소문이 난 지 오래고 돌산의 보물이나 다름없는 갓김치는 어른들의 입맛을 살려 주는 별미 중의 별미로 여수 가서 간장게장과 갓김치를 맛보지 않으면 여수 바다를 여행했다고 말하지 말라 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음식이다.

싱싱한 살이 옹큼 밀려 입안으로 쏙 들어올 정도로 싱싱하다
▲ 꽃게 간장게장 싱싱한 살이 옹큼 밀려 입안으로 쏙 들어올 정도로 싱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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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봄과 가을에 꽃게가 많이 잡히는데 봄에는 알이 꽉 찬 암꽃게가 맛있고 가을에는 살이 가득한 수컷 게가 맛있다고 한다. 그래서 꽃게무침, 꽃게간장, 꽃게찜, 꽃게탕 등 어떤 요리를 해도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다. 하지만 꽃게간장은 민물게장이나 돌게장에 비해 잘못 담그면 비린내가 심해서 특별한 비법으로 담지 않으면 실패하기 쉬울 뿐 아니라 게장이 물러지는 경우가 많아 집에서는 여간 어려운 요리가 아닐 수 없다.

주요리 뿐 아니라 밑반찬도 맛있는 집
▲ 간장게장 백반 상차림 주요리 뿐 아니라 밑반찬도 맛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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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꽃 게장과 갓김치, 그리고 서대회 갈치조림으로 여수를 찾는 이들의 입을 즐겁게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이순신 광장 옆 여수 좌수영 음식특화 거리에 자리한 중앙간장백반 식당이 그곳이다. 여수시 중앙동 중앙로 72-30번지에 위치한 중앙게장백반집은 게장 백반 외에도 갈치조림과 서대회무침 등 각종 해산물 요리를 맛깔스럽게 요리하는 집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새벽에 갓 잡아온 꽃게나 돌게를 구지뽕, 감초, 오가피 등 10여 가지가 넘는 한약재를 넣어 우려낸 육수에 간장을 넣어 만든 간장 게장은 살이 가득해 맛깔스럽다.

6시 무렵 찾은 식당은 이른 저녁인데도 몇몇 손님들이 저녁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 자리에 앉아 간장게장과 서대회를 주문했다. 먼저 간장게장이 나왔는데 마치 살아 있는 게처럼 싱싱한 게 투명한 살이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함께 간 지인들은 게장 한 토막을 들고 베어 물며 살이 꽉 차 맛있다를 연발한다.

무엇보다 중앙간장게장 백반집 게장은 싱싱한 것을 담아서인지 한 입 물고 쪼옥 빨면 웅큼 게살이 입안으로 빨려 들어와 그 싱싱함을 혀로 감지 할 수 있다. 대개 꽃게장 하면 서해인데 그 소리가 무색할 정도로 중앙게장백반 집 꽃게장은 비리지도 않고 짜지도 않을 뿐더러 달짝지근했다.

정점순 주인장이 요리하는 모습
▲ 중앙게장백반집대표 정점순 정점순 주인장이 요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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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순 주인장에 의하면 가마솥에 우려낸 한약재를 사용하여 내는 깊은 맛이라 그런다고 한다. 그는 음식 맛을 내는 데는 무엇보다 싱싱한 재료와 정성이 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졸깃새콤함이 입안을 맴도는 서대회
▲ 서대회무침 졸깃새콤함이 입안을 맴도는 서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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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나온 서대회는 배와 야채를 듬뿍 썰어 막걸리 초장으로 무쳐서인지 신 맛이 강하지 않아 좋았다. 특히 아삭한 채소와 어울리는 서대살의 쫄깃함이 매력이었다. 새콤달콤한 양념에 깨를 솔솔 뿌려 나온 서대회는 막걸리나 소주에 먹으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대회를 다 먹고 남은 양념에다 김과 밥을 넣어 쓱쓱 비벼 먹으니 게딱지에 비벼먹는 게장 비빔밥 못지 않은 밥도둑이었다.

깊어가는 가을, 조석으로 찬 기운에 기운이 쇠잔해지고 입맛을 잃었을때 중앙게장 백반 집으로 가라. 간장게장의 달짝지근한 게살과 쫄깃한 서대회가 떨어진 입맛을 돋워 줄 것이다.


태그:#간장게장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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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자녀를 둔 주부로 지방 신문 객원기자로 활동하다 남편 퇴임 후 땅끝 해남으로 귀촌해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로 교육, 의료, 맛집 탐방' 여행기사를 쓰고 있었는데월간 '시' 로 등단이후 첫 시집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를 내고 대밭 바람 소리와 그 속에 둥지를 둔 새 소리를 들으며 텃밭을 일구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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