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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명박 정권이 많은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에 22조의 혈세를 퍼부으면서 자연을 망치고, 일부 대기업 건설사들만 배불리는 걸 보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대선 공약으로 '증세 없는 복지'라는 신기루 같은 말을 할 만큼 사회 복지 제도에 대한 필요성은 절감하면서도 정작 증세에는 저항하는 우리나라 국민. 이전까지 나는 한국 국민은 본인과 가족이 혜택을 입을 복지 제도를 앞에 두고도 "아까운 내 돈, 내 돈"하는 근시안을 고집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거 정권 때부터 도로, 공항 등 각종 민자 사업, 4대강사업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세금을 마구 낭비하고 착복하는 대형 국책사업을 허망하게 지켜본 국민들은 국가의 세금운영에 대해 깊은 불신을 하게 됐다. 급기야 행복한 삶의 기본 요건인 사회 복지를 위한 증세마저도 거부하게 됐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책 표지.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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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는 부자도 소득의 반을 세금으로 내는 나라, 행복 지수 세계 1위 (한국은 41위) 덴마크 국민들의 사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덴마크의 일터, 사회, 학교 등 다방면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저자가 1년 6개월 동안 세 차례에 걸쳐 300여 명을 심층 취재해 얻은 '행복 사회'의 열쇠가 들어있다.

교육비와 병원비가 평생 무료에다 대학생에게 지원하는 120만 원의 생활비, 2년 간 지급하는 실업 보조금... 증세 없는 복지라는 모래 위의 성 같은 나라에 살다 보니 부럽고도 믿기지 않는 사실들이 많다. 더불어 주변 강대국들에게 국토를 빼앗기는 아픔을 겪은 덴마크가 행복지수 1위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사회'를 만든 비결은 무엇일까? 고소득층이 월급의 반을 세금으로 기꺼이 내는 연유는 무엇일까?' 궁금증이 꼬리를 물었다.

아메리칸 드림과 대니쉬(Danish) 드림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길은 '미국식 자본주의 따라 배우기'였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사람의 자유와 권리보다는 부와 성공을 행복의 척도라 여겼다. '더불어, 함께'보다 개인의 경쟁력과 효율을 강조했다. '삶의 질'보다 눈에 보이는 양적 성과를 중시했다.

그러나 미국 자본주의 모델은 미국에서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 다른 길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안적 길을 모색해야 한다. 삶의 질을 중시하면서도 자기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너와 우리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덴마크 모델은 대안의 하나로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 (본문 내용 중)   

이 책은 단순히 북유럽의 먼 나라 덴마크의 행복 비결을 나열하고 소개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공부 시간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어른들의 노동 시간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는 무척 열심히 살고 있지만 행복하지 않은 상황.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가슴에 꽂히는 저자의 화두가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자리했다.

지구 상의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살지만, 우리의 걱정과 불안은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커지고 있다.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고민하기보다 돈과 밥벌이만 허덕이는 사회. 자신의 적성이야 어떻든 너도나도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 열심히 일하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회는 무엇인가 잘못돼있다. 세상사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 아니다. 이는 분명히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행복 사회는 교실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내용에 큰 공감을 느꼈다. 행복을 경험한 학생들이 이끌어갈 사회의 미래는 행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8학년(중2)까지 시험으로 등수를 매기지 않는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경쟁보다 평등과 협력의 정신을 먼저 배운다. 입시에 쫓기는 학창시절 대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더불어 스스로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교육 제도가 지원해주고 있다.

나아가 모든 대학 등록금은 무료지만 기본 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에 굳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먹고 사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 점에서 저소득층을 양산하고 소득 양극화를 조장하는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제도도 (시간당 5580원, 주 40시간제 월급기준 : 1166220원) 현실적인 기본소득이 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이어지는 내용도 우리의 시각으로는 상상치 못할 덴마크만의 행복사회 비결도 소개된다. 유연 안정성(유연성+안정성)이란 키워드를 제시하며 경영자에게 해고의 자유를 준 노동자의 통 큰 양보 사례나, 2년간 기존 월급의 최대 90%를 지급하는 실업보조금 지급, 그 후에도 직업을 갖지 못하면 사회보장기금에서 실업보조금의 약70%에 해당하는 자금을 취업 시까지 지급하는 촘촘한 사회 안전망 등. 덴마크 국민들이 소득에 따라 월급의 35~50%를 세금으로 기꺼이 내는 데는 이런 사회적인 타협과 신뢰가 있어서 가능했기 때문일 것이다.

제도보다 중요한 삶의 태도와 가치관

독일 역시 복지 제도가 잘 돼 있는데도 왜 덴마크인들이 더 행복하다고 할까요? 그것은 제도 이전에 태도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모두 똑같다'라는 정신적인 태도, 가치관이 중요하죠. 덴마크에서는 남이 큰 집을 갖고 있어도, 친구가 좋은 대학을 다녀도 부러워하는 문화가 없습니다. 어찌 보면 덴마크 사회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을 먼저 제거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 내용 중)

복지는 곧 많은 세금을 동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행복 사회로의 걸음을 주저하는 한국 사회. 덴마크는 훌륭한 복지 제도가 있기 때문에 행복해졌을까? 저자는 그 비밀이 복지 제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덴마크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남과 비교하거나 부러워하지 않으며 이웃끼리 연대하는 문화를 널리 그리고 깊게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복의 중요한 단초를 깨닫게 주었던 경기 용인 양지면 제일초등학교 아이들.
 행복의 중요한 단초를 깨닫게 주었던 경기 용인 양지면 제일초등학교 아이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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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제일초등학교 아이들의 가을 운동회에서 등장한 장면이 어른들을 부끄럽게 했다. 이어달리기를 하던 아이들이 지체장애로 뒤처진 친구를 기다려 그의 손을 잡고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나 홀로 1등'보다 '다 함께 1등'을 택한 어린 학생들의 모습에서 제도 보다 중요한 삶의 태도와 가치관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됐다.

이 기특한 아이들의 행동은 놀랍게도 책에 소개된 덴마크 사회의 오랜 관습이라는 10가지 '얀테의 법칙 (Law of Jante)'들 몇 가지와 무척 유사했다.

-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말라.
-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잘났다고 착각하지말라.
- 다른 사람을 비웃지말라.
- 자신이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말라.

희망이나 행복은 마치 길과 같은 것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행복은 마치 길이 그렇듯 걷는 사람이 많아지면 생기는 것 아닐까. 걷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나게 되면 암담했던 행복과 희망도 보이는, 아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제일초등학교의 저 아이들처럼.

덧붙이는 글 |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펴냄 / 2014. 09. / 318쪽 / 1만6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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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이랍니다. 소박하게 먹고, 가진 것을 줄이기. 이방인으로서 겸손하기, 모든 것을 새롭게 보기를 실천하며 늘 여행자의 마음으로 일상을 살고자 합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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