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담뺑덕>에서 덕이와 세정 역의 배우 이솜이 7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마담뺑덕>에서 덕이와 세정 역의 배우 이솜이 7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모델로 데뷔해 연기자의 길을 걷는 이들 중 이솜은 최근 단연 급부상하는 중이다. 지금껏 여러 20대 모델들이 영화와 드라마 연기에 발을 들였고, 그 성과가 하나둘씩 보이는 요즘, 이솜 역시 그렇다. 영화 <푸른소금> <산타바바라> <하이힐> 등의 작품에서 비중을 달리하며 실력을 쌓아온 그는 올해 정우성과 함께 치정멜로 <마담뺑덕>에 당당히 주연으로 섰다.

지난 10월 초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처음 경험한 이솜은 "차에서 행사 장소까지 이동하기 직전까지 진짜 설레고 떨렸다"고 소회부터 전했다. 정우성과 함께 짰던 레드카펫 동선을 까맣게 잊고 혼자 차에서 뛰쳐나갔던 사연을 밝히며 한바탕 웃어보였다. 영화 속 사랑에 목메고 복수에 불탔던 덕이가 아닌 천진한 20대 여배우였다.

<마담뺑덕> 덕이의 매력은 바로 감정의 변화들이었다

고전 심청전을 처절한 치정멜로로 비튼 <마담뺑덕>에서 이솜이 맡은 덕이는 제목 그대로 중심 캐릭터다. 심학규(정우성 분)를 흠모하다 버림받자 복수심에 불타며 자신의 인생을 던지는 팜므파탈 캐릭터다. 순수한 사랑에서 애증까지 이솜이 표현해야 할 감정의 폭은 상당히 넓었다. 아직 신인인 그에게 어려운 숙제인 건 분명해 보였다.

"개봉하고 나서 시간이 좀 지나니까 이제 영화를 완성한 느낌이네요. 촬영할 때 힘들기도 했고, 빨리 쉬고 싶은 마음에 막상 촬영이 다 끝났을 땐 슬프지가 않았거든요. 보통은 서로 인사하면서 쌓은 정을 나누고 울기 마련인데 덕이 감정 때문인지 오히려 담담했어요.

하지만 진짜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덕이의 성격과 감정이 바뀌어가는 부분이 매력 있었거든요. 물론 노출신은 처음 해보는 거니 부담은 있었죠. 덕이가 학규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베드신에서 표현해야 했고, 섬뜩함을 암시하는 대사도 던져야 했어요. 그동안 제가 표현해보지 않았던 감정들을 잘 할 수 있을지 속으로 의심하기도 했죠."



신인 배우의 노출과 치정 멜로, 팜므파탈 캐릭터라는 점에서 이솜의 이번 연기는 필연적으로 비교 대상이 많아 보인다. 우선 김고은의 등장을 알린 영화 <은교>가 있을 것이고, 할리우드 영화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여배우들 역시 그 대상이다.

이 점에서 이솜은 무던했다. "영화 개봉 후 인터넷을 멀리했다"며 "촬영 땐 덕이를 완벽하게 소화하려 했고, 지금 역시 그녀를 이해하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기임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여전히 이솜은 덕이의 행동과 표현방식을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형태의 사랑 중 하나"라고 굳게 생각하고 있었다.

"모델에서 연기자 전환은 내 선택"...소통의 재미 느껴

알려진 대로 이솜은 모델로 2008년 연예계에 입문했다. 그것도 케이블 모델 오디션 프로에서 우승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175cm라는 큰 키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현장에서 인정받던 이솜은 2011년부터 TV 드라마와 영화에 모습을 드러내며 연기자를 병행했다. 그리고 지금은 완전히 배우의 길로 접어든 모양새다.

학창시절부터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고 뭔가 표현하는 걸 즐기는 자신을 보면서 막연하게 이쪽 일을 꿈꾸게 됐단다. 고등학생 때 모델 제안을 받기도 했고, 스스로도 그쪽 일을 꿈꾸며 학원 등을 다녔던 게 원동력이 됐다. 지금의 회사를 만나면서 이름 역시 이소영에서 이솜으로 바꾸게 됐다.


"그냥 제가 솜같이 생겼대요. 그래서 이솜이 됐죠(웃음). 모델을 할 때도 겁 없이 열심히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때 참 열정적이었다면 연기에서는 또 다른 열정이 솟고 있어요. 다시 신인이 돼서 시작하니 새로운 기분이고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조연을 맡아 경험을 쌓으면서 다른 캐릭터를 찾고 있을 때 <마담뺑덕>을 만난 거예요.

이 모든 게 타의가 아닌 제 의지였어요. 모델과 연기를 함께 가져갈 수 없었기에 제가 이 길을 택한 거죠. 둘 다 자신을 표현하는 직업이잖아요. 그게 좋은 거 같아요. 다만 영화는 캐릭터를 분석해야 하고, 선배와 동료, 감독님, 스태프와 소통하면서 만들어 가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또 작품 안에 음악과 스토리도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엉뚱한 듯하면서도 발랄한 모습이 가장 자연스러운 이솜이었다. 영화 개봉 3주차를 맞은 이후 이솜은 친구들과 함께 여행가는 날을 꿈꾸고 있다. 아직 차기작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한다고 해도 <마담뺑덕>이 "인생에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며 각별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솜 정우성 마담뺑덕 임필성 심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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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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