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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가 21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가 21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렸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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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되어서 밥그릇을 뺏기는데도 불구하고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느냐?"
"전혀 밥그릇을 뺏기지 않았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21일 대전 동구 철도공사 사옥에서 열린 가운데, '수서 KTX 법인 설립'을 놓고 이찬열(수원 장안)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최연혜 철도공사 사장이 설전을 벌였다.

이 의원은 이날 '정치입지 굳히기용으로 공사 이용하는 최연혜 사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를 통해 이 의원은 "최연혜 사장은 철도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해 극과 극을 달리는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최 사장이 지난 2012년 1월 31일 <조선일보>에 기고한 '국익에 역행하는 고속철도 민간개방'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소개하고, 그 내용 중 "최근 국토해양부는 고속철도 민간 개방 정책을 발표했다. 그 이유가 경쟁체제 도입에 있다는데, 이는 철도 및 교통산업의 특성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철도공사와 광역버스 등이 출혈 경쟁한다면 국민 편의와 국가경제는 파탄에 이를 것"이라는 최 사장의 주장을 공개했다.

그러나 최 사장은 철도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후인 2013년 12월 31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에서는 "수서 KTX 법인은 현 정부에서 국민의견을 수렴하여 공공부문 내에서의 경쟁체제 도입으로 정책결정이 된 것이다. 혁신을 시작하는 코레일의 출자회사로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진정한 국민행복 철도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발표해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2002년 참여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쳐 2004년 여성 최초 철도청(현 코레일) 차장에 임명된 뒤 여성 최초 코레일 사장까지 된 최 사장이 총선에서 낙선한 뒤 1년 반 만에 경쟁체제 도입 반대자에서 예찬론자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질의시간을 이용해서도 최 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왜 사장이 되자 경쟁체제 도입에 대한 입장을 바꾸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사장은 "전혀 바뀐 게 아니다, <조선일보> 기고를 잘 읽어 보시면, 그 당시에 진행되고 있던 체제에 대해서..."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최 사장의 말을 끊으며, "잘 읽어보나 마나, '경쟁체제나 민영화는 철도산업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라고 써 놓고서 그것을 잘못 이해했다고 하나, 그런 이야기를 할 데 와서 해야지"라고 쏘아 붙였다.

이에 최 사장은 "아니, 그 글을 끝까지 자세히 읽어보시면..."이라고 말했고, 이 의원 "끝까지 읽어보나 마나 여기 있는 거예요"라면서 "그런데 지금 SR(수서고속철도 운영사) 추진하고 계신 것 아닙니까, 철도공사 사장님이 되어서 철도공사에서 가장 흑자가 나는 KTX는 '(민영화는) 절대로 안 된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가 21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가운데, 최연혜 철도공사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가 21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가운데, 최연혜 철도공사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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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철도산업 발전에 도움 된다고 생각해 수용했다"

이에 최 사장은 "지금 현재 SR의 경쟁체제 수준은 양쪽회사에 윈윈이 될 수 있고, 우리나라 철도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최 사장님이 철도공사 사장이 아니면 그 얘기가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철도공사에서 내 살이 깎여 나가는데 무슨 양쪽회사가 윈윈을 할 수 있다고, 철도공사 사장입장에서 말할 수 있느냐"며 "그러니까 철도공사 경영이 제대로 되겠느냐, 그 얘기는 철도공사 사장이 할 얘기가 아니고 국토부 장관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해야 할 얘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최 사장은 뜻을 굽히지 않고 "아니,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답했고, 이 의원은 "왜 그렇지 않느냐, 내가 철도공사 사장으로 있는데, 내 일을 뺏어가겠다는데, 그 일이 어떤 일이냐, 내 일 중에서 가장 흑자가 나는 일을 뺏어가겠다는데, 그 것에 대해서 어느 이유와 논리를 가져다가 대더라도 (안 된다고 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괜찮다? 그렇다면 이것은 철도공사 직원들에게는 정말 말할 수 없는 '비애'다, 비애"라고 개탄했다.

그러자 최 사장은 "의원님, 이게 완전히 별개의 경쟁회사라면 그런 논리가 맞을 수 있는데, 이 회사는 계열회사이기 때문에...(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최 사장님, 제가 보기에 사장님은 참 (경영자로서) 어렵습니다, 아니 흑자 나는 고속철도를 내가 가져야지, 철도공사에 애착이 있고 철도공사 직원들을 위해서라면 어떻게 해서든지 뺏기지 않으려고 해야지, 사장으로 있으면서 흑자노선이 SR쪽으로 넘어가는데 어떤 논리를 가져다 대서 '합리적이다',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되겠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최 사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도 계산을 다 했고, 계열회사가 번 상당 부분의 돈이 모 회사로 들어오는 것이다, 저희는 정당하게 검토했다, 저희에게 손해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말씀 드리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 의원은 "철도공사의 밥그릇을 뺏기는 데도 철도공사 사장이 '문제없다'고 말하는 게 정당하다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최 사장은 "전혀 밥그릇을 빼기지 않았습니다"라고 단호한 어조로 답변했다.

이 같은 최 사장의 답변을 끝으로 이 의원의 질의시간이 끝나 더 이상의 질의와 답변은 이어지지 못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철도산업의 뿌리를 흔들고 있는 철도민영화 추진은 제2의 4대강 사업이라고 불릴 만큼 철도산업에 미치는 폐해가 불 보듯 뻔하다"라며 "지금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철도공사를 바로잡아야 하고, 소신 있게 철도공사의 경영개선을 위해 책임 경영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연혜 사장은 자격미달"이라고 주장했다.


태그:#철도민영화, #최연혜, #철도공사, #이찬열,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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