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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17일 걸그룹 공연 관람객이 추락해 27명의 사상자를 낸 성남시 분당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 주변 건물 지하주차장 환풍구는 바닥까지 20m가량으로 깊어 희생자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관람객을 집어삼킨 환풍구는 걸그룹 공연 무대에서 15m가량 떨어진 곳에 설치돼 있다.

환풍구는 행사 무대보다 높아 공연을 관람하기 좋은 자리여서 수많은 관람객이 몰려 있었다. 오후 9시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상자를 보면 연령층은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로 5m, 세로 3m가량의 환풍구는 바둑판 모양의 철제 덮개 6개가 덮여 있는 상태였다.

스틸 그레이팅(Steel grating)으로 불리는 이 철제 덮개는 환풍구 상부, 하수맨홀 상부, 배수로 상부에 덮는 철구조물이다. 

맨홀뚜껑과 마찬가지로 열고 닫기 위한 것이어서 용접 등으로 고정하지는 않으며 스틸 그레이팅이 지지해야할 하중을 정한 법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철제 덮개는 T자형 철제 지지대 위에 얹혀진 형태로 고정돼 있다.

사고 당시 이 환풍구 철제 덮개 위에 올라가 있던 관람객 27명은 중심을 잃고 순식간에 철제 덮개 4개와 함께 20m 바닥 아래로 추락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철제 지지대가 관람객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휘며 철제 덮개가 붕괴돼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환풍구 입구에는 사고 직후 철제 덮개 2개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지지대가 휘어진 채 남아 있다.

환풍구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면 좁은 굴뚝같은 모양의 통로가 중간에 보이고 이 통로 주변으로는 턱이 설치돼 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환풍구 위에 서 있는 관람객들은 '어! 어! 어!' 하면서 손을 위쪽으로 헛손질하다가 앞으로 고꾸라지듯이 삽시간에 밑으로 사라졌다.

소방당국은 환풍구 깊이가 깊은 데다 무거운 철제 덮개와 함께 관람객이 한꺼번에 추락해 2차 충격을 받아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환풍구 안으로 진입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구조에 시간이 걸려 피해를 더욱 키운 것으로 보인다.

사고 직후 출동한 소방구조대는 환풍구 위에서 로프를 내려 추락한 사람들을 구조하려다가 여의치 않자 건물 지하 4층 주차장으로 내려간 뒤 환풍구와 연결하는 벽을 뚫고 진입해 구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환풍구 밑바닥에는 추락한 사람들과 철제 덮대가 뒤엉켜 있었다"면서 "높은 곳에서 떨어진 데다 무거운 철망 때문에 희생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전 전문가들은 환풍구는 도심 지면에 산재해 있는데 이번 공연장 사고처럼 많은 사람이 올라설 경우 언제든 붕괴할 위험성이 있다며 환풍구 위로 사람이 올라갈 수 없도록 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관람객 27명이 추락, 오후 10시 현재 1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판교붕괴사고, #환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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