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및 그 부근에서 연이어 총성이 울리면서 한반도의 안보위기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남북이 서해상에서 총격전이나 포격전을 벌이는 경우와 달리 육상 DMZ 등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자칫 우발적 사고로 큰 규모의 전투 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 남북한의 자제와 재발방지 노력이 촉구된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는 남북 간 군사적 충돌로 인한 국민적 불안 해소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치 않은 채 아시안게임 폐막을 기해 남북이 합의한 고위급 회담 개최 가능성만을 언급하는 한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 파주지역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에서 19일 남북한 군이 총격전을 벌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전날인 지난 18일 강원도 철원군 북방 비무장지대에 북한군에 대한 경고 사격이 가해진 바 있다. 남북은 지난 10일 대북 전단 살포를 둘러싸고 총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이날 오전 8시 10분께부터 북한군 10여 명이 경기도 파주지역 군사분계선에 접근함에 따라 대응지침에 의거해 여러 차례 경고방송을 실시했다"며 "오후 5시40분께 북한군이 재차 군사분계선 인근의 선상으로 접근함에 따라 경고방송을 한 후 경고사격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어 "아군이 경고사격을 한 후 곧바로 북한군이 사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탄 2발이 아군 GP 고가초소서 발견돼 우리 군이 북한군 지역으로 추가 대응사격을 실시했다"며 "총격전은 10여 분간 이어졌지만 아군의 인명과 시설피해는 없다"며 "우발적인 상황 발생에 대비해 파주지역 민통선 북방 일대의 관광객과 영농주민 등은 오후 5시께 철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에도 북한군 10여 명이 강원도 철원군 북방 비무장지대에서 오전 8시 30분께부터 오후 4시경까지 군사분계선 주변에 여러 차례 접근해 우리 군이 경고방송 후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함참은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19일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남북 2차 고위급 접촉은 "예정대로 이뤄지길 바란다"고만 밝혔을 뿐 연이은 남북간 군사적 충돌을 해소할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기자 설명회에서 2차 고위급 접촉의 성사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번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날 남북 오찬 확대회담에서 합의된 것 예정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수석은 북한이 지난 15일 있었던 군사 당국자 간 접촉 결과를 일방적으로 공개하며 남측 태도를 비난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남북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해왔기 때문에 잘못된 부분은 없었다고 보인다. 성실하게 진정성을 갖고 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북은 지난 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경비정 침범과 지난 10일 대북 전단 총격전에 이어 군사 당국자 간 접촉이 결렬되자 회담 결과를 일방적으로 공개하며 2차 고위급 접촉 무산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고 있다.

주 수석은 이에 대해 남북 간의 신뢰를 언급하면서 고위급 회담 성사 가능성에 기대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으나 해상에서는 물론 육상에서 총격전이나 경고 사격이 가해지는 일이 부쩍 잦아지는 것의 심각성이나 이로 인한 국내외의 불안 등에 대해서는 언급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