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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판문점에서 열렸던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과 관련, 오락가락하는 설명으로 혼선을 빚은 정부에 대해 통일부 기자단(아래 기자단)이 입장을 발표했다.

<오마이뉴스> 등 40여 개 언론사가 참여하고 있는 통일부 기자단은 20일 통일부 장관실과 대변인실, 청와대 국가안보실, 청와대 홍보수석실에 전달한 입장문에서 "민감한 남북관계 상황을 모두 공개할 수 없는 정부의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최소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정부의 거짓 해명을 비판했다.

기자단은 또 "이번 '거짓말 사태'의 뒤에는 통일부 대변인 개인의 실수 차원을 넘어서는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청와대나 통일부의 정책 담당 부서가 대국민 창구인 통일부 공보 부서에 최소한의 자료도 주지 않고 '공보 전선'에 내보내는 작금의 상황은 오보 양산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13일 남북 2차 고위급접촉을 오는 30일 개최하자고 제의해놓고도 '제의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하는가 하면,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단독접촉을 갖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가 발신과 수신 명의를 오해한 것이라고 해 혼선을 초래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날 기자단이 발표한 입장 전문이다.

정부의 '거짓말 브리핑'에 대한 통일부 출입기자단의 입장
1. 정부는 10월 13일 북한에 '10월 30일 2차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제안했다.

10월 15일 이 사실이 공개될 때까지 정부의 대북 정책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통일부 대변인은 공개·비공개 브리핑에서 "검토 중이라 확정되지 않았다", "북한에 제의할 시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명백한 '거짓말'이었다.

민감한 남북관계 상황을 모두 공개할 수 없는 정부의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최소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거짓말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정부의 모든 발표를 믿지 못하게 만든다. 이번 '거짓말 사태'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하게 요구한다.

2. 청와대와 통일부의 정책 부서가 통일부의 공보 부서에 제대로 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이번 '거짓말 사태'의 뒤에는 통일부 대변인 개인의 실수 차원을 넘어서는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청와대나 통일부의 정책 담당 부서가 대국민 창구인 통일부 공보 부서에 최소한의 자료도 주지 않고 '공보 전선'에 내보내는 작금의 상황은 오보 양산의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 '황병서, 김관진 단독 접촉 요구' 오보는 작금의 난맥상이 낳은 결과물이다. 정보도 권한도 없는 대변인을 통해 중대한 남북관계 상황을 알리는 것은 우리 언론인은 물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임을 지적한다.

3. 남북관계 원칙을 지키라.

'투명하고 당당한 대북정책'을 천명했던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바뀐 것인가.

남북관계의 '투명성 원칙'에 대해서는 각자의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정부가 약속한 것이라면 지키는 것이 맞다.

정부는 최근 북한이 수차례 전통문을 보내 고위 군사 당국 접촉 개최를 제안한 것은 물론 정부가 2차 고위급 접촉 개최 날짜를 제안한 사실까지 비공개했다.

민감한 남북관계 사안을 모두 공개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이미 예고된 2차 고위급 접촉 제안 사실까지 비밀에 부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2014년 10월 20일
통일부 출입기자단

수신 : 통일부 장관실, 통일부 대변인실, 청와대 국가안보실, 청와대 홍보수석실




태그:#남북 군사당국자 접촉, #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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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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