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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노조가 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 파업찬반투표를 마무리 한 후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개표 결과 전체 조합원 1만 7906명 중 1만 313명(투표율57.6%)이 투표, 투표자의 97.1%인 1만 11명(재적대비 55.9%)이 찬성해 파업을 가결시켰다.
 현대중공업노조가 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 파업찬반투표를 마무리 한 후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개표 결과 전체 조합원 1만 7906명 중 1만 313명(투표율57.6%)이 투표, 투표자의 97.1%인 1만 11명(재적대비 55.9%)이 찬성해 파업을 가결시켰다.
ⓒ 현대중공업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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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노조가 지난 1994년 이후 20년 만에 파업을 가결했다.

현대중공업노조(위원장 정병모)는 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 파업 찬반투표를 마무리하고 개표에 들어갔다. 개표 결과, 전체 조합원 1만7906명 중 1만313명(투표율57.6%)이 투표, 투표자의 97.1%인 1만11명(재적대비 55.9%)이 찬성해 파업을 가결 시켰다. 반대는 248명(2.4%), 기권 9명(0.1%), 무효는 45명(0.4%)이었다.

앞서 현대중공업노조는 지난 9월 17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파업을 결의하고, 23일부터 26일까지 울산, 군산 등에서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측의 투표 방해 등을 주장하며 그동안 투표 기일을 무기한 연장해 왔다.

지난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대명사로 1990년대 초반까지 '골리앗 투쟁' 등을 한 현대중공업노조는 지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간 임단협에서 '무파업'을 달성하며 '노사밀월'의 대명사로까지 불리웠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노조 임원 선거에서 소위 민주노조 계열로 지칭되는 정병모 후보가 8882표(52.7%)를 얻어 7678표(45.5%)를 얻은 실리주의 계열의 김진필 후보를 꺾고 노조위원장에 당선되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조합원 찬반투표로 파업을 가결 시킨 현대중공업노조는 이제 합법적인 파업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당장 파업은 하지 않고 지난 9월 3일 이후 중단됐던 회사측과의 교섭을 24일 재개해 추이를 살핀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노조 파업 돌입 앞두고 풀어야 할 숙제

지난 19년간 실리주의 노조 집행부에 실망한 현대중공업노조 조합원들은 지난해 민주노조 집행부를 선택했다. 올해 파업 찬반투표에서도 투표자의 97.1%라는 높은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 시켰다. 하지만 막상 파업까지 가기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우선 현대중공업 회사측이 공교롭게도 올해 "경영실적이 창사 이래 최악으로 회사가 위기"라며 최근 임원진의 30%를 감축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측은 계열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를 출범 시키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조의 파업이 여론의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은 미지수다.

또 지난 2004년 2월 14일 하청노동자 박일수씨가 "하청노동자도 사람이다. 노동법을 지켜라"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한 후, 현대중공업노조는 사태 해결과정에서 반노동자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그해 민주노총에서 제명된 바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민주노총에 복귀하지 않아 노동계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비록 지난해 민주노조 계열로 집행부가 바뀌면서 '민주'를 외치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지난 19년간 유지해온 회사와의 밀월관계로 하청노동자가 대거 양산돼 온 점 등을 주민들이 어떻게 해석하겠냐는 것이다.

한편 현대중공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 성과금 250%+추가 ▲ 호봉승급분 2만3천 원을 5만 원으로 인상 ▲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측은 ▲ 기본급 3만7천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천 원 포함) ▲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 원과 경영목표 달성 격려금 200만 원 지급 ▲ 월차제도 폐지 ▲ 2015년부터 정년 60세 확정 등을 제시한 상태다.


태그:#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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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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