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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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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30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각각 3만8311표와 3만7382표를 얻었다. 두 후보의 표차는 불과 929표에 불과했다. 그런데 문제는 무효표가 두 후보의 표차보다 더 많은 1403표였다는 점이다.

그런 가운데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중앙선거관리위 국정감사에서 '무효표 1403표'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진 의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무려 '1246표'가 당시 후보단일화로 사퇴한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유선희 통합진보당 후보를 찍어서 무효처리된 것이었다. 서울 동작을 무효표 유형이 구체적으로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무효표 1246표 가운데 1180표는 기동민 후보 찍은 표

'1246표'는 나경원 후보와 노회찬 후보의 표차인 929표보다 317표나 더 많은 수치다. 1246표를 더 세분화 해 보면, 지난 7월 30일 일반투표에서 808표, 이보다 앞선 7월 25일과 26일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34표, 거소투표에서 404표의 무효표가 나왔다.

사전투표에서 가장 적은 무효표가 나온 이유는 사전투표 용지의 사퇴한 후보자 란에 '사퇴'라고 표시돼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사퇴한 후보자의 란에 '사퇴'가 표시돼 있지 않아 무효처리된 표는 1212표(808표+404표)에 이르렀다. 이는 나경원 후보와 노회찬 후보의 표차보다 283표나 더 많은 수치다.

특히 이렇게 무효처리된 1246표 가운데 기동민 후보를 찍은 무효표가 1180표, 유선희 후보를 찍은 무효표가 66표였다. 거소투표와 본투표 용지의 사퇴한 후보자 난에 '사퇴'라고 표시한 상태에서 보궐선거를 치렀다면 전혀 다른 선거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실제 후보사퇴가 없었던 광주 광산을(137표)이나 대선 대덕구(239표), 울산 남구을(127표), 평택을(214표), 김포시(235표)에서는 무효표가 적었다.

미비한 투표제도가 유권자의 선택을 크게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실제 무효표의 일부.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실제 무효표의 일부.
ⓒ 진선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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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 의원은 "선거 관리의 편의를 위해 유권자들의 소중한 선택이 사표가 되면 안 된다"라며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투표용지 인쇄 시기가 후보등록 마감 후 9일이 된 것은 선거법 개정을 통해 마련된 게 아니라 올해 초 선관위가 규칙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후보자 사퇴와 사망의 경우 무효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대책 마련이 계속 요구돼 왔다"라며 "현재는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통해 후보자들의 사퇴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사표방지와 유권자 알 권리를 위해서라도 투표 당일 투표 용지에 사퇴 표식이 반드시 표기되는 방법으로 무효표를 막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문상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투표용지 제작 후 후보자들의 뒤늦은 사퇴로 인해 무효표가 급증했다는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퇴로 인한 무효표' 지적 받는 문상부 사무총장 문상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투표용지 제작 후 후보자들의 뒤늦은 사퇴로 인해 무효표가 급증했다는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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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진선미,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나경원,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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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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