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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내각 여성 각료 오부치 유코 경제산업상과 마쓰시마 미도리 법무상의 사퇴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아베 내각 여성 각료 오부치 유코 경제산업상과 마쓰시마 미도리 법무상의 사퇴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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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여성이 활약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자신 있게 발탁한 여성 각료 2명이 비위 의혹으로 같은 날 동반 낙마했다.

일본 공영 NHK에 따르면 20일 오부치 유코 경제산업상과 마쓰시마 미도리 법무상은 총리 관저를 찾아가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2012년 12월 아베의 2차 내각이 출범한 이후 각료가 비위 의혹으로 사임한 것은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두 각료의 사표를 즉각 수리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의 책임은 인사권을 가진 나에게 있다"며 "이런 사태가 발생해 국민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 3일 개각을 하며 '여성이 빛나는 사회'를 내걸고 파격적으로 여성 각료 5명을 발탁했다. 여성 장관 5명이 나란히 내각이 진출한 것은 일본 역사상 최다 기록이다.

오부치 경제산업상은 최근 언론을 통해 자신의 후원회를 비롯한 여러 정치단체가 4년 전 주최한 공연에서 관객들에게 받은 입장료 수입보다 주최 측의 지출이 훨씬 많아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에게 부당 이익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딸이자 중의원 5선, 재무차관 등 화려한 경력을 쌓으며 미래의 여성 총리로 주목을 받던 오부치 경제산업상은 언론과 야권의 의혹 제기를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하고 결국 사퇴했다.

중의원 4선 출신의 마쓰시마 법무상은 지난 여름 자신의 선거구인 도쿄도에서 열린 축제에서 의정 활동과 캐리커처가 새겨진 '부채'를 돌렸다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마쓰시마 법무상은 "유권자를 위해 지역 현안을 담아 부채를 돌린 것은 선거법이 금지한 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법무상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사퇴를 결심했다.

지지율 급락에 또 악재... 속타는 아베 내각

최근 내각 지지율이 50% 밑으로 추락한 데 이어 정국 쇄신을 위해 발탁한 여성 각료들이 취임 두 달도 버티지 못하고 낙마하자 아베 총리는 악재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아베 총리는 내각부 부대신을 지낸 미야자와 요이치 참의원을 신임 경제산업상으로, 저출산대책담당상을 지낸 여성 중의원 가미카와 요코를 신임 법무상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살아남은 나머지 3명의 여성 각료 다카이치 총무상, 야마타니 에리코 납치문제담당상, 아리무라 하루코 여성활약담당상도 지난 18일 야스쿠니 신사의 추계 예대제에 참배하며 한국, 중국의 비판을 받고 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1차 내각 당시 '친구 내각'으로 불렸던 최측근 각료 5명이 정치자금 의혹과 실언으로 잇따라 낙마하면서 결국 1년 만에 정권을 내줘야 했던 아픈 경험을 한 바 있다.

집권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 대표는 "사퇴는 적절한 선택이며 다시는 이와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제1야당 민주당의 가이에다 반리 대표는 "각료 두 명이 한꺼번에 사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태"라며 "아베 총리가 정말 각료에 걸맞은 인물을 임명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여성 장관을 만들고 싶었는지 확실히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태그:#아베 신조, #오부치 유코, #마쓰시마 미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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