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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외국어고등학교(사립)에서 학교폭력으로 사망했던 학생의 유가족들이 학교와 교육청, 가해학생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경남도교육청과 진주외고, 하귀남 변호사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11일 밤 진주외고 기숙사에서 학교폭력으로 사망했던 A군(17)의 부모를 포함한 유가족 4명이 창원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유가족들은 가해학생측뿐만 아니라 진주외고 학교법인 이사장과 경남도교육청도 피고로 소장을 제출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3~4월 사이 잇따라 학교폭력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 A군은 두 번째 사망자였다.

4월 11일 진주외국어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학교폭력으로 아들을 잃었던 어머니가 30일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소복을 입고 "고영진 교육감님, 진주외고 폭행사고로 죽은 내 아이는 왜! 돌보지 않으셨나요"라는 내용의 펼침막을 걸어 놓고 사흘째 농성하고 있다.
 4월 11일 진주외국어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학교폭력으로 아들을 잃었던 어머니가 30일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소복을 입고 "고영진 교육감님, 진주외고 폭행사고로 죽은 내 아이는 왜! 돌보지 않으셨나요"라는 내용의 펼침막을 걸어 놓고 사흘째 농성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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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은 소장을 통해 "불과 11일전인 3월 31일 폭행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학교와 교육청은 더욱더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교에 대해, 유족들은 "학생, 교직원, 기숙사 사감 등에 대한 감독책임 또는 사용자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차 사건 이후 전담기구를 설치하지 않았고, 사고예방과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경남도교육청에 대해 "사건 뒤 현장점검을 하면서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학교가 축소보고한 내용을 교육부에 보고하기도 하는 등,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를 지도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해태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피고들은 원고들이 입은 모든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배상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며 "사건 뒤 학교장(전임)과 가해학생 부모들은 정당한 피해보상을 약속했으나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6일 진주외고 전임교장과 가해학생 부모들은 "4월 30일까지 국가배상법에서 정하는 상당의 정당한 피해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고, 구체적인 금액은 추후 합의하여 피해자측과 학교측이 정하며, 가해자 부모도 피해자와 합의하여 보상한다"는 내용의 피해보상확인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장례비용과 위자료를 포함해 손해배상금액을 정해 요구했다.

유족측 하귀남 변호사는 "학교와 가해자 부모들이 기일까지 정해 손해배상에 합의를 해놓고 많은 시일이 지났는데도 약속이행이 되지 않아 소송을 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진주외고 관계자는 "합의서를 작성한 뒤 피해학생의 삼촌을 한두 차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말했고, 그 뒤에도 만나려고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전임 교장이 직위해제되고 선거시기가 되면서 미뤄졌고, 가해자 부모들은 공탁을 걸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 피해학생 부모들이 소송을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소송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전임 교육감 때 이루어진 사건이지만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외고는 고영진 전 경남교육감의 부인이 이사장으로 있다가 학교폭력 사망사건이 벌어진 뒤 사임했다. 피해학생 어머니는 한때 창원과 진주에서 소복을 입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태그:#학교폭력, #진주외국어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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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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