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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종호 부장판사가 국회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와 관련 보도물.
 천종호 부장판사가 국회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와 관련 보도물.
ⓒ 조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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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의 아버지'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가 소년범들의 대안가정인 '청소년회복센터'(일명 사법형그룹홈)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국회의원들에게 호소하고 나섰다.

천 부장판사는 23일, 김춘진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21명의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과 청소년회복센터가 집중 설치된 부산과 창원지역 22명의 국회의원 등 모두 43명에게 편지를 보냈다.

천종호 부장판사, 국회의원 43명에게 편지로 호소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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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부장판사는 2010년 창원지법 소년부 판사로 재직하면서 청소년회복센터 개설을 주도해  비행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과 재비행 방지를 이끌었다. 청소년회복센터는 현재 부산 6곳, 경남 6곳, 서울 1곳 등 모두 13곳으로 늘어났지만 법원의 일부 지원금 외에는 정부 지원이 전혀 없어 만성 운영난에 처한 상태다.

천 부장판사는 23일 국회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이 재판한 결손가정 소년범 3명 가운데 2명이 3년 안에 재범했는데, 그 이유는 소년들을 사회에 돌려보내도 보호받을 부모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천 부장판사는 편지에서 "이러한 상황에서 선처랍시고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이 사회로 돌려보내는 것은 재비행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비행청소년들이 재비행 하지 않도록 잘못된 환경을 조정해 주어 건전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사회정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 부장판사는 "청소년회복센터를 통해 수많은 소년범들이 치유를 받고 부모와 사회와의 관계도 회복했다"면서 "70%대의 재범률이 30% 이하로 현격히 떨어졌는데 이것은 운영자들의 희생과 헌신이 낳은 기적적인 수치"라고 강조했다.

송호창 의원, 아동복지법 개정안 대표발의

 지난 9월, 보호선수를 돕기 위해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개화축구장을 찾은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지난 9월, 보호선수를 돕기 위해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개화축구장을 찾은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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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호 부장판사의 노력에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의기투합했다. 소년범 보호와 재비행 방지를 위해 청소년회복센터 지원 법률을 마련토록 했다.

송호창 의원은 천 부장판사가 편지를 쓰기 훨씬 전인 지난 7월 12일, 자신의 지역구인 의왕시에 개설된 '어게인청소년회복센터' 창립식 뒤풀이에서 그를 만났다. 천 부장판사로부터 부모 보호를 받지 못하는 소년범들의 아픔과 청소년회복센터를 통한 돌봄 효과를 전해들은 송 의원은 천 부장판사의 도움을 받아 아동복지법 개정안에 착수했다.

송 의원은 당시 만남을 토대로 지난 9월 27일 '청소년회복센터'를 아동복지시설에 편입시키는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소년범들의 재범 방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청소년회복센터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과 공적 지원을 그 골자로 한다. 사회 안정과 소년범들의 건전한 성장을 돕자는 취지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송 의원이 아동복지법 개정에 앞장선 것은 소년범죄의 심각성 때문이다. 지난 2013년 법무부에 따르면 소년사범은 2005년 8만 6014명에서 2013년 10만 835명으로 크게 늘었다. 재범률은 2008년 28.5%에서 2009년 32.4%, 2010년 35.5%, 2011년 36.6%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실정이다.

송 의원은 23일 기자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소년범들의 대안가정인 청소년회복센터 운영 결과 재범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부모와 사회와의 관계회복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소년범들의 재범 방지에 크게 기여함에도 불구하고 법률상 지원 근거가 없어서 운영난에 처하게 한 것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특히 "현직 부장판사가 소년범을 위한 대안 교정모델을 만들고, 정착시키기 위해 고투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면서 "소년범 뿐만 아니라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회복시키는 일에 의정활동의 역량을 쏟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청소년회복센터도 아동복지시설로 인정받아야...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TV 앞 넥타이)가 지난 21일 부산라파청소년회센터를 방문해 보호소년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TV 앞 넥타이)가 지난 21일 부산라파청소년회센터를 방문해 보호소년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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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미만 요보호 아동을 돌보는 그룹홈은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반면 비행청소년을 돌보는 사법형그룹홈은 정부 지원을 못 받고 있다. 천 부장판사는 법원이 청소년회복센터에 소년범을 위탁하면서 소년 1인당 매월 교육비(지역에 따라 30만~60만 원)를 지급하는 것 외에는 공적 지원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천 부장판사는 편지를 통해 "센터장들이 사비를 털어 아이들을 돌보는 등 일방적 희생이 5년 차 지속되면서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면서 "청소년회복센터 설립을 설득한 저는 센터장들 앞에서만큼은 판사가 아닌 죄인의 심정"이라면서 자신의 책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의 인세 3500만 원 전액을 청소년회복센터 운영비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천 부장판사는 "청소년회복센터 운영난 타개를 위해 부산시의회에 지원조례를 만들기 위해 나섰으나 법률상 근거가 없어 무산된 바 있다"면서 "해당 공무원들은 사법형그룹홈은 교정시설에 가깝다며 아동복지법상의 공동생활가정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천 부장판사는 "지난 4년간의 사법형그룹홈의 성과나 복지선진국 제도의 효과 측면에서 보더라도 필요성과 당위성이 크다"면서 "'비행청소년 전담 공동생활가정'인 '청소년회복센터'가 송호창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법안을 통해 아동복지시설로 인정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호소했다.

천 부장판사는 편지 말미에서 "사법형그룹홈 설립과 운영을 주도해 온 저는 책임을 통감하면서 판사들이 기피하는 소년재판 전담판사를 5년째 고수하고 있다"면서 "의원님들의 선한 결정으로 소년범죄의 악순환은 차단되고, 소년범의 건강한 사회복귀와 사회 안정을 도모하는 놀라운 효과가 역사에 기록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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