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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제역으로 인한 가축 매몰지 인근 지하수에서 병원성 미생물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침출수 유출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과 환경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매몰지 침출수 유출 확인을 위한 검사기법 개발과 실제 침출수 유출여부에 대한 조사분석을 의뢰했다. 그러나 감사원과 환경부는 이 조사에서 실제로 침출수 유출이 감지되자 조사기법을 부정하거나 결과를 밝히지 않았다는 게 정 의원의 지적이다.

1mg만 나와도 침출수 유출... 830mg 검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환경부로부터 '가축매몰지역 침출수 정화기술개발'을 의뢰받았고, 총 2년에 걸쳐 '닌하이드린 반응질소 분석법'을 개발했다. 분석법 개발에 소요된 예산은 총 4억1500만 원이다.

이 분석법은 침출수 유출여부를 현장에서 1시간 이내에 판명할 수 있는 기술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이 기법을 가지고 현장시연을 거친 후, 청와대 경제수석, 과학기술비서관 등 청와대 구제역TF팀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열었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 분석법으로 조사한 지역에서 실제로 침출수 유출이 확인되자 즉각 '검증되지 않은 기법'이라며 연구용역 결과를 부정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2011년 2월 경기도 이천에서 실제 침출수가 유출된 것을 확인하자 "이 기법은 검증되지 않았다"라며 반박한 것이다.

감사원 역시 한국원자력연구원을 통해 침출수 유출을 조사했지만 환경부와 마찬가지로 조사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감사원은 같은 해 5월 경기북부, 강원도 일부 등 총 96곳의 가축 매몰지에서 얻은 시료를 한국원자력연구원 측에 보내 닌하이드린 분석법을 통한 조사분석을 의뢰했다. 

총 1개월 가량 소요된 조사 결과, 매몰지 인근 지하수 등에 연결한 관측정 68곳 중 절반에 가까운 31곳에서 NRN수치(가축사체 유래물질 반응수치)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NRN수치가 1리터당 830mg이 넘는 곳도 있었다. NRN수치가 1리터 당 1mg 이상 검출될 경우 구제역 침출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으로 본다.

감사원은 이러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정 의원실에 따르면 감사원은 "닌하이드린 분석결과만으로는 침출수 유출여부를 확인하기 곤란하며 이는 기초자료에 불과하다"라고 밝혔고, 같은 시기 '구제역 방역 및 관리실태' 특별감사 결과 발표에서도 구체적인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미래부는 이 같은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가축매몰지 침출수 오염 토양지하수 복원기술개발 사업이 포함된 예산을 17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삭감했다.

이와 관련해 정 의원은 "환경부와 감사원은 자신들이 의뢰한 조사기법과 조사결과를 스스로 뒤집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라며 "구제역 침출수 유출과 관련해 범정부적 차원의 은폐 의혹이 있다면 이는 매우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그:#구제역, #침출수, #정호준, #환경부,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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