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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2013년, <오마이뉴스>는 '마을의 귀환' 특별기획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위험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대안으로 마을공동체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2014년, 마을의 귀환 시즌2는 '1인가구 공동체'에 주목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 4.8%에 불과했던 혼자 사는 1인가구의 비율은 2012년 25.4%로 늘어났습니다.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1인가구와 마을공동체, 언뜻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요. '1인가구'와 '공동체', 나아가 '마을'의 만남은 가능할까요? 1인가구를 위한 마을사용설명서, 지금 공개합니다. [편집자말]
'우리동네 사람들(우동사)'이 4일 오후 인천 서구 검암동 '우동사 1호집'에 모여 '안심되는 실험공동체 룰루랄라 우동사'라는 슬로건을 들어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동사는 지난 2011년 9월, 불교단체인 정토회에서 만난 6명이 귀촌을 실행에 옮기기에 앞서 공동체 생활과 자급자족을 체득하기 위해 함께 살기 시작한 뒤, 현재는 20명이 빌라 3가구를 공동자금으로 매입해 2인 1실로 생활하고 있다.
 '우리동네 사람들(우동사)'이 4일 오후 인천 서구 검암동 '우동사 1호집'에 모여 '안심되는 실험공동체 룰루랄라 우동사'라는 슬로건을 들어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동사는 지난 2011년 9월, 불교단체인 정토회에서 만난 6명이 귀촌을 실행에 옮기기에 앞서 공동체 생활과 자급자족을 체득하기 위해 함께 살기 시작한 뒤, 현재는 20명이 빌라 3가구를 공동자금으로 매입해 2인 1실로 생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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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디(31, 전직 목수)


"항상 곁에 사람들이 있다는 게 든든해요. 내가 하는 일이나 처한 상황을 혼자 감당하기 벅찰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우리 식구들에게 묻고 나를 돌아볼 수 있죠. 6개월 전에 직장을 그만뒀는데, 주저하지 않았어요."

그는 몇 해 전 전북 남원으로 귀촌했다. 폐교에 목공방을 열고 공동체 실험을 시작했다. 하지만 함께할 동료가 부족해 결국 귀촌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 뒤로 그는 함께 미래를 꿈 꿀 친구를 찾아 다녔다. 2012년 9월, 그는 우리동네사람들(아래 우동사)에 입주했다.

#2. 세리(33, 카페 매니저)

"노후를 생각하면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이건희 회장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사람이 아플 때, 같이 할 사람이 없는 게 걱정이죠. 아무리 돈이 많아도 옆에 사람이 없다면 아무 쓸모가 없을 것 같아요. 따로 떨어져 섬처럼 있고 싶지 않아요."

대전 출신인 그는 서울에서 대학과 직장을 다녔다. 10년 넘게 혼자 살았다. 그는 지난해 4월, 우동사에 터를 잡았다. 부모님이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정반대라고 했다. 그의 어머니는 "요새는 그렇게 많이 산다, 잘 했다"며 오히려 그를 격려했다.

30대 초중반, 직업도 다양

지난해 1월, <오마이뉴스> 특별기획 '마을의 귀환'이 보도했던 협동조합형 카페, 카페오공(관련 기사 : 불타는 금요일 밤, 강남 지하카페에선 무슨 일이...). 이곳 카페 주인장이던 정훈(35)은 당시 지인 7명과 공동주거를 실험했다. 귀촌을 실행에 옮기기에 앞서 공동체 생활과 자급자족을 체득하기 위해서였다. 이름은 우리동네사람들.

그 사이 이들이 운영하는 카페는 두 곳으로 늘었고, 집도 두 채를 더 샀다. 강화도에 논을 빌렸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식구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귀촌에 대한 생각은 그대로일까? 지난 9월 30일, 우동사를 찾았다.

우동사는 공항철도 인천 검암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의 빌라촌에 있다. 빌라 8세대 중 401호, 402호, 302호에 우동사 식구들이 산다. 2011년 9월, 불교단체인 정토회에서 만난 6명이 의기투합해 401호에 들어왔다. 처음 전세로 들어왔던 401호를 매입했고, 2012년 9월에 402호, 지난해 8월에 302호를 매입했다.

그만큼 식구도 늘었다. 현재 식구 16명에 게스트 4명, 총 20명이 함께 생활한다. 성비는 1:1에 가깝다. 나이는 주로 30대 초중반이며, 직업도 교사, 카페 매니저, 회사원, 청년 마을활동가 등 다양하다. 기혼 커플 두 쌍을 제외하고는 모두 1인 가구다.

이날 401호에서 '소리통 회의'가 열렸다. 401호의 진순(35), 402호의 성희(31), 302호의 단디(31)가 거실 가운데 놓인 테이블에 앉았다. 거실의 한쪽 벽에는 식구들 사진과 '안심되는 실험공동체, 우동사'라고 적힌 종이가 걸려 있다. 반대편 게시판에는 우동사의 중요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다.

소리통은 소식을 전달하는 이들을 부르는 말로, 이들은 1주일에 한 차례 모여 가구별 안건에 대해 회의하고 결정된 내용을 식구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예전에는 매주 월요일 밥상모임을 했다. 함께 밥을 먹으며 불편 사항과 건의 사항을 의논했다. 그러나 식구가 늘어 전원이 모이기가 힘들어지자 소리통을 만들어 소통을 대신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다가오는 수확제, 우동사의 밤, 워크숍 등 행사 일정을 논의하고 확정했다.

능력껏, 내는 생활비..."적게 벌고 적게 쓰고"

주말 오후 집에 있는 '우리동네 사람들(우동사)' 식구들이 점심시간이 되자, '우동사 1호집'에 모여 점심을 함께 먹고 있다.
 주말 오후 집에 있는 '우리동네 사람들(우동사)' 식구들이 점심시간이 되자, '우동사 1호집'에 모여 점심을 함께 먹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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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을 고민하고 있는 정훈 씨는 베란다에서 닭장을 만들어 암탉 네 마리를 키우고 있다.
정훈 씨는 "처음에는 우동사에 입주하고 있는 식구가 닭을 싫어해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공동체 생활에 불편 사항과 건의 사항이 있으면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촌을 고민하고 있는 정훈 씨는 베란다에서 닭장을 만들어 암탉 네 마리를 키우고 있다. 정훈 씨는 "처음에는 우동사에 입주하고 있는 식구가 닭을 싫어해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공동체 생활에 불편 사항과 건의 사항이 있으면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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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사 1호집'은 복층 구조로 위층 공간에는 빔 프로젝트와 스크린을 설치해 식구들과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우동사 1호집'은 복층 구조로 위층 공간에는 빔 프로젝트와 스크린을 설치해 식구들과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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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사에 입주해 생활하고 있는 단디 씨(오른쪽)는 "항상 곁에 사람들이 있다는 게 든든하다"며 "내가 하는 일이나 처한 상황을 혼자 감당하기 벅찰 때가 있을때 (우동사) 식구들에게 묻고 나를 돌아볼 수 있다"고 좋은점을 꼽았다.
 우동사에 입주해 생활하고 있는 단디 씨(오른쪽)는 "항상 곁에 사람들이 있다는 게 든든하다"며 "내가 하는 일이나 처한 상황을 혼자 감당하기 벅찰 때가 있을때 (우동사) 식구들에게 묻고 나를 돌아볼 수 있다"고 좋은점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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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거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먼저 생활비가 줄어든다. 우동사 식구들은 혼자 살 때에 비해 생활비가 3분의1로 줄었다고 한다. 우동사는 새로운 식구를 맞을 때 보증금 형태로 3600만 원을 받는다. 만약 보증금이 부족하면 부족분에 대한 이자를 내야 한다. 매달 우동사 주민세 4만원을 내야한다. 생활비는 돈을 버는 사람은 버는 대로, 수입이 없는 사람은 형편에 맞춰 낸다. 최소 6만원에서 16만 원까지 다양하다.

낭비도 줄어든다. 밥통에 밥이 없으면 다른 집에 밥이 있는지 확인한다. 찬밥이 생길 일이 줄어든다. 다른 생활 용품도 마찬가지다. 세 가구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는 옥상에 있는 닭장 '계랄라'로 옮겨진다. 이곳에 사는 암탉 네 마리는 매일 두어 개의 계란을 낳는다.

더불어 산다는 것, 외롭지 않다는 것도 중요하다. 우동사의 초기 멤버들은 정토회에서 만나 불교대학 강의를 들었다. 경쟁적인 삶, 이기적인 삶을 벗어나 더불어 사는 삶, 생태적인 삶, 자급자족적 삶에 대해서 공부했다. 이는 우동사가 지금까지 3년 이상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정신적 밑거름이 됐다. 지금도 식구들은 정기적인 워크숍을 통해 자신의 삶과 우동사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세리는 "우동사에 들어온 뒤로 생활비가 3분의1일로 줄어들었다"며 "전에는 많이 벌고 많이 쓰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적게 벌어도 적게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진순은 "앞으로의 삶을 함께 작당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리고 같이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먼 미래까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이렇게 같이 사는 것을 택했고 현재에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동사 멤버인 재원(31)과 결혼한 성희는 곧 2세가 태어난다. 성희는 아기가 태어나도 우동사에서 남을 예정이다. 그는 "우동사 식구들이 있어서 애를 어떻게 키울지 불안하지 않다"며 "내가 바쁘다면 누군가가 봐주지 않을까... 그렇게 아기가 잘 자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샤워한 뒤에 꼭 화장실에서 옷을 다 입고 나와야 해요. 혼자 살 때처럼 편하게 있을 수는 없죠. 누군가와 같이 산다면 당연한 일이죠."

진순이 웃으며 말했다. 불편함이 없을 수는 없다. 저마다 생활 습관이 달라 사이가 틀어지는 일도 있다. 갈등이 생기면 각자 친한 친구를 불러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여럿이 대화를 나누는 일은 당사자들이 모르는 부분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은 갈등들을 조절하는 것은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성희가 말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니까 갈등을 푸는 방법도 다 달라요. 직접 대놓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마음에 담아두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관계를 이어갈 의지가 있다면 개선할 여지가 생기죠. 결국은 조금씩은 맞춰가게 돼요. 자연처럼 사람 사이에도 조정이 생기는 것 같아요."

"관계는 개인 대 개인의 문제예요. 서로 친한 사람들이 다 달라요. 정말 관계가 얽혀 있어요. 그래서 스무 명의 식구라면 스무개의 우동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귀촌 생각했지만... 도시에서도 가능"

'우리동네 사람들(우동사)'이 9일 오후 인천 강화군 공동 경작지에서 '논 데이(day)에 참여한 지인들과 함께 낫으로 직접 벤 벼를 들어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동네 사람들(우동사)'이 9일 오후 인천 강화군 공동 경작지에서 '논 데이(day)에 참여한 지인들과 함께 낫으로 직접 벤 벼를 들어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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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사람들(우동사)'이 9일 오후 인천 강화군 공동 경작지에서 지인들과 함께 올해 초 직접 모내기를 한 벼를 추수하고 있다.
 '우리동네 사람들(우동사)'이 9일 오후 인천 강화군 공동 경작지에서 지인들과 함께 올해 초 직접 모내기를 한 벼를 추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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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확한 쌀은 우동사 식구와 공동 경작에 참여한 지인들에게 10Kg 정도씩 나눠주고 사전예약 주문을 통해 판매예정이다.
 이날 수확한 쌀은 우동사 식구와 공동 경작에 참여한 지인들에게 10Kg 정도씩 나눠주고 사전예약 주문을 통해 판매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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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사의 '논 데이(day)'가 열린 9일 오후 인천 강화군 공동 경작지에서 우동사 식구들과 지인들이 벼 베는 일을 잠시 중단하고 장기자랑 시간을 통해 서로의 숨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동사의 '논 데이(day)'가 열린 9일 오후 인천 강화군 공동 경작지에서 우동사 식구들과 지인들이 벼 베는 일을 잠시 중단하고 장기자랑 시간을 통해 서로의 숨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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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이 눈부셨던 지난 9일, 인천 강화군의 한 황금벌판. 30여명의 사람들이 논에서 낫을 들고 분주히 움직였다. 우동사의 가을 수확제가 열리는 날이었다. 수확에 앞서 '우동사 풍물단'이 징, 꽹과리, 장구, 북으로 풍악을 울리며 인근 마을에 길놀이를 떠났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 적힌 깃발이 바람에 날렸다.

약 1500제곱미터(500평)에 달하는 논은 수확을 마치는 데 세 시간가량 걸렸다. 이곳을 포함해 약 5000제곱미터의 논이 있는데, 나머지 논들은 벼가 여물지 않아 다음에 기계를 이용해 수확하기로 했다.

이 논은 인근 주민들에게 빌렸다. 함께 공동체 워크숍을 했던 일벗교회 서정훈 목사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기계가 들어갈 수 없는 땅이나 손 없어 노는 땅을 빌려 지난해부터 실험삼아 벼농사를 지었다. 봄에 모판에 볍씨를 옮겨 파종한 뒤, 손으로 직접 모내기를 했다. 그 뒤로 시간이 날 때마다 들러 거름을 주고 잡초를 뽑았다. 올해는 비가 적게 내려 평작에 미치지 못했다. 

논을 빌린 까닭은 본격적인 귀촌 전에 농사일을 배우기 위해서다. 귀촌은 농촌의 자연환경, 여유로움, 사람 사이의 정을 염두해 생각한 일이다. 그런데 귀촌지를 찾으러 전국을 다녀보니 생각과는 달랐다. 대신 인천 검암에 터를 두고 농촌에 연을 이어 살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정훈이 설명했다.

"귀촌한 젊은 사람들을 만나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들었습니다. 마을 주민과의 충돌도 있고 무엇보다 다들 동료가 부족했어요. 저희도 처음 6명으로 시작해서 귀촌할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동사에서 함께 살다보니까 농촌에 대한 욕구가 자연히 충족됐어요. 굳이 시골 내려가지 않아도 도시에 살되, 지금처럼 여기(강화)와 계속 연결해서 살면 어떨까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잠깐 논두렁에서 숨을 돌리는데, 풍악이 울렸다. "명창 송소희의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준비했다"며 운을 띄운 진순이 사람들 앞에서 목청을 띄었다. 경기민요인 풍년가였다. 진순의 선창에 나머지 사람들 후창했다.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네. 명년, 춘삼월에는 화전놀이 가세.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네. 명년, 오뉴월에 탁족놀이 가자."

전수현(34)씨는 이날 처음으로 우동사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평생 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독립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막상 혼자 살려고 하니 불안했다. 그래서 우동사 입주를 고려하고 있다. 전씨는 "독립은 해야겠는데, 부모님이 혼자 사는 것은 불안해하실 것 같다"며 "(부모님이) 함께 사는 친구들이 많다는 걸 알면 허락하기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펍에서 게스트하우스까지 계획

우동사 식구 4명이 운영할 '0.4km'라는 수제 맥주 가게의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단디 씨가 공사 현장을 찾아 공사 경과를 식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다.
 우동사 식구 4명이 운영할 '0.4km'라는 수제 맥주 가게의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단디 씨가 공사 현장을 찾아 공사 경과를 식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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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동사의 재무 상황은?
우동사는 올해 4월, 같은 이름으로 주식회사 형태의 법인을 세웠다. 출자금을 관리하고 주택 구입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멤버 3명이 형식상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총자산은 약 6억 원이며 그중 출자금이 3억 원, 나머지 3억 원은 은행 대출금이다. 대출금에 따른 연 이자 3%를 내고 있다. 이자는 출자금을 못 내거나 적게 낸 식구들이 부담하고 있다. 영리를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물론 배당금도 없다.
10월 중순경에는 인천 검암의 우동사에서 400m 떨어진 곳에 '커뮤니티 펍'이 문을 연다. '0.4km'라는 이름의 가게다. 식구 4명이 운영해 수제 맥주를 싼 가격에 내놓을 예정이다. 식구들이 쓰거나 모임 공간으로 대여도 한다. 또 오는 12월에는 인근에 게스트하우스도 문을 열 예정이다.

단디는 "행복과 출퇴근 거리는 반비례할 텐데 대부분 사람들은 먼 곳으로 출근한다"며 "걸어서 5분, 400미터 거리의 펍에 출근해 나도 행복해지고 마을 주민도 행복해지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401호에서 시작해 3년을 지나 점점 확장해나가는 우동사. 정훈은 이를 요구르트 배양 방법과 같다고 설명했다. 계속 배양해서 한없이 늘어나는 요구르트처럼 우동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공동체를 꿈꾸는 듯했다.

"요구르트 분양 방식과 같다고 생각해요. 요구르트를 다른 컵에 한 숟갈 떠서 우유를 부으면 또 다른 요구르트가 만들어져요.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늘려가고 있어요."


태그:#1인 가구, #우리동네사람들, #인천 검암, #귀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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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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