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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6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6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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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 출신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야당 의원들과 언성을 높이며 공방을 주고받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누가 국감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왔다.

16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 운용 방식인 '초이노믹스'의 적절성을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이 격돌했다. 야당 의원들은 최 부총리 취임 이후 연이은 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로 가계부채가 불어나고 전셋값이 급등하는 등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돈을 적극적으로 풀어서 경기를 부양하는 '초이노믹스'가 잘못된 방향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최 부총리는 적극적으로 부인하며 야당 의원들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식으로 맞섰다.

"안홍철 KIC 사장 조속히 사퇴시켜야" VS "임원 사퇴는 운영위원회 영역"

첫 공방은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터졌다.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감 질의 전 "안홍철 사장의 거취문제 어떻게 됐느냐"며 최 부총리를 강하게 압박했다.

안홍철 사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무렵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 등을 비난한 사실이 알려지며 기재위 파행의 원인이 됐던 인물이다. 야당 의원들은 안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4월까지 기재위 일정을 거부한 바 있다.

이후 안 사장의 10여 년에 걸친 낙하산 인사 행태가 드러나자 여당 의원들도 그의 퇴진에 동의했다. 김 의원은 "여야가 합의해서 사퇴시키기로 했던 인물이 아직도 사장자리에 있다"면서 "KIC 사장 연봉이 3억 6000만 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사 청문회 때는 조속히 해결하겠다더니 아직도 해결된 게 없다"고 지적했다 .

최 부총리는 "인사청문회 때는 임명되기 전이라 입장 밝히기가 어려웠었다"면서 "KIC법에 따르면 임원 사퇴는 경영 성과에 따라 운영위원회가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법령이 지켜져야 하니 그 부분을 감안해서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부총리가 취임 즉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얘기한다고 했는데 석달이 지났다"면서 "직무유기"라고 질타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국회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3만 개 일자리 말하더니 신규채용 99명..."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초이노믹스를 문제삼았다. 그는 "최 부총리 취임 당시 2012였던 코스피지수가 어제는 1925로 석달만에 추락하고 있다"면서 "(시장)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가 담뱃값 인상, 금산분리 등 개별 정책들에 대해 의원 때와 전혀 상반된 입장을 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나 경제철학이 없는지 보인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강조했던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에 대해서는 "3만 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신규채용은 99명 뿐"이라면서 "허위사실 유포"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몰아붙이자 최 부총리도 발끈했다. 그는 "(박영선 의원이) 과도한 추측과 비난 발언을 하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주가가 며칠 빠졌다고 경제정책이 실패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외촉법과 일자리 창출 관련해서는 "업계 입장이 있고 여전히 (투자는)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추측이나 일방적 판단을 사실인 양 얘기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이 비판을 거듭하자 최 부총리는 안면에 묘한 웃음을 띠기도 했다. 정희수 기재위원장은 최 부총리에게 "의원 질의할 때 웃지말라"고 주의를 줬다. 정 위원장은 "의원 해보셔서 아실테지만 오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도 "금리인하 하면 전셋값 오르는 건 당연한데..."

초이노믹스 논란은 금리문제로도 옮겨붙었다. 야당 의원들은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것과 관련해서도 최 부총리 책임론을 거론했다. 최 부총리가 여러 차례 공개발언으로 한국은행에 금리인하 압박을 넣은 결과라는 것이다.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척하면 척' 등 최 부총리의 발언이 한국은행 독립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영록 의원은 "금리정책에 부총리가 압력과 영향을 행사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척하면 척'은 지난 9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호주를 방문했던 최 부총리가 이 총재와의 교감을 설명하며 나온 표현이다. 최 부총리는 기자들이 '(이 총재에) 통화정책 협조를 구했느냐'고 묻자 '금리의 금자도 얘기 안 했지만 척하면 척'이라고 답했다.

일부 여당 의원도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금리 인하하면 전셋값 올라가는 건 당연한데 (정부가)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면서 "대책이 같이 나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가 압박한 금리인하가 가계부채와 전셋값 급등의 원인이 됐다는 시각이다.

최 부총리는 이같은 비판들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호주 출장 당시에는 기재부 및 한은 직원들이 여럿 있어 금리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날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발언을 이어갔다. 최 부총리는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린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적절한 결정이라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태그:#최경환, #기재위, #기재부, #국감,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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