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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구미시 88올림픽기념체육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마음배드민턴클럽의 임상철 회장은 클럽 밴드를 통해 회원들에게 금연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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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연을 공개 선언한 구미 한마음배드민턴클럽 임상철 회장 .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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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망망대해를 걷는 듯한 초창기 금연생활의 성공을 위해선 금연에 대한 공개선언을 통해 의지를 다짐과 동시에 주변 여러사람의 관심과 격려가 큰 도움이 된다.

임 회장의 금연선언을 보고 있으니, 나 또한 4년 전 이맘때 금연을 시작했던 기억이 아련히 떠올랐다. 금연 하는 사람이 초기에 느끼는 비장한 각오와 금연을 통해 변화된 일상들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15일 여러 언론에 동시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는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예상 세수 증대 효과는 2015년도 2조 8547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나와 있단다. 전자계산기를 두드려 이를 계산해 보니 기존의 2500원에서 2000원 인상된 담배값으로 인해 하루에 약 391만 갑이 일년간 소비되었을 때에 예상되는 수익이다.

담배값 인상은 애연가들의 금연에 어느정도 동기 부여는 되지만, 일시적일 뿐이다. 담배로 인해 중독된 심신이 흡연으로 부터 빠져 나오기란 한창 때의 타오르는 불꽃과도 같은 젊은 신혼부부가 금욕생활을 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애연가들이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금연'이다. 흡연의 백해무익함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에 누구나 한 번쯤은 금연에 도전도 해보기도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기 마련이다. 통계에 따르면 금연을 혼자 시도하면 1년 뒤 성공률이 3%, 전문상담사와 의사의 도움을 받게 되면 30%대라고 한다.

금연은 누가 뭐라고 해도 강렬한 자기와의 싸움이다.

2013년 11월 27일 시행하였다.
▲ 구미여고 학생동아리 '공명'의 구미역 앞 금연캠페인 2013년 11월 27일 시행하였다.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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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금연을 해야되는 이유를 명료화 시키는 작업이 금연의 성패를 좌우한다. 단순한 이유보다는 왜 자신이 금연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목적의식을 분명히 할 때 금연생활은 새로운 삶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니코틴 중독으로 인한 졸음과 멍함, 빠르고 불규칙적인 심장박동, 구토, 설사 등이 일반적으로 겪는 흡연 초기 증상들이며 이러한 현상들이 니코틴에 대한 저항력이 만들어질 때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흡연으로 얻을 수 있는 건 각성효과와 아드레날린 분비 촉진 정도가 되겠다. 대부분 두세 개피의 담배로 니코틴에 대한 저항력이 빠르게 만들어져 애연가의 길로 쉽게 빠져들게 된다.

구미여자고등학교 '공명' 동아리 학생이 제작
▲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피켓 구미여자고등학교 '공명' 동아리 학생이 제작
ⓒ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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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흡연에 무감각해지고 오히려 담배를 계속 피우는 것보다 끊는 것이 더 어려워져 결국은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폐암,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이렇게 백해무익한 흡연은 애연가들에게 자기합리화와 궤변을 낳기도 하는데, 사회생활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흡연으로 풀 수가 있다고 하며, 담배를 평생 태우고도 오랫동안 잘 산 사람의 예를 애써 찾으며 위안 삼기도 한다.

아내조차도 내가 금연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니 마음 편하게 담배 태우는 게 정신건강에 더 도움이 될 수 도 있다며 농담할 정도였다. 담배를 평생 태우고도 몸에 별 이상이 없다는 것은 천운일 수도 있겠지만, 흡연으로 인해 비흡연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위를 자신도 알게 모르게 해왔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아야만 한다. 니코틴을 탐닉하고 중독에 관련된 뇌의 부위는 중뇌 도파민 회로라고 하며, 이 부위는 마약인 코카인이나 암페타민 등에 의해 활성화 되는 부위와 같은 부위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한번 짜릿한 쾌감을 맛보게 된 우리 뇌는 이로 인해 더욱 흡연을 하게 만든다. 장기간의 흡연이 중뇌 도파민 회로에 각인된 이유로 금연으로 인한 금단증상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금연을 했다손 치더라도 평생을 따라다니며 흡연 목격시 흡연하는 순간의 강렬한 느낌을 떠올리게해 영원히 떨쳐 버릴 수 없는 것이 흡연의 위험성이다.

따라서 금연을 한다는 것은 니코틴에 중독된 뇌와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금연은 굳센 의지도 반드시 있어야겠지만 '나는 금연을 위해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세상을 살아간다'와 같은 목적의식이 분명해야 한다.

2010년 9월 26일부터 금연을 시작해 1482일째 금연생활을 하고 있는 나의 경우는 현재도 금연진행중이다. 담배를 끊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죽기 전에만 알 수 있는 진실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흡연으로 인해 평생을 따라다니는 족쇄를 찼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금연을 처음 시작할 당시 '내가 끊음으로서 동생과 형의 금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생각해왔다. 게다가 당시에 한참 어렸던 아들과 딸이 내가 몰래 뒷 베란다에 나가서 담배를 태우는 것을 눈치채게 된 이후로 늘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금연을 시작한 이튿날 부터 세상과 고립된 기분으로 하루하루가 허공에 뜬 느낌과 무기력감 일색으로 나의 생활을 지배했다.

담배를 끊겠다는 단순한 집념으로 흡연 욕구가 떠오를 때마다 금붕어 배가 될 만큼 배부르게 물을 가득 마셨고 그렇게 일주일을 보냈다. 금연자들의 수기처럼 금연 3일째의 고비도 경험하며 술, 담배가 넘쳐나는 모임과 술자리를 피하지 않고 일부러 찾아가 흡연을 참았다. 금연은 생활패턴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이 흡연욕구를 해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기에 아침 일찍 일어나 매일같이 규칙적으로 테니스 연습을 하러 나가기도 했다.

2013년 11월 27일 오후 3시 지도교사인 조진숙 선생님은 창의적체험활동의 일환으로 구미역사 앞에서 금연캠페인을 실시했다.
▲ 조진숙 구미여자고등학교 국어선생님과 동아리 '공명' 학생들 기념촬영 2013년 11월 27일 오후 3시 지도교사인 조진숙 선생님은 창의적체험활동의 일환으로 구미역사 앞에서 금연캠페인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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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금연은 누누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구미역사 앞 금연 캠페인 현장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금연은 누누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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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사몽간에 일어나 금연을 반드시 하겠다는 필사적인 일념으로 꾸준히 운동을 나가다 보니 새로운 생활의 활력소와 재미를 갖게 되었고 삶에 대한 의식의 변화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운동 뒤에 내리 쬐는 아침 태양의 강렬한 햇살은 나 자신을 '금연 전사'로 느끼게 만들 정도였다.

금연에 도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경험담을 얘기하는 것은 식상하기도 하겠지만, 금연으로 인해 큰 삶의 변화를 맛본 나로서는 나의 금연경험담을 자신있게 말하고 싶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금연생활을 즐겁게 하는 나만의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하나, 금연을 시작하게 되면 자신에게 일생일대의 기회인 최고의 인생 전환점이라고 마음을 굳게 가진다.
둘, 금연은 높은 산을 오르는 도전과도 같기에 심호흡을 깊게 들이 마시며 느긋하게 금연생활을 한다.
셋, 금연으로 인해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을 만천하에 공개하도록 한다.
넷, 금연은 사랑하는 자신의 가족에게 주는 새로운 사랑이다.
다섯, 금연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탐험하자.
여섯, 힘들고 괴로운 일이 생겼을 때 흡연욕구가 가장 강렬하지만 이럴수록 큰 숨을 들이 마신다.
일곱, 금연을 통해 자숙하는 삶이 되자.

이처럼 금연생활에 익숙해지게 되면 할 말이 많아진다. 금연생활에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게 된 뒤 그 과정을 되돌아 보면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겨난다. 그리고 흡연을 하던 동료들 사이에서도 부러움을 한껏 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이 되기에 금연으로 인한 소소한 즐거운 일상을 맛보게 된다.

금연을 함께 시작하다가 포기한 친구들에겐 은근한 우월 의식도 느끼게 된다.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여겨지는 금연을 통해 금연을 포기한 사람들보다 멘탈이 강한 것처럼 여겨지는 이유에서다. 금연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더욱 공공히 해주는 것으로서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금연길라잡이가 있는데, 금연을 선언한 날짜를 입력하게 되면 금연일수가 매일같이 누적 기록되고 일정 일수가 경과되면 레벨이 올라가게되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

금연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금연길라잡이(http://www.nosmokeguide.or.kr)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 금연 동지들과 얘기를 주고 받는 일 또한 금연 의지를 다지는데 힘이 되어줬다.이외에도 각 지역 보건소의 금연클리닉도 금연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므로 찾아 가서 상담 받아보길 추천한다.

단언컨데 금연은 자신의 인생역사에서 가장 잘 한 일 중에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담배를 끊고자 마음이 든 순간, 이리 저리 잴 필요 없이 당장 시작하면 된다. 때론 단순하고 무식하게 그리고 우직히 밀어 부쳐야 할 일이 바로 금연이다.

경험상 금연 3일째가 가장 큰 고비였고 이후로는 무난했다. 나의 경우는 무조건 물로 극복을 했다. 금연의 고비인 금단증상을 넘긴 뒤 다가오게 될 새롭고 멋진 나날과 함께, 늘 가슴 띄는 희열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금연의 세계로 큰 걸음 해보길 추천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의 카페와 블로그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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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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