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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 버스를 타고 영화를 본 신안 비금도 주민들. 70대와 80대 할머니부터 학생들까지 세대를 넘어 참여했다.
 시네마 버스를 타고 영화를 본 신안 비금도 주민들. 70대와 80대 할머니부터 학생들까지 세대를 넘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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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영화 한 편 보는 게 아니었다. 젊은 엄마 아빠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나왔다. 손자 손녀들이 할머니 옷자락을 붙잡고 왔다. 가을밤의 가족 나들이였다. 마을과 세대를 뛰어넘어 지역주민들이 한데 어울리는 작은 마당이었다.

'찾아가는 영화관'이 그랬다. 어린이들에게는 색다른 놀이공간이었다. 어른들에겐 모처럼의 영화 관람 기회였다. 추억 속의 마을 공회당이나 천변 천막에서 봤던 영화관을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지역공동체를 되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찾아가는 영화관'은 영화 상영시설이 없는 외딴 지역을 찾아가 최신 영화를 보여주는 사업이다. 지난 2011년 통합문화이용권 기획사업으로 시작됐다. 올해는 이낙연 전남도지사의 공약으로 한 차원 성숙됐다. 주민들을 버스에 태우고 와서 태워다 주는 시네마버스와 어우러졌다. 운영은 (재)전남문화예술재단이 맡았다.

 '시네마 버스'가 찾아간 신안 비금초등학교 전경. 지난 11일 '찾아가는 영화관'이 들어선 곳이다.
 '시네마 버스'가 찾아간 신안 비금초등학교 전경. 지난 11일 '찾아가는 영화관'이 들어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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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안 비금도 가산포구의 해질 무렵 풍경. 서쪽 하늘로 해가 지면서 '찾아가는 영화관'의 영화 상영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신안 비금도 가산포구의 해질 무렵 풍경. 서쪽 하늘로 해가 지면서 '찾아가는 영화관'의 영화 상영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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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6시 30분께. 영화관이 찾아간 곳은 시금치와 천일염으로 이름 난 전라남도 신안 비금도의 비금초등학교. 영화 상영 시간이 가까워지자 마을사람들이 한두 명씩 모여들었다.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은 서로 반가움을 나눴다.

"비금도로 이사 온 지 3년 됐는데요. 영화를 보여준다고 해서 저녁을 서둘러 먹고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나왔습니다. 이런 기회가 1년에 한 번씩이라도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덕산마을에서 왔다는 양재광(40) 씨의 말이다.

"집 앞에서 친구들과 함께 시네마버스를 타고 왔어요. 집 가까운 데서 영화를 본다는 게 너무 좋아요. 버스까지 공짜로 태워줘서 더 좋고요. 영화관이 자주 오면 더 좋겠어요."

비금중학교 3학년 김정연(16)양의 얘기다.

 비금중학교 학생들이 '찾아가는 영화관'이 들어선 비금초등학교로 가기 위해 마을 앞에서 시네마 버스에 오르고 있다.
 비금중학교 학생들이 '찾아가는 영화관'이 들어선 비금초등학교로 가기 위해 마을 앞에서 시네마 버스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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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가는 영화관'이 들어선 신안 비금초등학교. 섬마을 사람들이 타고 온 자동차와 시네마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찾아가는 영화관'이 들어선 신안 비금초등학교. 섬마을 사람들이 타고 온 자동차와 시네마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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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비금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찾아가는 영화관'은 전남관악윈드오케스트라의 사전 공연과 영화 상영으로 진행됐다. 상영작은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었다. 지난 8월 개봉된 영화로 관람객 900만 명을 넘어 올 코미디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조선의 옥새를 삼켜버린 귀신고래를 잡기 위해 바다로 내려온 산적 장사정(김남길 분)이 여자 해적 여월(손예진 분)과 함께 고래를 쫓는 이야기를 그린 대작이다. 유해진, 이경영, 박철민, 조달환, 안내상, 오달수 등이 함께 나왔다.

그들의 연기에 관람객 200여 명은 영화 속으로 빠져들었다. 처음에 얌전히 영화를 보던 어린아이들이 차츰 한눈을 팔기도 했지만 영화는 시종 흥미진진했다. 그렇게 130분 동안 영화가 상영됐다.

 '찾아가는 영화관'이 열린 신안 비금초등학교 강당. 김태수 전남문화예술재단 팀방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찾아가는 영화관'이 열린 신안 비금초등학교 강당. 김태수 전남문화예술재단 팀방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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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안 비금초등학교에 들어선 '찾아가는 영화관'에 온 섬마을 주민들이 영화 '해적'을 보고 있다.
 신안 비금초등학교에 들어선 '찾아가는 영화관'에 온 섬마을 주민들이 영화 '해적'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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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봤어요. 김남길이 멋있고, 유해진의 연기가 돋보였어요."

영화를 보고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권춘주(56·여) 씨의 말이었다.

"영화 볼만하네. 재밌었어."
"다음에도 또 오믄 좋겄어."

한사코 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지동마을에서 왔다고만 한 이씨 할머니(73)와 박씨 할머니(80)의 말이다.

"모든 면민들이 반겼습니다. 다만 지금이 천일염 막바지 생산 시기거든요. 염전 일이 늦게 끝나서 못 온 사람들이 많았고요. 또 주말이 아닌 평일이었으면 더 많이 나왔을 텐데. 그게 조금 아쉽네요. 다음에는 평일에 오면 더 좋겠습니다."

영화 시작 전에 와서 면민들과 함께 영화를 봤다는 이정수 비금면장의 말이다. '찾아가는 영화관'의 홍보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참 좋은 사업인 것 같아요. 솔직히 목포에 나가더라도 얼른 일 보고 들어오기 바쁘거든요. 차분히 영화 볼 여유가 어디 있습니까. 정말 좋은 기회인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지 못한 것 같네요. 다음에는 홍보를 잘 해서 더 많이 모였으면 좋겠어요. 이런 기회 더 자주 있으면 좋겠고요."

학교 앞 자항마을에서 왔다는 박형옥(65)씨의 말이다.

 신안 비금도에 설치된 '찾아가는 영화관'에서 섬마을 주민들이 영화 '해적'을 보고 있다.
 신안 비금도에 설치된 '찾아가는 영화관'에서 섬마을 주민들이 영화 '해적'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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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가는 영화관'의 영화 상영이 끝나고 시네마 버스가 마을주민을 태우고 있다.
 '찾아가는 영화관'의 영화 상영이 끝나고 시네마 버스가 마을주민을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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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수 전남문화예술재단 교육지원센터 팀장은 "전남은 도시와 농촌 사이의 문화 양극화가 크고 사각지대도 많아 문화소외 계층이 많은데, 이걸 해소하기 위해 '찾아가는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지역에 맞은 문화활동을 계속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본 마을사람들은 각자 타고 온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이용해 집으로 향했다. 차편이 따로 없는 사람들은 기다리고 있던 시네마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찾아가는 영화관'은 지난 9월 18일 진도 조도중학교에서 시작됐다. 10월 22일 신안 증도, 11월 6일 신안 신의도, 11일 완도 신지도, 19일 고흥 봉래면을 찾아간다. 12월까지 모두 14개 시·군에서 28회 운영한다. 섬이나 외딴 지역에서는 마을에서 영화관까지 오가는 시네마버스도 운행한다. 상영작은 <군도><해적><용의자><우아한 거짓말><명량> 등이다.

 지난 11일 '찾아가는 영화관'이 열린 신안 비금도. 가산항에 시네마 버스가 멈춰 마을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1일 '찾아가는 영화관'이 열린 신안 비금도. 가산항에 시네마 버스가 멈춰 마을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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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