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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회 교육체육문화관광위의 대전 충남 세종 교육청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
 21일 국회 교육체육문화관광위의 대전 충남 세종 교육청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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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교육청에서 고등학교 사설모의고사 실시 현황 자료를 허위 작성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관련자를 징계하고 사설모의고사 실태를 전면 재조사한 후 대책을 마련하라."

지난 21일 열린 대전·세종·충남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적한 내용이다. 

유 의원과 전교조대전지부에 따르면 유 의원실은 지난 달 25일, 대전시교육청에 '2014학년도 학교별 각종 교과 관련 시험 실시 현황' 자료를 같은 달 29일까지 요청했다. 유 의원실에서는 표본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전지역 전체 학생 수 300명 이상인 일반계 고등학교 중 학교명이 <ㄱ>, <ㅂ>, <ㅅ>, <ㅈ>, <ㅌ>으로 시작하는 학교에 한해 무작위로 선정하도록 했다.

대전시교육청은 해당되는 공립 3개교와 사립 3개교 등 총 6개 학교의 사설모의고사 실시 자료를 보고했다.

논란은 시교육청 중등교육과 A장학사가 해당 학교들에 축소·허위보고를 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점이다. 유 의원은 "대전 'ㅈ고'의 경우, 담당 교사가 보고 자료를 만들자 대전교육청 장학사가 자료를 은폐하라고 종용했다"며 "공·사문서 위조에 해당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학교에서는 A장학사의 압력에 따라 허위보고를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해당 사립 3개교의 경우 사설모의고사 실시 횟수를 고의로 누락시켜 축소하거나 허위로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대전시교육청은 또 대전 'ㅈ고'의 자료를 폐기하고 엉뚱한 학교의 자료를 보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가 지난 달 30일 갑자기 다른 학교에 공문을 보내 당일 사설모의고사 실시자료를 보고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전교조대전지부는 "'ㅈ고' 자료를 엉뚱한 다른 학교 지료로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위보고를 논란을 사고 있는 사설모의고사는 과도한 학력경쟁 조장, 리베이트 수수 관행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 고등학교 전국 단위 학력평가 시행 일정
 2014년 고등학교 전국 단위 학력평가 시행 일정
ⓒ 전교조대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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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모의고사 응시료, 대부분 학교 운영경비로 사용

전교조대전지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고교 3학년의 경우 일 년에 10차례 평가시험을 치렀다. 각 시도교육청이 출제분담금을 내 벌이는 전국연합 학력평가(연 4회, 3, 4, 7, 10월)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모의평가(2회), 업체가 벌이는 사설모의(4회) 등이다.

고교 1·2학년의 경우에도 전국연합 학력평가(연 4회)와 사설모의고사(2회)를 합쳐 모두 6번의 평가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설모의고사가 늘어나는 것은 시험횟수가 업체의 수입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시험사설 업체가 주관하는 시험은 질이 낮은데도 응시료는 매년 올라 올해의 경우 시험을 치를 때마다 학생 1인당 1만1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전교조대전지부는 22일 성명을 통해 "사설모의고사를 한 번 치를 때마다 학생 1인당 천 원씩 리베이트가 학년부장교사에게 건네진다"며 "이 돈은 대부분 학년 운영경비(주로 회식비)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전교조대전지부는 "응시료를 대폭 낮추고 원하는 아이들만 토요일에 나와 시험을 치르게 하면 된다"며 "교육부와 대전시교육청이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21일 유 의원의 지적에 대해 "(국감자료) 허위 작성 여부와 사설모의고사 실태를 조사해 대책을 보고 드리겠다"고 답했다.


태그:#대전시교육청, #설동호, #국정감사, #사설모의고사, #유은혜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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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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