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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가 21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렸다. |
ⓒ 오마이뉴스 장재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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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되어서 밥그릇을 뺏기는데도 불구하고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느냐?""전혀 밥그릇을 뺏기지 않았습니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21일 대전 동구 철도공사 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수서 KTX 법인 설립'을 놓고 이찬열(수원 장안)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최연혜 철도공사 사장이 설전을 벌였다.
이 의원은 이날 '정치입지 굳히기용으로 공사 이용하는 최연혜 사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를 통해 이 의원은 "최연혜 사장은 철도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해 극과 극을 달리는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최 사장이 지난 2012년 1월 31일 <조선일보>에 기고한 '국익에 역행하는 고속철도 민간개방'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소개하고, 그 내용 중 "최근 국토해양부는 고속철도 민간 개방 정책을 발표했다. 그 이유가 경쟁체제 도입에 있다는데, 이는 철도 및 교통산업의 특성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철도공사와 광역버스 등이 출혈 경쟁한다면 국민 편의와 국가경제는 파탄에 이를 것"이라는 최 사장의 주장을 공개했다.
그러나 최 사장은 철도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후인 2013년 12월 31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서는 "수서 KTX 법인은 현 정부에서 국민의견을 수렴하여 공공부문 내에서의 경쟁체제 도입으로 정책결정이 된 것이다. 혁신을 시작하는 코레일의 출자회사로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진정한 국민행복 철도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발표해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2002년 참여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쳐 2004년 여성 최초 철도청(현 코레일) 차장에 임명된 뒤 여성 최초 코레일 사장까지 된 최 사장이 총선에서 낙선한 뒤 1년 반 만에 경쟁체제 도입 반대자에서 예찬론자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질의시간을 이용해서도 최 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왜 사장이 되자 경쟁체제 도입에 대한 입장을 바꾸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사장은 "전혀 바뀐 게 아니다, <조선일보> 기고를 잘 읽어 보시면, 그 당시에 진행되고 있던 체제에 대해서..."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최 사장의 말을 끊으며, "잘 읽어보나 마나, '경쟁체제나 민영화는 철도산업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라고 써 놓고서 그것을 잘못 이해했다고 하나, 그런 이야기를 할 데 와서 해야지"라고 쏘아 붙였다.
이에 최 사장은 "아니, 그 글을 끝까지 자세히 읽어보시면..."이라고 말했고, 이 의원 "끝까지 읽어보나 마나 여기 있는 거예요"라면서 "그런데 지금 SR(수서고속철도 운영사) 추진하고 계신 것 아닙니까, 철도공사 사장님이 되어서 철도공사에서 가장 흑자가 나는 KTX는 '(민영화는) 절대로 안 된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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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가 21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가운데, 최연혜 철도공사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오마이뉴스 장재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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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철도산업 발전에 도움 된다고 생각해 수용했다"이에 최 사장은 "지금 현재 SR의 경쟁체제 수준은 양쪽회사에 윈윈이 될 수 있고, 우리나라 철도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최 사장님이 철도공사 사장이 아니면 그 얘기가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철도공사에서 내 살이 깎여 나가는데 무슨 양쪽회사가 윈윈을 할 수 있다고, 철도공사 사장입장에서 말할 수 있느냐"며 "그러니까 철도공사 경영이 제대로 되겠느냐, 그 얘기는 철도공사 사장이 할 얘기가 아니고 국토부 장관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해야 할 얘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최 사장은 뜻을 굽히지 않고 "아니,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답했고, 이 의원은 "왜 그렇지 않느냐, 내가 철도공사 사장으로 있는데, 내 일을 뺏어가겠다는데, 그 일이 어떤 일이냐, 내 일 중에서 가장 흑자가 나는 일을 뺏어가겠다는데, 그 것에 대해서 어느 이유와 논리를 가져다가 대더라도 (안 된다고 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괜찮다? 그렇다면 이것은 철도공사 직원들에게는 정말 말할 수 없는 '비애'다, 비애"라고 개탄했다.
그러자 최 사장은 "의원님, 이게 완전히 별개의 경쟁회사라면 그런 논리가 맞을 수 있는데, 이 회사는 계열회사이기 때문에...(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최 사장님, 제가 보기에 사장님은 참 (경영자로서) 어렵습니다, 아니 흑자 나는 고속철도를 내가 가져야지, 철도공사에 애착이 있고 철도공사 직원들을 위해서라면 어떻게 해서든지 뺏기지 않으려고 해야지, 사장으로 있으면서 흑자노선이 SR쪽으로 넘어가는데 어떤 논리를 가져다 대서 '합리적이다',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되겠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최 사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도 계산을 다 했고, 계열회사가 번 상당 부분의 돈이 모 회사로 들어오는 것이다, 저희는 정당하게 검토했다, 저희에게 손해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말씀 드리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 의원은 "철도공사의 밥그릇을 뺏기는 데도 철도공사 사장이 '문제없다'고 말하는 게 정당하다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최 사장은 "전혀 밥그릇을 빼기지 않았습니다"라고 단호한 어조로 답변했다.
이 같은 최 사장의 답변을 끝으로 이 의원의 질의시간이 끝나 더 이상의 질의와 답변은 이어지지 못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철도산업의 뿌리를 흔들고 있는 철도민영화 추진은 제2의 4대강 사업이라고 불릴 만큼 철도산업에 미치는 폐해가 불 보듯 뻔하다"라며 "지금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철도공사를 바로잡아야 하고, 소신 있게 철도공사의 경영개선을 위해 책임 경영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연혜 사장은 자격미달"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